수학교육은 이렇게…필즈상 수상자들 조언

입력 2014-08-13 16: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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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부분의 사람은 수학이라는 말만 들어도 "머리 아프다"며 손사래를 친다. 중·고등학교 때는 대학입시 때문에 마지못해 수학책을 끼고 머리를 싸매지만 대학 문턱을 넘는 순간 수학이라는 단어를 인생에서 지워버리는 경우가 다반사다. 수학이 왜 이런 대접을 받게 된걸까.

13일 개막한 서울세계수학자대회에서 '수학계의 노벨상'이라는 필즈상을 수상한 수학자들은 이에 대해 아이들의 호기심을 죽이는 문제풀이 중심의 수학교육을 가장 큰 문제로 꼽았다.

만줄 바르가바 미국 프린스턴대 석좌교수는 이날 서울 코엑스에서 열린 필즈상 수상자 공식 기자회견에서 "학교에서는 수학을 마치 로봇처럼 가르친다. '문제를 내놓고 풀어라'하는 식이다. 나도 학교에서 이렇게 수학을 배웠다"고 지적했다.

그는 "이렇다보니 수학의 예술적인 측면을 배울 기회가 없다. 수학은 예술인데 가르치는 방법은 전혀 예술적이지 않다"면서 "단계별로 문제를 해결하는 게 아니라 발견의 즐거움을 느낄 수 있게 가르쳐야 한다"고 강조했다.

바르가바 교수는 자신이 처음으로 수학에 흥미를 느끼게 된 계기도 소개했다.

어릴 때 슈퍼마켓에서 피라미드 형태로 쌓여 있는 오렌지를 보고 어떻게 저런 모양을 할 수 있는지 호기심이 일었다. 피라미드 형태를 만들려면 바닥에는 몇 개의 오렌지를 깔고 어떤 식으로 쌓아야 하는지 자문하고 이에 대한 해답을 찾아가면서 큰 재미를 느꼈다고 한다.

그는 "수학은 상호작용하는 학문이다. 질문을 하고 답을 찾는 재미가 있어야 한다"며 "학교에서 이런 방식으로 수학을 가르친다면 더 많은 사람이 수학에 관심을 둘 수 있을 것"이라고 확신했다.

아이들이 수학은 어렵다는 편견을 버리고 자신감을 갖도록 도와줘야 한다는 의견도 나왔다.

사상 첫 여성 필즈상 수상자인 마리암 미르자카니 미국 스탠퍼드대 교수는 "12살 때는 수학을 못한다는 생각 때문에 자신감을 잃고 수학과 거리를 뒀다"며 "10대에는 재능보다는 할 수 있다는 자신감을 불어넣는 게 아주 중요하다"고 말했다. 스스로 할 수 있다는 믿음을 가지지 못하면 아예 관심을 끊어버릴 우려가 있다는 얘기다.

마틴 헤어러 영국 워릭대 교수도 "어릴 때 수학 과외 선생님을 한 적이 있는데 아이들이 문제가 나오면 아예 시도도 안 하고 외면해 버리더라"며 "아이들이고 선생님이고 수학에 대한 막연한 두려움을 극복하는 게 무엇보다 중요하다"고 조언했다.

잉그리드 도비시 국제수학연맹(IMU) 회장은 "수학을 하고자 하는 의지나 충동은 많은 아이에게 있다. 학교에서는 수학에 대한 관심을 유지하고 수학의 즐거움과 아름다움을 볼 수 있도록 도와줘야 한다"며 "높은 수준의 수학을 하려면 재능이 있어야겠지만 일반적인 수학은 누구나 즐길 수 있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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