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행성 전신경화증은 피부와 장기가 딱딱해지는 경화증의 일종으로 증상이 부분에서 전신으로 퍼지는 것을 병을 말한다. 희귀 질환에 속하지만, 최근 환자 수가 증가하고 있다.
19일 건강보험심사평가원에 따르면 진행성 전신경화증은 2018년 890명에서 2023년 3970명으로 5년 새 4배 이상 증가했다.
진행성 전신경화증은 피부의 위축성 경화, 레이노병의 증상이 특징인 진행성 전신 결합 직병 중 하나다. 레이노병은 특별한 이유 없이 팔다리의 동맥이 간헐적인 경련을 보이며, 손끝이 창백해지고 차가워지면서 통증을 느끼는 질환이다. 정확한 원인은 밝혀지지 않았지만 몸에서 과다하게 생성된 콜라겐이 축적돼 생기는 자가면역 질환으로 알려져 있다.
주로 손가락 등 피부에 부종이 생기고 주름이 사라지며 피부나 점막에 염증이 생겼을 때 모세 혈관이 확장돼 이상 부위가 빨갛게 부어오르는 발적이나 통증 등 염증 증상이 나타난다. 발생 부위에 따라 증상은 더 다양하다. 손끝 궤양부터 △손톱 주변 모세혈관 이상 △삼킴 곤란 △속 쓰림 △부정맥 △신장 기능 저하 △폐 섬유화 △산소 교환능 저하 △손발 저림 △관절통 및 근육 염증 등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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드물지만 성장기 아이들에게도 나타난다. 대부분 10세 전후에 발병하며 단일 증상만으로는 감별이 어렵고 성장기 아이들의 정상 발달 과정과 혼동되기 쉽다. 아이가 성장하는 과정에서 피부가 점차 딱딱해지고, 손끝이 하얗거나 파랗게 변하며, 이유 없는 호흡곤란이나 소화불량이 반복된다면 의심해 볼 필요가 있다. 특히 청소년 시기에는 진행이 빠르고 장기 손상을 유발할 수 있어 조기 진단과 적극적인 치료가 중요하다.
김영대 인제대학교 일산백병원 소아청소년과 교수(대한소아임상면역학회 회장)는 “추위나 스트레스에 노출됐을 때 손가락 끝이 창백해졌다가 파랗게 변하는 레이노현상을 보이는 경우가 많다”며 “이외에도 아이가 손가락을 잘 펴지 못하거나, 평소와 달리 숨이 차거나 위장 문제를 자주 호소하면 소아 류마티스 전문의에게 진료를 받아야 한다”라고 조언했다.
치료는 면역억제제와 다양한 생물학적 제제가 활용된다. 물리치료와 호흡기·심장 기능을 보조하는 약물치료도 병행해야 한다.
김 교수는 “증상이 모호해 진단이 늦어질 수 있는 병이다. 면역억제제나 생물학적 제제를 포함한 조기 치료와 장기별 보조 치료가 병행된다면 장기 손상을 막고 삶의 질을 유지할 수 있다”라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