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뇌졸중은 주로 고령층에서 발생하는 질환이지만, 외상성 뇌손상이 그 위험을 높인다는 연구 결과가 나오면서 스포츠 등 야외활동이 많은 젊은 층도 주의가 필요하다. 실제 최근 청장년층에서도 뇌졸중 발생률이 증가하고 있다.
11일 건강보험심사평가원에 따르면 코로나19 팬데믹 당시 45만2208명(2022년)까지 감소했던 50대 미만 뇌졸중 환자는 코로나19 종식이 선언된 2023년 47만4928명으로 증가했다.
뇌졸중은 뇌혈관이 막혀서 발생하는 뇌경색 또는 허혈성 뇌혈관질환과, 뇌혈관이 터져서 발생하는 뇌출혈 또는 출혈성 뇌혈관질환으로 나뉜다. 뇌졸중은 발병 후 골든타임이 중요하다. 시간이 지체될수록 사망에 이르거나 치료하더라도 반신마비, 언어장애 등의 심각한 후유증이 생긴다.
젊은층의 뇌졸중 비중은 적지만, 50세 미만 외상성 뇌손상 경험자가 같은 나이의 일반인보다 뇌졸중 발생 위험이 2배 높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특히 외상성 뇌손상 후 1년이 지나도 뇌졸중 위험이 크게 유지된 것으로 나타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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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대병원 재활의학과 이자호 교수·최윤정 연구교수팀은 전국 50세 미만 외상성 뇌손상 환자와 일반인 대조군 총 104만 명의 뇌졸중 발생 위험을 비교한 연구에서 이 같은 결과가 나왔다고 발표했다.
외상성 뇌손상은 교통사고와 낙상 등 외부 충격으로 인해 뇌에 발생하는 손상이다. 경미한 뇌진탕부터 심한 경우 뇌부종, 지속적 혼수, 뇌출혈, 두개골 골절 등을 포함한다.
분석 결과 인구 1000명을 1년간 관찰했을 때 전체 뇌졸중 발생률은 환자군과 대조군이 각각 3.82%, 1.61%였다. 외상성 뇌손상 발생 후 1년이 지난 환자만 분석한 결과에서는 전체 뇌졸중 위험이 대조군 대비 1.09배 높았고, 뇌출혈 위험이 1.2배 높았다.
또 외상성 뇌손상 유형에 따라 뇌진탕, 뇌진탕 외 손상, 두개골 골절로 구분한 결과에서는 뇌진탕 외 손상군, 두개골 골절군은 대조군 대비 뇌출혈 위험이 각각 약 9배, 5배 증가했다. 경미한 뇌진탕군도 뇌출혈 위험이 약 2배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에 따라 스포츠 등 야외활동이 많은 청장년층은 외상성 뇌손상을 조심하고, 이를 경험한 경우 뇌졸중 예방에 관심을 가져야 한다.
이 교수는 “50세 미만 청장년층이라도 외상성 뇌손상을 경험했다면 정기 검진을 통해 혈당·콜레스테롤 등을 조절하고, 건강한 생활습관으로 뇌졸중 위험 요인을 관리해야 한다”며 “뇌졸중 예방에 대한 인식 제고도 필요하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