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고 2학년 봄 나는 고향에서 부산의 학교로 전학을 했다. 부산고등학교 바로 앞 초량동이라는 곳에서 하숙을 하고 있었다. 어느 일요일 아침 하숙집으로 아버지가 전화를 하셨다. 친구는 있느냐? 하숙집 밥은 괜찮으냐? 다닐 만하냐? 등의 질문을 하셨는데, 마지막엔 내가 아버지께 질문을 했다. “아버지, 제가 어떤 사람으로 살아가면 좋겠습니까?” 아버지는 조금의...
어머니는 무식했다. 이름도 쓰지 못했다. 그러나 하나밖에 없는 아랫동서는 대구 경북여고를 나온 재원이었다. 동서의 거울 옆에는 세일러복을 입은 여고생의 사진이 붙어 있다. 어머니는 그 사진 보는 일을 괴로워했다. 그러나 딸들에게 작은집 심부름을 시킬 때 꼭 그 사진을 보고 오라고 하셨다. 갈망을 가지라는 것.
어머니의 성공은 곧 숙모님이다. 더도 덜도 아닌...
살다 보면 내가 애써 마음을 준 사람에게 푸대접을 받는 경우가 있고 내가 홀대를 하며 무관심했던 곳에서 뜻밖의 사랑을 받을 때가 있다.
며칠 전 나는 전혀 마음 두지 못하는 곳에서 큰 선물을 받았다. 힘에 부쳤을까, 지독한 몸살로 그야말로 고꾸라져 앓아 누워 있다가 겨우 일에 등 떠밀려 일어난 아침에 나는 방향을 알 수 없는 진한 향기에 내 이름을 부르는 아찔한...
두 번의 재수(再修)에도 실패한 아들 때문에 거의 울고 다니던 후배 하나가 밝은 목소리로 아침 안부를 묻는다. 이젠 감정 정리가 잘되는 모양이라고 생각했다. 아니 오히려 날 걱정하면서 아들은 이제 다시 도전 중이라고 단호한 결의를 전하기도 했다. 더더욱 “언니, 제 아들은 더 좋은 목표에 도달하기 위한 시련을 겪고 있을 뿐이에요”라고도 야무지게 말하고 있었다....
여중학교 시절 국어 선생님은 우리에게 독서를 강조하셨다. 독서야말로 미래를 위한 아주 강력한 투자라고 거의 외치는 수준으로 열을 올리곤 했던 것이다. 그러나 우리 누구도 그 말씀을 영양제라고 생각하는 학생이 없었다. 우리들이 별로 반응이 없자 선생님은 책읽기 숙제를 내기 시작했다. ‘무정’ ‘감자’ ‘메밀꽃 필 무렵’ ‘백치 아다다’ 등이 생각난다....
며칠 전 일본의 나오시마(直島) 섬에 갔다. 오직 하나, 안도 다다오(安藤忠雄)의 지하미술관을 꼭 보고 싶었던 것이다. 새벽 3시에 일어나 새벽 4시 20분 출발하는 공항버스를 타는 요란을 떨면서도 그 미술관을 본다는 기대감으로 견디며 갔다.
바다에 인접한 세토우치(???)의 자연을 교묘하게 이용하여 만든, 최고 걸작으로 불리는 지추미술관(地中美術館)을 늘 마음에 두고...
설도 지나고 한바탕 추위도 지나면서 입춘도 지나갔다. 그래도 2월은 춥다. 아직도 얼음이 두껍게 똬리를 튼 채 버티고 있고 바람은 볼을 벨 것처럼 사나우며 멀리 깊은 산속에는 밤새 함박눈이 내리고 온통 산과 나무를 하얗게 만들었다.
화면에 떠오르는 풍경만 보면 겨울은 아직 턱 버티고 선 소나무 같은 것이다. 그런데 슬슬 봄 이야기가 나온다. 불호령 같은 신의...
‘설’이라는 말은 참 부드럽다. 입안에 넣으면 금방 녹아 사라질 것 같지 않은가. 근심까지도 눈 녹듯 사라지면서 ‘설’은 그리움으로부터 왔었다. 그리움으로 와서 ‘좋다’에서 ‘흥분’으로 왔던 설의 추억은 지금도 생각하면 가슴이 뛴다.
옷과 음식이 부족했던 초등학교 시절 설은 산타할아버지 같은 것이었다. 설빔이 있고 음식이 있고 사람들이 모여 웅성거리는...
도무지 열 평 한옥이 어떻게 생겼는지 구경을 한다고 후배 하나가 집에 왔다. 이사 온 집이라고 휴지 한 뭉치를 사가지고 왔다. 운이 줄줄 풀리라고 말하면서, 그리고 핸드백에서 예쁜 초 두 개를 꺼내 책상 위에 놓으며 말했다. “무드 있는 시간도 보내구요. 이 초에 불을 켤 때에는 제발 행복하세요”라고 했다.
나는 그동안 줄줄 풀리지도 행복하지도 않았을까. “제발”...
‘일생 단 한 번/ 내게 주신 편지 한 장/ 삐뚤빼뚤한 글씨로/ 삐뚤빼뚤 살지 말라고/ 삐뚤빼뚤한 못으로/ 내 가슴을 박으셨다/ 이미 삐뚤빼뚤한 길로/ 들어선/ 이 딸의/ 삐뚤빼뚤한 인생을/ 어머니/ 제 죽음으로나 지울 수 있을까요.’ 신달자의 시 다. 신달자 시인의 어머니 故 김복련씨가 남긴 삐뚤빼뚤한 글씨 세 문장에는 그녀가 인생에서 이루지 못한 소망이 담겨 있다....
어머니에게 돈을 드리고 싶다. 5월이 되면 더 어김없이 찾아오는 생각이다. 나는 어머니가 만져 보지도 못한 오만 원을 들고 어머니에게 드리고 싶어 한다. 왜 그렇게 그것은 어려운 것이었을까.
어머니는 몸이 무거워 늘 택시를 타야 했다. 어머니의 용돈은 택시값과 목욕탕에서 때를 미는 것에 거의 들어갔다. 몸이 무거워 남의 힘을 빌려야 했던 것이다. 지금처럼 내가...
신달자 작가와의 대화의 자리도 마련된다.
특별게스트로 가수 인순이와 방송인 정재환, 아역배우 김소현이 나와 시낭송과 축하공연, 사인회 등을 가진다.
세계 책의 날은 에스파냐의 한 지방에서 책을 읽는 사람에게 꽃을 선물하던 세인트 조지의 축일인 날이다. 셰익스피어와 세르반테스가 동시에 사망한 날이기도 하다. 이날을 기념하여 매년 4월 23일을 세계 책의...
소설가 김원일, 시인 신달자, 한국화가 서세옥, 서양화가 김창열, 대한민국예술원 음악분과 회원 이영자, 연극배우 손숙 씨 등이 은관문화훈장을 받는다.
문화체육관광부는 은관문화훈장을 받는 6명을 포함해 문화훈장 대상자 20명을 15일 발표했다. 보관문화훈장 수훈자는 광주시립미술관 명예관장, 김치수 이화여대 학술원 석좌교수, 김복희 한양대 예술학부장 등...
1교시에는 ‘나는 마흔에 생의 걸음마를 배웠다’의 저자인 여류시인 신달자 씨의 ‘은퇴와 삶’에 대한 강의가 펼쳐진다. 이어 2교시와 3교시에는 삼성증권 강사들의 은퇴자산관리와 부동산 전망에 대한 강의가 열릴 예정이다. 이 과정은 은퇴를 앞둔 부부들에게 좋은 반응을 얻고 있는 ‘부부은퇴학교’를 반나절로 압축한 과정이다.
사전예약 고객은...
이번 콘서트는 MC 우지은의 사회로 신달자, 한수산, 박상우 작가의 특별한 낭독회와 영화 ‘클래식’의 OST인 ‘너에게 난 나에게 넌’으로 유명한 ‘나무자전거’, 가수 서영은의 무대가 진행돼 문학과 음악을 한자리에 만날 수 있는 특별한 자리가 될 예정이다.
뿐만 아니라 그 동안 동서커피문학상을 빛낸 수상자들까지 한자리에 모여 20주년을 기념해 진행한...
박완서, 이해인, 윤구병, 정호승, 이현주, 장영희, 김용택, 최일도, 엄홍길, 신달자, 김도향, 성전 스님 등의 저자들은 각자의 분야와 종교를 뛰어 넘어 삶에 대한 깊은 메시지를 전달한다. 희망, 기쁨, 자연, 죽음, 행복, 생명에 대한 메시지들은 저자들의 소소한 일상 이야기와 어우러져 인생살이의 지혜를 준다.
이 책은 우리에게 걸음을 멈추고, 주변을 돌아보라고 말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