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도 불안하다”, 글로벌 저성장 공포 확산...옐런, 긴축 고삐 늦추나

입력 2014-10-16 05:52 수정 2014-10-16 10: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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美 지표 일제히 부진...연준, 2015년 말 금리인상 가능성 커져

▲미국 주식시장이 15일(현지시간) 급락하면서 뉴욕증권거래소에서 트레이더들이 심각한 표정으로 모니터를 보고 있다. 블룸버그

글로벌 시장이 요동치고 있다. 유럽과 아시아의 성장 둔화 우려 속에 미국의 주요 지표가 기대에 미치지 못하면서 전 세계적으로 저성장 먹구름이 짙어질 것이라는 불안이 퍼진 영향이다.

뉴욕증시는 15일(현지시간) 약세로 마감했다. 유럽의 경기침체 위기와 아시아의 성장 둔화 여파가 미국 경제에도 영향을 미칠 것이라는 우려 속에 주요 지수가 3년 만에 최대폭으로 하락하는 등 시장은 출렁였다.

다우지수는 이날 173.45포인트(1.06%) 하락한 1만6141.74로 마감했다. S&P500지수는 15.21포인트(0.81%) 내린 1862.49를, 나스닥은 11.85포인트(0.28%) 빠진 4215.32를 기록했다.

소매판매를 비롯해 주요 지표가 부진한 것으로 나타나면서 다우지수가 장 중 460포인트 급락하는 등 투자자들은 팔자주문을 던지기에 바빴다. S&P500지수 역시 장 중 3% 가까이 하락하면서 2011년 이후 최대 낙폭을 기록하기도 했다.

진 페로니 어드바이저스애셋매니지먼트 포트폴리오 매니저는 블룸버그통신과의 인터뷰에서 “시장은 공포에서 완전한 패닉으로 이동하는 모습을 보였다”면서 “조정을 향하고 있지만 이는 바닥을 찾기 위해 필요한 과정”이라고 말했다.

CNBC와 마켓워치 등 주요 외신은 이날 시장의 움직임을 ‘퍼펙트 스톰(perfect storm)’과 ‘항복(capitulation)’이라고 비유했다.

시장의 변동성도 확대했다. 공포지수로 불리는 변동성지수(VIX)는 장 중 35% 급등하면서 지난 2011년 11월 이후 최고치인 30을 기록한 뒤 17%대로 상승폭을 낮추면서 26.64에 마감했다. 이날 종가는 2012년 이후 가장 높은 것이다. 거래량 또한 30일 평균의 2배로 치솟았다.

유럽증시는 폭락했다. 영국 런던증시 FTSE100지수는 2.83% 내린 6211.64를 기록했다. 독일 증시와 프랑스 증시 역시 각각 2.87%와 3.63%의 낙폭을 기록하며 연중 최저치로 떨어졌다.

그리스 ASE지수는 6.25% 하락하면서 2년 만에 최대 낙폭을 나타냈다. 이탈리아 MIB지수는 4.44% 하락했다.

범유럽 스톡스600지수는 3.2% 급락하면서 7거래일 연속 하락했다. 이는 지난 2011년 이후 최장기 약세다. 마켓워치에 따르면 스톡스600지수는 지난 6월 연 고점에서 11% 이상 빠지며, 기술적인 조정에 들어갔다.

상품시장도 출렁였다. 뉴욕상업거래소(NYMEX)에서 11월 인도분 서부텍사스산 원유(WTI)는 1.0달러(1.2%) 하락한 81.96달러를 기록했다.

투자심리 불안으로 대표적인 안전자산인 금값과 미국 국채 가격은 올랐다. 12월물 금 가격은 10.50달러(0.90%) 오른 온스당 1244.80달러에 마감했다.

채권시장에서 미국채 10년물 금리는 4bp(1bp=0.01%P) 하락한 2.16%를 기록했다. 미국채 10년물 금리는 장 중 16개월 만에 처음으로 2%대 밑으로 하락하기도 했다.

달러화 가치는 급락했다. 달러·엔 환율은 1.02% 빠진 106.03엔에 거래됐다.

이날 주요 지표는 글로벌 경제의 성장 동력이라는 미국마저 저성장에 빠질 수 있다는 우려를 키웠다. 미 상무부가 발표한 지난 9월 소매판매는 0.3% 감소했고, 노동부가 발표한 생산자물가(PPI)는 0.1% 하락하며 1년 만에 내림세를 나타냈다.

뉴욕 연방준비은행의 10월 엠파이어스테이트 제조업지수는 6.2를 기록했고, 8월 기업재고는 0.2% 증가하는데 그쳤다. 이는 모두 월가 전망에 미치지 못하는 것이다.

지표 발표 이후 투자기관들의 미국 경제 성장률 전망 하향이 잇따랐다. 바클레이스와 크레디트스위스는 미국의 3분기 국내총생산(GDP) 성장률 전망치를 기존 3.3%에서 3.0%로 낮췄다.

브루스 비틀스 RW베어드앤드컴퍼니 수석 투자전략가는 “유럽과 아시아의 불안이 미국으로 퍼지고 있다”면서 “국채 금리가 급락한 것은 미국 경제가 기대만큼 강하지 못하다는 것을 보여준다”라고 말했다.

일각에서는 경제 둔화 우려 속에 증시와 채권시장이 요동치면서 연방준비제도(Fed, 연준)가 금리인상 시기를 늦출 것이라는 분석도 나왔다. 블룸버그는 연준이 금리인상에 대해 신중하게 판단할 것이라는 전망이 이날 주요 지수의 낙폭을 줄이는 배경이 됐다고 풀이했다.

리처드 켈리 토론토-도미니언뱅크 선임 투자전략가는 “원유 등 상품 가격 하락과 함께 전 세계적으로 인플레이션 전망이 낮아지고 있다”면서 “연준이 시장의 예상보다 금리를 늦게 올릴 것이라는 전망이 단기적으로 채권시장에 영향을 미칠 것”이라고 내다봤다.

선물시장에서 투자자들은 연준이 오는 2015년 9월 금리를 인상할 가능성을 30%로 내다봤다. 이는 전일의 46%는 물론 2개월 전의 67%에서 크게 하락한 것이다. 2015년 12월 금리인상 가능성은 54%로 높아졌다.

한편, 연준은 이날 경기평가 보고서인 베이지북을 통해 경제가 지속적으로 성장하고 있다면서 달러 강세가 큰 영향을 미치지 않고 있다고 평가했다.

베이지북은 고용시장 역시 개선되고 있다면서 최근 금융시장의 요동에도 불구하고 미국 경제가 ‘보통에서 완만하게(modest to moderate)’ 성장하고 있다고 진단했다.

소비지출 역시 완만한 성장을 보였으며, 지역별로는 뉴욕의 소매업과 부동산시장이 특히 호조를 보였다. 연준은 물가와 관련, 압력이 크지 않다는 평가를 고수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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