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근혜 대통령이 오는 24일 취임 후 처음으로 유엔총회에 참석해 기조연설을 한다.
박 대통령은 오는 22∼24일 뉴욕 유엔본부에서 열리는 유엔 기후정상회의 및 제 69차 유엔총회, 유엔 사무총장 주최 ‘글로벌 교육우선구상’ 고위급회의, 유엔 안전보장이사회 정상급회의 등에 잇따라 참석한다고 청와대가 11일 발표했다.
청와대에 따르면 박 대통령은 기조연설을 통해 국제평화와 안보, 인권증진, 경제사회개발 등 유엔의 3대 임무분야에 대한 한국 정부의 기여의지를 밝히고, 한반도 신뢰프로세스를 통한 한반도 평화통일, 역내 국가간 신뢰증진을 통한 동북아 평화협력구상 구현 등에 대한 국제사회의 이해와 지지를 요청한다.
박 대통령의 이번 유엔총회 참석은 지난해 2월 취임 후 처음으로 글로벌외교의 심장인 유엔 무대의 데뷔라는 점에서 의미 있다는 평가다.
특히 올해 들어 통일준비위원회를 발족하면서 ‘통일대박론’ 추진의 강한 의지를 천명한 박 대통령이 유엔 무대에서 자신의 신뢰프로세스 및 동북아평화협력구상으로 대표되는 통일구상을 소개하고 강력한 지지를 호소할 것으로 알려져 주목된다.
아울러 박 대통령은 미국과 중국, 러시아 등 주요국 정상급들과 막전막후의 양자접촉을 통해 북핵 이슈를 포함한 한반도 정세 등을 두루 논의하는 방안을 추진하는 것으로 전해졌다.
이번 유엔총회는 북한의 외교수장인 리수용 외무상이 참석하기로 하는 등 한반도 정세를 둘러싼 숨가쁜 외교전이 펼쳐지는 가운데 열린다.
이 때문에 유엔총회에 참석할 것으로 알려진 아베 신조(安倍晋三) 일본 총리와의 접촉 여부도 관전포인트의 하나로 꼽힌다. 박 대통령과 아베 총리가 함께 참석하는 회의 일정은 23일 기후정상회의로, 이 자리에서 두 정상이 마주칠 가능성이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다만 일본이 우경화 행보나 과거사 문제에 대해 진전된 입장을 전혀 내놓지 않은 만큼 유엔 총회에서 박 대통령과 아베 총리의 대화 일정도 현재로선 공식적으로 잡힌 것이 없는 것으로 전해졌다.
이와 함께 박 대통령은 24일 유엔 사무총장 주최 ‘글로벌 교육우선구상’ 고위급회의에 참석해 지원국 그룹을 대표해 연설한다.
이 자리에서 박 대통령은 우리나라의 교육 전략과 국제적 기여활동을 설명하고 2015년 세계교육포럼 개최국으로서 세계 교육의제의 산파역할을 하겠다는 의지를 천명할 방침이다.
이어 박 대통령은 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이 주재하는 ‘외국인 테러 전투원’ 문제와 관련한 안전보장이사회 정상급 회의에 안보리 비상임 이사국 자격으로 참석한다.
한국 정상의 안보리 회의 참석은 이번이 처음으로, 박 대통령은 이 자리에서 최근 중동지역에서 부각되는 외국인 테러전투원 문제에 관한 국제협력의 필요성과 한국의 기여방안에 대해 언급할 예정이다.
앞서 23일에는 2020년 이후의 신기후체제 협상에 대한 정치적 의지 결집을 목적으로 열리는 ‘유엔 기후정상회의’에 참석해 기후변화 대응을 창조경제의 핵심과제로 삼아 경제의 신성장동력을 창출하려는 우리 정부의 노력을 설명하는 연설을 한다.
박 대통령은 유엔 방문 기간 연설 또는 발표의 형식으로 모두 4차례 발언할 기회를 가진다. 유엔총회 기조연설은 국제외교 관례에 따라 한국어로 진행하되, 기후정상회의, 글로벌 교육우선구상 고위급회의, 안보리 회의 가운데 일부 일정은 영어를 사용하는 방안이 검토되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앞서 박 대통령은 20∼22일 캐나다 스티븐 하퍼 총리의 초청으로 캐나다를 국빈방문한다. 한국 대통령의 캐나다 방문은 15년 만으로, 이번 방문에서 박 대통령은 데이비드 존스턴 총독과 환담하고 국빈만찬을 하는 한편 하퍼 총리와 정상회담을 해 한-캐나다 자유무역협정(FTA) 체결을 위한 모멘텀을 살리는 방안을 협의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