日 벤처캐피털, 한국 스타트업 ‘군침’ … 높은 기술력에 글로벌 경쟁력 장점

입력 2014-08-05 09:41 수정 2014-08-05 10: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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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로벌브레인·사이버에이전트 등 투자 갈수록 늘려

일본 벤처캐피털(VC)이 우리나라 스타트업에 군침을 흘리고 있다. 수준높은 기술력과 글로벌 경쟁력을 두루 갖췄기 때문이다.

5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지난해 기준 국내 스타트업에 대한 일본 VC의 투자는 80억원대를 기록했고, 올해는 150억원을 무난하게 돌파할 전망이다. 하지만 일본 VC의 국내 투자에 대한 공식적인 집계가 없다는 점을 고려하면, 실제는 이보다 더 많을 것으로 업계에선 추정하고 있다. 더욱이 일본 VC들이 수년내에 국내에 투자할 것이라는 계획을 잇따라 밝히고 있어 내년부터는 국내 스타트업에 대한 투자는 매해 2배가량 폭발적으로 늘어날 것으로 보인다.

◇한국 스타트업 ‘살아있네’ = 한국 스타트업에 투자한 일본VC 가운데 가장 대표적인 곳은 ‘글로벌브레인’과 ‘사이버에이전트’다. 사실 자국 기술력에 대해 자긍심이 강한 일본 VC들이 처음부터 한국 스타트업에 관심을 가지지는 않았다. 우연한 기회로 알게 됐는데, 알보고니 ‘알짜배기’였던 것이다.

이 가운데 글로벌브레인의 야스히코 유리모토 대표가 국내 신생벤처 파이브락스(이창수 대표)에 투자한 일화가 유명하다. 이 대표와 유리모토 대표는 지난해 4월에 열린 스타트업 콘퍼런스인 ‘비론치 2013’에서 연사로 처음 만났는데, 만난 지 두달 만에 글로벌브레인이 파이브락스에 무려 25억5000만원을 투자키로 결정했다.

이 대표는 “유리모토 대표가 국내 스타트업에 투자한 건 파이브락스가 처음이었는데, 이후 국내 스타트업에 굉장히 흥미를 가졌다”고 말했다.

실제로 글로벌브레인은 커플앱으로 유명한 ‘비트윈’을 만든 VCNC와 게임 일러스트 제작 운영회사인 엠바이트에 연이어 투자했다.

사이버에이전트는 2012년부터 아예 한국에 지사를 두고 국내 스타트업에 활발히 투자하고 있다. 국내에서 내로라하는 벤처인 카카오부터 김기사, ‘배달의 민족’으로 유명한 우아한형제, 모바일 광고업체 모코플렉스까지 도합 40억원이나 투자했다. 유정호 사이버에이전트 수석 심사역은 “한국 스타트업의 기술력은 놀라운 수준이었고, 글로벌 경쟁력까지 탄탄히 갖췄다”며 “투자를 결정하기까지 고심한 적도 거의 없었다”고 강조했다. 사이버 에이전트는 앞으로 2년 안에 300억~500억원을 우리나라 스타트업에 투자한다는 계획을 세우고 있다.

◇전문 VC 아닌, 일반 기업도 눈독 = 전문 투자자가 아닌 일본의 일반 대기업이나 중소기업도 국내 스타트업에 직접 투자하는 사례가 나와 눈길을 끌고 있다.

모바일 오타를 자동으로 수정해주는 솔루션 ‘큐키’가 대표적이다. 광케이블 관련 디바이스를 개발하는 일본의 1세대 IT 중견기업인 ‘산텍’이 지난해 큐키에 전략적 투자를 결정한 것이다. 산텍의 투자로 큐키는 기술 개발을 위한 기반을 마련하고, 산텍과 총판 계약을 통해 일본에 진출할 수 있게 됐다.

김민철 큐키 대표는 “지난해 MWC에서 산텍 관계자를 우연히 만났는데, 이후 산텍이 직접 큐키에 투자하고 싶다는 의향을 밝혀왔다”고 설명했다.

이스트몹은 일본 기업이 처음부터 직접 찾아나서서 투자한 매우 특이한 케이스다. 일본의 아마존이라 불리는 일본 최대 이커머스 업체인 라쿠텐이 출자한 ‘라쿠텐 벤처스(Rakuten Ventures)’가 전 세계 센드애니웨어(PC와 모바일간 전송) 가운데 이스트몹의 서비스를 지목하고 10억원을 투자한 것이다. 이스트몹은 클라우드를 통하지 않고 기기에서 직접 파일을 공유할 수 있는 센드애니웨어다. 강수혁 이스트몹 CSO는 “라쿠텐이 찾던 서비스와 가장 부합하는 서비스가 이스트몹이라 판단돼 투자를 결정했다고 회사 관계자가 말하더라”고 전했다. 라쿠텐 역시 국내 스타트업에 대한 투자를 늘리기 위해 호시탐탐 기회를 노리고 있다.

◇일본은 왜 한국 스타트업에 투자하나 = ‘IT천국’ 일본이 한국 스타트업을 주목하는 가장 큰 이유는 국내 벤처 팀이 가지고 있는 뛰어난 글로벌 마인드다. 이 같은 장점은 오히려 우리나라 시장의 약점에서 비롯한다. 내수 시장이 워낙 작다보니, 자연스레 해외 시장을 목표로 서비스를 개발하기 시작한 게 장점으로 작용한 것이다.

일본VC인 사이버에이전트의 유정호 수석 심사역은 “우리나라 스타트업은 외국인들에게도 편리한 UI·UX를 잘 구현하고, 영어도 상당히 잘 하는 편”이라며 “서비스의 편의성과 제품설명이 생명인 해외시장 개척에서 한국 스타트업이 상당히 유리하다”고 설명했다.

또 세계 최고 수준의 IT·스마트폰 인프라가 구축 돼 있어 테스트베드로서도 뛰어나 스타트업이 성장할 수 있는 좋은 환경이라는 것이다. 여기에 정부의 강력한 스타트업 육성 정책과 전통적인 국내 VC가 함께 활성화하며 벤처가 클 수 있는 토양을 더욱 비옥하게 만들고 있다는 평가다.

아울러 수준높은 기술력을 갖춘데다 미국이나 일본보다 인건비가 상대적으로 저렴하다는 점에서 일본 뿐만 아니라 전 세계 투자자들에게 매력적인 시장이 되고 있다고 업계 전문가들은 입을 모으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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