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학수 삼성 부회장, 1천억 주식대박 눈앞에

입력 2006-08-11 10:49 수정 2006-08-13 13:4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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샐러리맨도 재벌 부럽지 않다.

이학수 삼성 전략기획실(옛 구조조정본부) 실장을 두고 하는 소리다. 이미 100억원대가 넘는 삼성전자 주식을 보유한 이 실장이 조만간 또 한번의 주식대박을 터뜨릴 것으로 예상된다.

이 실장이 지분을 보유한 크레듀가 첫 코스닥 상장을 앞둔 데다 무엇보다도 내년 삼성생명의 상장이 현실로 점차 다가오고 있기 때문이다.

지난달 13일 삼성그룹 계열사인 온라인교육업체인 크레듀가 증권선물거래소의 코스닥 상장심사를 통과했다. 크레듀는 과거 이건희 회장의 장남인 이재용 삼성전자 상무의 e비즈니스 차원에서 시작된 여러 사업들 가운데 하나였다. 이 가운데 e비즈니스의 지주회사격인 e삼성도 포함돼 있다.

하지만 의욕적으로 시작된 이 상무의 e비즈니스는 적자에 허덕이면서 고전을 면치 못했고 급기야 계열사들이 부실을 떠맡게 되면서 e삼성을 비롯한 여러 업체들이 사라졌고 '크레듀'만이 명맥을 유지할 뿐이다.

다행히 크레듀는 삼성그룹의 임직원들을 상대로 한 다양한 온라인 교육 사업등을 전량 수주하면서 구조조정을 피할 수 있었다. 오히려 삼성의 전폭적인 후원을 받은 덕에 사업을 확장할 수 있게 됐고 현재는 국내 900여개 기업에 매년 500여개 연수 과정을 공급, 운영하고 있다.

지난해는 65억원의 순이익을 달성하며 알짜배기 회사로 거듭나게 됐다.

이 회사가 출범당시에는 지주회사격인 e삼성이 보유한 지분 36.24%는 고통분담차원에서 제일기획이 떠안아 있고, 이학수 실장이 지분을 4만주 보유하고 있다.

증권업계에 따르면 크레듀의 예상 공모가는 주당 1만9000원에서 최대 2만1500원으로 예상하고 있다. 현재 장외시장에서 거래되는 시장가는 2만4000원대인 점을 무시하고 단순히 예상 공모가만으로 따져만 봐도 이 실장은 최대 8억6000만원의 차익을 몇년만에 앉은 자리에서 얻게 되는 것이다.

하지만 이 실장의 진짜 로또대박은 따로 있다.

지난 7월13일 생명보험회사 상장자문위원회(자문위)가 발표한 생명보험사 상장 방안을 정부가 받아들여 정부안을 내놓으면, 생명보험사는 내년 상반기부터 증권거래소에 상장할 길이 열린다.

삼성생명도 예외는 아니다. 삼성생명 상장에는 삼성그룹의 복잡한 순환출자 구조를 어떻게 해결할 지에 따라 매우 유동적일 수 있다. 하지만 삼성생명의 상장은 이미 물꼬는 터진 것으로 보는 게 생명업계의 일반적인 관점이다.

즉, 잃는 것보다 얻는 게 많을 것이라는 전망 때문이다.

삼성생명이 내년에 상장되면 이학수 실장은 600억원대 사상 초유의 '잭팟'을 터뜨리게 된다.

이 실장이 보유한 삼성생명의 지분은 9만3600주(0.47%)다. 삼성생명이 막상 상장되면 주가가 어느 수준에서 결정될지 증권업계에선 저마다 다른 전망을 내놓고 있기는 하지만 보편적으로 주당 70만원 선으로 잡으면 655억원의 지분가치가 산술적으로 나온다.

재계에서 이 실장을 ‘주식재벌’이라고 부르는 이유도 이런 이유에서다.

사실 ‘주식재벌’ 이학수 실장의 주식재산은 그가 소유한 삼성그룹 계열사의 비상장사가 전부 상장되기전까지는 정확히 계산할 수 없을 정도다. 삼성전자, 크레듀, 삼성생명외에도 251만7480주를 보유한 삼성SDS,, 61만7937주의 삼성네트웍스, 99만9990주의 서울통신기술이 상장되어야 정확한 재산을 뽑아낼 수 있다.

장외시장에서 거래되는 주가로 따져보면 이 실장이 소유한 삼성게열사의 지분가치는 이미 1000억원을 넘어선 지 오래다.

이 실장은 매년 1~2차례 소유 주식을 처분해 차익을 거두며 재산을 키워왔다. 실제로 지난 해 12월 28일과 29일 두 차례에 걸쳐 보유중이던 삼성전자의 주식 5500주(보통주)를 장내에서 매각했다.

이 실장은 28일 자신의 보유한 삼성전자 주식가운데 2800주를 주당 65만4000원에 매각했고, 다음날인 29일에도 2700주를 65만7852원에 팔았다.

결국 주식매각대금은 총 36억740만원의 거금을 연말에 거머쥐게 됐다. 이 부회장의 삼성전자 주식은 1만9384주에서 1만3884주로 줄어들었으나 아직도 시가총액 100억원대(11일자 기준)의 주식을 보유하고 있다.

이 실장이 이처럼 샐러리맨 치고는 어마어마한 주식을 보유할 수 있었던 데는 이건희 회장의 다음인 그룹 내 '2인자' 위치를 수십년간 지속할 수 있었기 때문이다.

이학수 실장은 삼성그룹의 컨트롤 타워라고 할 수 있는 전략기획실의 수장이다. 현재 삼성그룹 경영의 핵심이라 할 수 있는 전략기획실은 이학수 실장이 장악하고 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이건희-이재용 부자를 제외한 삼성그룹 내 책임·권한 측면에서 가장 높은 자리에 이 부회장이 있는 셈이다.

이 부회장이 1000억원대가 넘는 주식을 보유하게 된 것도 이런 맥락에서 보면 쉽게 이해가 된다.

이학수 부회장은 지난 71년 제일모직으로 입사한 뒤 만 34년간 삼성과 인연을 유지하고 있다. 82년 12월 회장 비서실 운영1팀장, 84년 제일제당, 95년 삼성화재에서 일한 것을 빼고는 줄곧 비서실에서만 20여년간 일했다.

부산상고, 고려대 상학과 출신인 그는 제일모직 대구공장 경리과를 시작으로 제일모직 본사 관리부장, 회장비서실 재무팀 이사·상무·전무를 거치며 그룹 재무통으로 입지를 굳혔다. 하지만 정작 이 본부장은 자신이 재무통으로 비춰지는 것을 불만스러워 한다.

이런 오랜 비서실 경력은 그에게 장점이자 약점으로 꼽힌다. 오랜 비서실 생활을 통해 전체 그룹을 보는 눈은 생겼지만, '전형적인 관리형’ 모델에서 크게 벗어나지 않는다는 평도 있다.

이 본부장의 첫 인상은 매우 차갑다는 게 처음 만난 사람들의 공통된 시각이다. 무테안경 너머로 번뜩이는 눈매가 여간 날카롭지 않다는 것. 좀처럼 실수를 용납하지 않는 성격이다 보니 여간해선 감정을 드러내지 않는다.

여기에 술도 전혀 하지 않고 골프도 즐겨하는 편이 아니다. 일 이외는 특별한 취미활동이 없는 것으로 알려졌다. 지금도 때때로 본관 뒤편에 순두부집을 전략기획실 소속 김인주 사장과 찾을 정도로 소탈하다.

그는 그룹 내에서 이건희 회장에게 직언할 수 있는 몇 안 되는 인물 중 한 사람으로 계열사 구조조정은 물론 사장단 인사를 직접 챙기는 것으로 알려졌다. 일부에선 이학수 실장의 장기집권에 따른 잡음도 흘러나오고 있다.

이학수 실장과 전략기획실(구조본)에서 함께 일한 인사들이 대부분 승진인사에 좋은 결과를 보이고 있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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