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극장의 어제와 오늘] 극장, 100여년 동안 어떻게 변모했나?

입력 2014-06-20 10:49 수정 2014-06-20 11: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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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890년 무성영화 변사들 맹활약1950년 청춘스타할리우드 입성1970년 톱가수 공연장으로 확대1980년 TV 맞서 현대식으로 변신1990년 멀티플렉스 탄생 극장혁명

극장은 우리에게 어떠한 문양으로 다가올까. 추억과 문화 경험의 총아인 극장은 사람들에게 각자 다른 의미로 다가간다.

“저에게 극장은 제 젊은날 문화 경험을 축적하고 대중문화를 가장 많이 접하며 공부하는 유일한 창구였습니다. 그래서 극장하면 소중한 젊은날이 떠오릅니다.”할리우드 키즈를 자처하는 김광섭씨(51, 학원운영)처럼 어떤 이에게는 극장은 문화의 세례를 받는 채널이다.

“극장하면 가장 먼저 데이트 장소라는 사실이 떠올라요. 아내와 결혼 전 연애를 하면서 일주일에 한번 정도 극장을 찾아 데이트 했어요.”임혁씨(34, 회사원)처럼 어떤 이에게는 생활의 시름을 잠시 잊고 즐거움을 맞보는 곳 그리고 어떤 이에게는 데이트 등 연인의 사랑을 나누거나 가족의 화목을 꾀하는 장소이기도 하다. 또한 극장은 대중에게는 문화의 종합전시장이자 임권택 박찬욱 봉준호 감독을 비롯한 영화 종사자들에게는 대중문화 산업의 메카이기도 하다.

이처럼 다양한 문양의 의미를 보이는 극장은 지난 100여년의 역사속에 그 역할과 모양새가 크게 변했다.

창고나 길거리 가설극장에서 진기한 활동사진이라는 서양 문명의 경이를 체감시켰던 1890년대의 극장에서, 단성사 등에서 무성영화와 어우러진 구성진 변사의 목소리를 들으며 식민지 고통과 생계의 어려움을 잠시나마 잊게 해준 일제강점기의 극장, 그리고 한복 차림에 고무신을 신은 ‘고무신족’ 아줌마들이 신성일 등 청춘스타와 미국 할리우드 스타에 환호하며 대중문화의 대표적 오락매체인 영화를 마음껏 향유했던 곳이 1950~1960년대 극장이다.

한국 영화 전성기를 구가하며 엄청난 수입을 창출하던 문화산업의 주도적 역할을 했던 극장이 1970년대 접어들어 텔레비전에 대표적 오락 매체 자리를 넘겨주며 위기를 맞았다. 이때 까지만해도 극장의 형태는 마을 공터에 천막을 치고 영화를 비정기적으로 상영하는 시골 가설극장에서부터 도시 변두리에 위치해 시설은 별로 좋지 않지만 두 영화를 동시 상영하는 동시상영관, 서울의 단성사, 피카디리, 국제극장, 부산의 대영극장, 광주의 무등극장 등 시설이 좋은 도시 대표 극장들이 있었다. 1970년대에는 단순히 극장이 영화만을 상영하는 곳이 아니라 남진, 나훈아, 하춘화, 이미자 등 톱스타 가수들의 리사이틀 등이 열리는 공연 장소로도 각광 받으며 기능을 확장했다. 1980년대 TV 공습의 영향에서 조금씩 벗어난 영화가 점차 성장하면서 극장도 시설이 현대식으로 변모하며 젊은 관객의 사랑을 받았다.

1990년대 들어서 극장은 일대 혁명적인 변화를 초래됐다. 1998년 등장한 여러개 스크린에서 다양한 영화를 상영하고 관객들의 선택의 폭을 넓인 멀티플렉스 극장이 바로 그것이다. CGV, 롯데시네마, 메가박스 등 멀티플레스 극장 중심의 극장 체제가 구축되면서 하나의 극장에서 하나의 영화를 상영하던 단관 극장들은 설자리를 잃게 됐다. 접근성과 편리성을 배가시킨 멀티플렉스 극장은 영화 관객들을 독식했고 서울 대한극장, 명보극장 등 유명 단관 극장들도 서둘러 멀티프렉스로 전환했다. 백화점, 지하철역사, 쇼핑몰이 어우러진 곳에 대다수 위치한 멜티플렉스 극장은 문화와 생활의 중심지로 거듭났다.

전국민의 사랑을 받는 극장은 외양과 함께 그 기능과 역할도 크게 변모했다. 단관 극장에서 멀티플렉스로 변화, 아날로그 시설에서 디지털시설로 전환, 3D시설의 확장 등 외양의 변화가 급격하게 진행됐다. 또한 극장은 이제 영화상영이라는 본질적인 기능외에 스포츠 경기 중계, 콘서트 공연, 이벤트를 위한 영화 상영, 영화제와 연계한 행사진행 등 다양한 역할을 수행하며 대중문화의 메카로 우뚝 섰다.

2013년 현재 전국 극장수는 330개, 스크린수는 2184개에 달한다. 330개 극장에서 2013년 한해동안 개봉된 영화는 한국영화 183편, 외국영화 724편에 달하며 매출액은 1조5513억원에 이른다. 극장은 이처럼 영상산업의 중추적 역할을 하고 있다. 극장은 오늘도 그 외양과 역할이 진화중이다. 내일은 어떤 모습의 극장을 만나게 될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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