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성 취업 '좁은문'] 임금 차별·고용 불안… 재취업은 ‘하늘의 별따기’

입력 2014-06-12 11: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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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녀 임금 차 39%·절반이 1년 미만 계약직…“지속가능 좋은 일자리 늘려야”

▲재취업을 희망하는 여성들에게 주어지는 일자리는 사무보조, 경리, 마트 계산원, 판매원, 가사도우미 등 저임금 비정규직이 대부분이다. 여전히 여성은 노동시장에서 약자를 벗어나지 못하고 있는 셈이다. 뉴시스

“출산 전까지 중소기업에서 5년간 사무직으로 일한 경험이 있어 사무 업무에는 자신이 있기 때문에 다시 취업 전선에 나섰지만, 시간제 일자리조차 전문직을 구하고 있다. 단순 사무직 경력의 여성이 원하는 직업을 찾는 건 하늘의 별 따기다.” - 주부 K씨.

“결혼을 해 아기를 낳으면 열악한 근로 환경을 각오해야 하니 결혼이 너무 두렵고, 설령 재취업을 하더라도 저임금 일자리가 기다릴 것 같다. 그래서 그 소중한 결혼을 미루고 있는 상태다.” - 회사원 C씨.

위 사례에서 보는 것처럼 우리나라 여성들 상당수는 결혼과 출산 등을 이유로 직장을 그만둔 이후에도 재취업을 희망하고 있다. 하지만, 열악한 근무 환경과 보수 체계는 재취업에 대한 열망을 산산이 부수고 있다.

그렇다면 실제로 기혼여성들은 얼마나 재취업을 희망하고 있을까.

취업포털 잡코리아(http://www.jobkorea.co.kr)가 지난해 직장에 다니지 않는 기혼여성을 324명을 대상으로 여성 재취업에 관한 설문조사를 실시한 결과, 10명 중 9명은 재취업할 의사가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 조사에서 회사를 그만두게 된 가장 큰 이유를 보면 재취업이 어려운 이유를 짐작할 수 있다. 결혼 및 출산으로 인한 어려움이 41.1%로 가장 많았고, 이어 육아 및 가사로 인한 어려움이 37.2%로 그 뒤를 이었다. 이외에도 △휴식을 취하고 싶어서 △승진, 인사평가 등 인사상의 불이익 △불규칙한 출·퇴근 시간 등 때문이라는 응답도 높은 비중을 차지했다.

남성과의 임금 격차도 여성들의 재취업을 가로막는 걸림돌로 지적되고 있다. 우리나라 남성과 여성 근로자의 임금 격차는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25개 회원국 가운데 상위그룹에 속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OECD 조사에 따르면 지난 2010년 기준으로 우리나라 여성근로자의 임금은 남성보다 39%나 적다. 이는 두 번째로 임금 격차가 큰 일본의 28.7%와 비교해도 무려 10%포인트 이상 차이가 난다.

여성들의 직업 안정성이 상당히 취약한 것도 재취업의 장애물이다. 온라인 취업포털 사람인(www.saramin.co.kr)이 최근 통계청의 경제활동인구조사를 토대로 ‘2014년 1분기(1~3월) 임금근로자 수’를 분석한 결과, 전체 임금근로자 수는 1831만6000명이었다. 이는 전년 동분기(1760만6000명) 대비 4% 증가한 것이다.

성별로는 남성이 3.9%(2013년 1분기 1005만명→2014년 1분기 1043만9000명) 증가하는 동안 여성은 4.3%(755만6000명→787만7000명)로 더 높은 증가세를 보였다. 안정적 봉급생활자로 불리는 상용근로자(고용계약기간 1년 이상)의 증가율은 여성(7.9%, 410만3000명→442만9000명)이 남성(3.8%, 727만6000명→755만6000명)보다 2배 정도 높았다.

하지만 여성 임금근로자 가운데 고용계약 기간이 1개월 이상∼1년 미만인 임시근로자(281만7000명)와 1개월 미만인 일용근로자(63만1000명)는 모두 344만8000명으로 전체의 44%를 차지했다. 이는 결국, 여성 2명 중 1명은 고용 안정성이 떨어지는 일자리에 종사하고 있는 있다는 방증인 셈이다.

반면 남성 임금근로자 가운데 임시근로자(201만8000명)와 일용근로자(86만5000명)는 전체의 28% 수준(288만3000명)으로, 여성 단기 계약직 비율이 남성보다 1.5배 이상 높은 것으로 집계됐다.

임민욱 사람인 팀장은 “여성 상용근로자의 증가 추세 등 고용의 질이 점차 나아지고 있지만 여전히 여성은 남성보다 안정성이 떨어지고 있다”며 “여성을 위한 양질의 일자리가 늘어나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지난 2008년 이후 최근 5년간 공공기관의 여성 신규 채용 비율은 50%나 늘었지만(2008년 1만545명, 2012년 1만5241명) 여성 비율은 2008년 50.9%에서 2012년 40.5%로 10%포인트나 줄어든 것으로 나타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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