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드라이브 스루' 전성시대]차 안에서 "햄버거ㆍ커피 주문 하세요"

입력 2014-05-19 11: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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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미•빨리•편리’ 3대 만족 외식매장 맥도날드 국내 첫선… 200여곳 성업

▲1992년 국내에서 처음 드라이브 스루 매장을 선보인 한국맥도날드는 350여개 매장 중 138개 매장을 드라이브 스루로 운영하고 있다. 사진은 한국맥도날드 100번째 드라이브 스루 매장인 제주도 서귀포 DT점 매장에서 고객이 주문한 제품을 받고 있는 모습. 사진제공 맥도날드

#모처럼 부모님과 아이들을 데리고 가족여행을 떠난 K씨. 고속도로에 들어선 지 한 시간 남짓. 배가 고프다며 아이들이 보채기 시작한다. 곧 K씨는 주유소 건물 사이로 들어간다. 반 바퀴 돌자 스피커에서 ‘주문하시겠어요? 손님’이라는 소리가 흘러나온다. 건물 앞으로 이동하니 종업원이 음식이 든 포장을 내민다. K씨는 아이들에게 햄버거를 나눠주고, 다시 액셀러레이터를 밟아 속도를 내기 시작했다.

#여자친구와 일출을 보기 위해 새벽 일찍 나선 B씨. 한참 달려 바닷가에 다다르자, 커피 한 잔이 생각난다. ‘드라이브 스루’ 매장 간판을 보고, 차를 몰았다. 아메리카노 2잔을 주문해서 받기까지 5분도 걸리지 않았다. 차에 앉아 일출을 보며 커피 한 잔을 즐기니, 파라다이스가 따로 없다.

#서울에서 경기도 광명으로 출·퇴근하는 P씨. 아침을 항상 거르기기 일쑤였는데 최근에는 매일 출근길 드라이브 스루 매장에 들른다. 매일 아침 요기도 든든하게 하고, 주문하고 받기까지 3~5분 남짓에 불과해 지각하는 일도 없다.

2014년 대한민국 곳곳에서는 차에서 주문·결제하고 음식을 받는 풍경이 당황스럽지 않은 모습이 됐다. 불과 몇년 전만 해도 차에서 주문을 하는 모습은 미국 영화나 드라마에서 등장하는 그저 낯선 모습이기만 했던 것이 사실.

‘드라이브 스루(Drive Through, DT)는 1930년대 미국에서 처음 시작됐다. 드라이브 스루는 차에서 내리지 않고 주문부터 상품 수령까지 논스톱으로 가능한 외식 매장이다. 당시 미국은 자동차가 이미 일반화됐던 시기여서 사람들은 드라이브 스루의 편리함과 신속성에 열광했다.

국내에서는 한국맥도날드가 부산 해운대에 드라이브 스루 1호점을 오픈하며, 처음 등장했다. 그러나 20여년의 시간이 지나도 소비자들에게 드라이브 스루는 생소한 개념이었다. 차에서 음식을 주문하고 먹는 것이 익숙지 않았기 때문이다.

그러나 라이프스타일 변화와 ‘자동차 문화’가 발전하면서 점차 주목을 받기 시작했다. 최근에는 드라이브 스루 매장이 급격하게 증가해 전국 매장 수는 200여개에 달한다.

드라이브 스루 시장을 선도하고 있는 맥도날드는 사업 초기 당시 우려가 없었던 것은 아니었다고 말했다. 맥도날드 측은 “다른 나라에 비해 비교적 높은 임대료와 좋은 매장 부지 여건 등으로 성공할 수 있을지 내부에서 우려의 목소리가 있었다”며 “그러나 자동차 등록대수의 가파른 증가에 따른 자동차 문화에 대한 확신과 경제 발전으로 라이프스타일 변화에 대한 믿음이 드라이브 스루 사업을 확대하는 원동력이 됐다”고 말했다.

1992년 당시 500만대에 불과했던 국내 자동차 등록 대수는 1997년 1000만대를 넘어섰다. 2005년 1500만대를 넘어섰고, 작년에는 2000만대에 육박한 것으로 집계됐다. 지난해 12월 기준 자동차 1대당 인구수는 2.65명이 됐다.

국민 셋 중 한 명은 자동차를 보유해 자동차에서 많은 것을 즐기는 ‘자동차 문화’가 빠르게 발전하고 있다. 2015년 전국 자동차 대수는 2000만대를 돌파할 전망이다. 특히 자동차족(族)들은 시간상의 제약과 주차 문제 등을 겪고 싶지 않은 만큼 드라이브 스루 매장에 열광한다.

또 경제발전과 주 5일 근무제 영향으로 주말에 여행과 레저를 즐기는 라이프 스타일도 드라이브 스루 매장을 찾는 계기가 되고 있다.

경영학에서는 드라이브 스루가 햄버거나 커피를 먹고 마시고 싶지만 시간과 주차 문제 등으로 인해 소비를 포기하는 이들을 새로운 소비층으로 끌어들인 마케팅 전략으로 평가한다.

드라이브 스루가 새로운 소비형태 문화로 정착되면서 업체들도 사업 확대에 집중하고 있다. 한국맥도날드, 롯데리아, 버거킹코리아 등에 이어 스타벅스커피코리아, 엔제리너스커피 등 커피전문점도 드라이브 스루 매장을 속속 오픈하고 있다. 최근에는 크리스피 크림 도넛이 도넛 업계 최초로 출사표를 던졌다.

업계 관계자는 “기존 로드숍에서 포기해야 했던 차량 이용 고객들 수요를 끌어모을 수 있다는 게 드라이브 스루 매장의 가장 큰 장점”이라며 “갈수록 차를 이용하는 소비자가 늘어나는 만큼, 자동차족을 매장에 자연스럽게 유입시키기 위해 새로 문을 여는 매장에 드라이브 스루 시스템을 적극 도입하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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