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리에 짓눌린 증시' 앞이 안보인다

입력 2006-06-08 14:29 수정 2006-06-08 16: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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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00선 지지 유효...연내 상승추세 복귀 힘들지도

버냉키 입에서 시작된 미국의 추가금리인상 가능성과 스태그플레이션 우려에 국내 콜금리 인상까지 더해지며 악재가 연거푸 터지고 있다.

8일 한국은행이 4개월 만에 콜금리를 0.25%포인트 인상했다는 소식으로 코스피지수는 단숨에 1220선까지 내려앉았다. 이로인해 1300선 붕괴에 이어 1200선마저 뚫리는 것 아니냐는 우려가 커지고 있다.

시장 전문가들은 나올만한 악재가 대부분 나왔지만 그 동안의 전망이 다수 빗나가며 향후 방향성을 예측하기는 힘들다는 조심스런 견해를 내비쳤다. 일부에서는 올해 내 지수의 상승추세 복귀는 어려울 것이란 다소 비관적인 시각을 제시하기도 했다.

◆4개월 만에 콜금리 인상 왜?

6월 콜금리에 대해 JP모건, 도이치뱅크, UBS 등은 5월 소비자 물가지수 및 근원물가지수가 예상보다 크게 상승한 점을 들어 콜금리 '인상' 가능성이 높다고 전망했다.

반면 크레딧 스위스, 시티그룹, 뱅크오브아메리카는 콜금리 '동결'을 예상했고, 리먼브러더스는 향후 2차례 추가적 금리인상 전망을 유지했으나 동결 가능성이 높아지고 있다고 언급한 바 있다.

이번 6월 콜금리에 대한 컨센서스가 난립해있었던 만큼 시장의 단기 충격은 불가피할 전망이다.

시장에 투입될 자금 흐름을 예상해 보자. 우선 금리인상에 따른 내수, 소비심리 악화가 예상되는데다 부동산 가격 조정에 따른 내수 모멘텀 약화 가능성도 상존하고 있다. 이는 당분간 추가 금리인상 가능성은 낮다는 점을 감안할 때 시중자금이 주식시장보다 채권시장으로 유입될 가능성이 높다는 의미다. 당분간 수급측면에서 고전할 수도 있다는 뜻이다.

결국 이번 금리인상으로 인해 향후 추가 금리인상 가능성은 낮아졌으나 물가추이 및 주택가격 등 가격변수가 추가 금리인상을 언제든지 부추길 수 있는 시장 리스크요인으로 잠재하고 있다는 말도 된다.

조익재 CJ투자증권 리서치센터장은 "사실상 현재 각국의 경기가 꺾여서 내려가는 단계임에도 불구하고 미국 금리인상이 여타 국가들에게 영향을 미치는 것"이라며 "또 다른 원인으로는 부동산 가격을 잡기 위한 정부의 입장 표명이 반영된 것"으로 판단했다.

김연우 한양증권 연구원은 ▲미-일 금리격차 확대 ▲부동산 가격 등 물가불안에 대한 선제적 차원 ▲현재 경기지표가 둔화되고 있어 추후 인상이 부담스러운 상황이라는 점 등이 금리인상을 앞당겼다고 분석했다.

일부에서는 이번 금리인상으로 불확실성이 해소됐다는 역발상 견해를 펴기도 했다. 이미 주가가 떨어질대로 떨어진 만큼 향후 증시 충격은 그만큼 덜하다는 것이다.

오현석 삼성증권 연구위원은 "코스피 1450에서 금리인상의 영향력과 1250에서의 영향력은 크게 차이가 있다"며 "이미 200포인트 급락하며 스태그플레이션 우려마저 주가에 반영된 만큼 이번 금리인상을 불확실성 해소차원에서 접근하는 게 좋다"고 밝혔다.

◆콜금리 인상...의도는 뭔가

최근 전세계적 증시 폭락을 부추킨 버냉키의 입에 비난의 화살이 쏟아지고 있다.

6월 FOMC회의에서 미국 금리인상 가능성이 높아진만큼 미국과의 금리차, 부동산 가격 안정 등 여러 이유를 감안해 금리인상이 단행됐다.

문제는 미국 발 금리인상 입김이 가뜩이나 하강국면을 걷는 경기에 기름을 붓는 격이 돼, 경기 하강 속도를 더욱 부채질 할 수도 있다는 점이다. 일부에서는 연내 상승추세로의 복귀가 힘들다고 밝히기도 했다.

조익재 센터장은 미국의 버냉키 연준 의장의 발언이 시장의 예측범위를 벗어나 있으며 이러한 점이 시장에서 가장 큰 불확실성이라고 지적했다. 버냉키 의장의 발언에는 일관성이 전혀 없어 주식시장이 예측하지 못하고 대폭락 중이나 여전히 어떤 쪽으로 정리될지 모른다는 것이다.

이윤학 우리투자증권 연구위원은 "미국의 경기가 둔화되는 가운데 인플레이션이 지속되는 스태그플레이션 우려에도 불구, 버냉키 의장의 최근 발언을 볼 때 경기 둔화보다는 팽창에 무게를 두는 인플레이션에 초점을 두고 있는 것"이라며 "이는 긴축정책으로 이어져 소비 위축, 기업실적 악화로 미국 소비와 상관도가 높은 국내시장 영향이 불가피하다"고 지적했다.

이 연구위원은 미국이 금리를 인상하더라도 강하게 올리지는 않을 것이며 이번 금리인상이 마지막일 것으로 판단했다. 다만 국내증시는 미국의 경제지표 등의 영향으로 인플레이션 우려가 충분히 선반영, 과매도 국면이 나타나고 있다고 밝혔다.

조 센터장은 "지수가 크게 하락하며 미국발 금리인상 정책의 불확실성은 점차 걷혀가고 있다"면서도 "이달말 FOMC회의까지는 쉽게 호전되지 못하고 매우 불안정한 흐름을 보일 것"이라고 전망했다.

시장전문가들은 현재 시장에서 가장 필요한 모멘텀은 경기에 대한 확신과 확인이 필요하지만 이를 확인하기까지는 상당기간의 시간이 걸릴 것으로 예상했다. 이미 한차례 가격 조정을 겪었지만 모멘텀이 확인되기까지 길고 지리한 고통을 감내해야 한다는 것이다.

◆1300까지는 반등할 것…'장기투자는 유효'

코스피지수가 1220선까지 추락했고 과매도에 대한 우려가 제기되면서 기술적 반등은 가능할 것이라는 의견이 제시됐다. 더 떨어지더라도 1200선 지지는 가능할 것으로 보고 있지만 누구도 강하게 '콜'하지는 못하는 상황이다.

다만, 이미 다양한 악재를 반영하고도 남을 정도로 하락한 지수대인 만큼 큰 폭의 하락도 반등도 없이 작은 변수들에 일희일비하는 흐름을 보일 것이라는 의견이 지배적이다. 추세의 전환을 이야기할 수 있는 시점을 현재로서는 가늠하기 힘들다는 것.

조익재 센터장은 "이론적으로 1220선 정도가 저점 수준으로 이를 밑돌 경우 주식은 싸다고 봐도 무방하다"며 "올해 성장률이 연말까지 4% 초반대로 하락할 것이라고 예상했는데 이미 그 수준에 도달하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추세의 전환을 위해서는 경기가 살아나는 것을 확인해야 하지만 경기가 꺾인지 3~4달 정도 밖에 되질 않아서 상승 추세로의 전환을 논하기는 힘들다"며 "그러나 이미 지수가 단기간에 악재들을 선반영하며 급락해 추가적인 낙폭은 크지 않을 것"이라고 분석했다.

이어 "지수는 미국의 연방금리 인상 종결 소식 등 긍정적인 발표에 힘입어 일부 반등세를 기대할 수 있을 뿐 올해 내의 상승추세로의 복귀는 힘든 상황"고 덧붙였다.

이윤학 연구위원은 "현재 시장은 과매도 현상이 나타나면서 기술적 반등이 예상되는 가운데 현재 지수도 1220을 지켜내려는 모습을 보이고 있다"며 "시장이 극도로 아래로 내려온 만큼 한 번은 복원력을 발휘할 시점이나 1300선 수준의 반등에 그칠 것"으로 내다봤다.

지수 반등의 폭이 제한적인 상황에서는 큰 이익실현을 기대할 수 없다는 점에서 전문가들은 장기적인 관점에서 시장에 접근할 것을 조언했다.

이 연구위원은 "반등 폭이 1300선 정도로 예상되는 만큼 높은 수익률을 기대하기는 힘들 것"이라며 "국내 기관의 손절매 물량이 출회되는 등 수급까지 꼬이고 있지만 장기적으로 볼 때 이번이 저점 매수의 기회가 될 수도 있다"고 설명했다. 단기투자자의 경우 대형주를 중심으로 접근하는 것도 좋은 전략이 될 수 있다는 의견도 덧붙였다.

최근 고평가된 아시아증시에서 저평가된 한국증시만이 상승세를 이어갈 수 있다는 견해가 나오기도 했다. 이에 대해 조익재 센터장은 "국내 증시가 다른 아시아증시에 비해 주가수익률(PER)이 저평가돼 있으나 정치적 상황 등을 고려하지 않은 단순한 평가는 무의미하다"며 국내증시의 저평가론에 이의를 제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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