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길 잃은 창조경제 스위스에서 답을 찾는다] 관광대국의 동력, 스위스 패스

입력 2014-04-21 14:32 수정 2014-04-22 10: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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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위스 트래블 시스템 CEO 마우러스 로버 “대중교통도 마케팅 시대”

▲마우러스 로버 스위스 트래블 시스템의 최고경영자는 “한 장의 티켓으로 모든 교통수단을 이용할 수 있는 스위스 패스 시스템은 세계적으로도 유래를 찾아보기 힘든 혁신”이라며 환하게 웃었다.

놀이공원에서만 자유이용권을 쓸 수 있다고 생각하는가. 그렇다면 오산이다. 스위스에는 75개 도시에서 기차와, 버스, 유람선 등의 주요 교통시설을 자유롭게 이용할 수 있는 티켓이 있다. 바로 ‘스위스 패스(Swiss Pass)’다.

스위스는 2013년 세계경제포럼(WEF)가 발표한 관광산업 국제경쟁력에서 세계 1위를 차지한 관광대국이다. 천혜의 자연환경이 관광산업의 강국의 기반이 된 것은 사실이지만 관광객의 편의를 최우선으로 고려한 ‘티켓’ 하나로 스위스는 관광산업에 활력을 불어 넣었다. 이는 새로운 아이디어, 즉 창의력으로 관광객을 끌어모은 ‘스위스식 창조관광’의 대표적 사례이기도 하다.

◇티켓 하나로 열차·버스·유람선까지 한번에 = 스위스 패스가 세상에 모습을 드러낸 지 올해로 25주년째가 됐다. 지난달 26일 스위스 취리히에서 만난 스위스 트래블 시스템(Swiss Travel System) 마우러스 로버(Maurus Lauber) 최고경영자(CEO)는 “모든 교통수단을 한 장의 티켓으로 이용할 수 있는 스위스 패스 시스템은 세계적으로도 유례를 찾아보기 힘든 혁신”이라고 자신있게 말한다. 동시에 그는 “스위스 방문객만을 위한 특별한 혜택”이라며 관광객에 손짓했다.

스위스 트래블 시스템은 스위스 연방 철도청(SBB) 산하의 마케팅 회사다. 지난 2011년 SBB 마케팅 부서가 독립해 세워졌다. SBB의 지분은 60% 정도. 나머지는 스위스 관광청, 융프라우·골든패스 등 지역철도회사들이 주주로 참여하고 있다. 철도, 산악열차, 버스, 유람선 등 스위스 내 300여개 운송회사의 마케팅과 홍보 활동은 모두 이곳을 통한다.

국영철도 운영업체 산하에 별도의 마케팅 회사가 있다니 의아했다. 로버 CEO는 “관광산업을 한 단계 끌어올리기 위해선 스위스의 편리한 대중교통 시스템에 대해 더 많은 전세계 관광객들에게 알려야 겠다고 생각했다”고 말했다. 홍보책자를 함께 발간하는 등 스위스 관광청과 연계한 협업 시스템이 잘 돼 있는 것도 이 때문이다.

이곳의 주요 상품은 스위스 패스다. 스위스 트래블 시스템에서 발행하는 스위스 패스는 4일, 8일, 15일, 22일 혹은 1개월의 유효기간별로 구분돼 있어 선택의 폭이 넓다. 또 한달 이내에 사용 날짜를 자유롭게 선택할 수 있는‘플렉시 패스’, 2인 이상 동반자나 그룹으로 여행할 경우, 일반 패스에서 10% 할인된 가격으로 이용할 수 있는 ‘세이버 패스’, 만 26세 미만을 위한 ‘유스 패스’ 등 다양한 종류의 티켓을 발매, 이용객들의 취향이나 필요를 두루 충족시키고 있다.

이외에도 스위스 패스를 소지하면 스위스의 주요 산에 오르기 위한 산악열차와 케이블카 등 산악 교통 시스템 이용시 50% 할인혜택을 받을 수 있으며 470개 이상의 스위스 내 박물관의 무료 입장이 가능하다. 또 호텔이나 가이드 투어를 이용할 때도 할인된다.

기차역에서 항공기 탑승 체크인과 다른 기차역으로 수하물 운송도 가능하다. 15달러 정도만 투자하면 공항에서 스위스 트래블 시스템의 직원이 짐을 찾아 최종 목적지까지 기차로 발송해주기 때문에 호텔에서 짐을 받을 수 있다.

◇대중교통에 마케팅 시스템 강화…1년 새 매출 20%가까이↑ = 물론 독일이나 프랑스 등 다른 유럽국가에도 이러한 패스가 있다. 하지만 열차 이외에 배, 버스, 유람선, 트람 등 모든 교통수단을 한 장의 티켓으로 모두 이용할 수 있는 곳은 스위스 뿐이다.

1950년대 초, SBB는 보다 저렴한 가격으로 스위스 전역의 대중 교통을 이용할 수 있는 티켓을 개발하기 시작했다. 보다 장기적인 고객을 창출하기 위한 것과 스위스로의 여행객 수를 안정적으로 확보하기 위함이었다. 이 결정이 바로 오늘날의 스위스 패스의 발단이 됐다. 로버 CEO는 “어떻게 하면 관광객들이 스위스에서 혼자서 여행을 다녀도 전혀 불편함이 없도록 할 수 있을까 하는 고민에서 스위스 패스 시스템이 시작됐다”고 설명했다.

스위스 패스는 다채로운 상품이 출시되고 그 효율성이 인정받으면서 1992년 연간 매출액이 2600만 스위스프랑(305억원)에 달하게 됐다. 이후 매출액은 2012년 6700만프랑(787억원)으로 3배 이상 뛰었다. 그는 “2011년 별스위스 트래블 시스템이 설립된 이후 스위스 패스 구매량은 17.1%나 늘었다”고 전했다.

스위스 패스는 매년 새롭게 업그레이드된 서비스로 무장한다. 로버 CEO는 “스위스 패스 마케팅은 호텔이나 박물관 이용금액 할인 등과 같은 부가혜택 보다는 패스 프로그램 자체를 다양화 하는 데 초점을 맞추는 게 더 효과적”이라고 설명한다.

스위스 곳곳을 쉽게 찾아갈 수 있다. 올해는 스위스 패스 25주년을 맞아 산 관광에 특화된 스위스 피크 패스(Swiss Peak Pass)를 내놓았다.

그는 “스위스 패스 소지자가 24 스위스 프랑짜리 스위스 피크 패스를 추가로 구매하면 알라리호른, 로트호론, 카르다다 등 8개 산의 산악열차와 케이블카를 무제한 이용할 수 있다”며 “산 봉우리와 야자수가 줄지어 있는 호숫가 풍경부터 웅장한 폭포와 빼곡한 숲까지 다채로운 풍경과 파노라마를 제공할 수 있을 것”이라고 기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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