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디어가 미래를 바꾼다] 쇠똥으로 쇳물 뽑고 옥수수로 플라스틱 만들어

입력 2014-04-14 11: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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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제철, 소똥을 미분탄 대체재로

“폐지로 포장을 하고, 쇠똥을 연료로 쓴다(?)”

기업들이 상식을 뛰어넘은 기발한 아이디어를 현장에 적용해 미래를 준비하고 있다. 이 중에서도 친환경 경영이 화두로 자리하면서 이산화탄소 배출을 줄이고, 비용을 절감하는 기술이 트렌드로 자리잡고 있다. 더불어 기술의 융·복합화가 활발히 진행되고 있다.

▲삼성전자 프리미엄 스마트TV와 UHD TV 액세서리 포장재에 적용된 100% 재생지 박스.
◇삼성전자, 재생용지 포장 박스로 100억원 절감 = 전자 업계는 친환경 포장재로 환경을 지키고, 비용도 절감하고 있다.

삼성전자는 2012년 6월부터 1회용 냉장고 포장재를 친환경 소재인 무독성 폴리프로필렌(EPP)으로 바꾸고, 내외부 구조를 40회 이상 다시 쓸 수 있도록 설계했다. 한 번 쓰고 버리는 포장재를 재사용할 수 있게 해 재료비를 100억원(1년 기준) 이상 절감했다. 또한 종이를 쓰지 않아 연간 7000만톤의 이산화탄소 방출량을 줄이고, 13만 그루의 나무를 심는 효과를 냈다.

삼성전자는 재생용지로 만든 제품 포장 박스에 친환경 지력증강제도 적용했다. 폐지로 만든 용지를 활용한 포장 박스는 재생을 거듭할수록 종이 강도가 떨어지는 만큼 이를 보완하기 위한 것이다.

삼성전자의 냉장고 친환경 포장은 세계 포장기구(WPO)에서 주최하는 ‘월드스타 어워즈’를 수상하며 기술의 우수성을 세계적으로 인정받기도 했다.

LG전자도 골판지 골심지와 중심지를 압축 강도가 뛰어난 100% 재생지로 제작해 종이 사용량을 줄였다. 이 재생지 사용으로 포장재 중량은 약 13% 감소했고, 이산화탄소 배출량은 매년 약 534톤 감축할 수 있게 됐다.

LG전자 역시 지난해 한국환경포장진흥원으로부터 냉장고, 세탁기, 청소기, 광파오븐, 얼음정수기 제품에 대해 친환경 포장재 인증인 ‘GP마크’를 획득했다.

▲현대제철은 '쇠똥'으로 친환경 쇳물을 뽑는 기술을 개발했다. 이를 통해 현대제철은 원재료 수입 의존도를 낮추고 원가경쟁력을 향상시킬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사진은 현대제철 공장의 제선작업 모습.
◇현대제철, ‘쇠똥’으로 쇳물 뽑다 = 현대제철은 최근 ‘쇠똥’(우분)으로 친환경 쇳물을 뽑는 기술을 개발했다. 환경을 오염시키는 대표적 축산 폐기물인 우분을 친환경 대체연료로 사용한 것. 현대제철은 최근 우분이 석탄을 대체할 수 있음을 확인하고 관련 특허를 출원했다.

우분은 국내에서 연간 2300만톤(건식 기준 350만톤)이 발생하지만, 극히 일부만 퇴비로 활용되고 대부분은 별도의 비용을 들여 정화 처리된다.

현대제철에 따르면 우분은 코크스 전량 대체용이 아닌 코크스를 만들 때 연소를 돕는 미분탄의 일부 대체재다. 즉, 코크스 공정의 연소효율을 돕는 효소 작용을 하는 셈이다. 특히 우분을 말리면 같은 무게의 기존 코크스에 비해 열량이 35%나 높은 양질의 부생가스를 확보할 수 있다. 미분탄과 말린 우분을 섞어 넣을 경우 연소효율이 30% 올라간다.

우분이 연소효율성만 높이는 것은 아니다. 환경적 측면뿐만 아니라 많은 양의 원재료 수입 의존도를 낮출 수 있고, 원가경쟁력 향상 등 경제적 측면에서도 효과적이다.

이밖에 현대제철은 2012년 하반기부터 ‘자원순환형 제선기술’ 개발을 중점 과제로 선정해 타 산업의 폐기물과 부산물을 활용한 친환경·고효율 제철조업 기술 개발을 본격 추진해오고 있다. 폐 굴껍데기로 제철용 석회석을 대체하거나 발전소 및 공장에서 발생하는 석탄재와 분진을 원료 결합소재로 활용하는 등의 ‘원료대체 기술’, 그리고 이러한 폐 자원을 혼합해 최고의 효과를 내는 복합 비율을 찾아내는 ‘신 장입원료’ 개발에 주력하고 있다.

현대제철 관계자는 “복합 활용 기술을 통해 원료 품질 향상과 지역사회 폐기물 절감의 효과를 낼 것으로 기대한다”며 “신 장입원료 기술 관련 특허를 6개 출원, 다음달에는 2건을 더 추가할 것”이라고 밝혔다.

▲LG전자는 한국환경포장진흥원으로부터 냉장고, 세탁기, 광파오븐, 청소기, 얼음정수기 제품에 대해 친환경 포장재 인증인 GP마크를 받았다.
◇옥수수·설탕·콩기름… 산업계에 부는 소재 변화 = 산업계에는 소재의 고정관념을 뛰어넘어 식물성 소재를 활용한 기술개발도 활발하게 일어나고 있다.

시스템 다이어리를 만드는 프랭클린 플래너와 양지사는 화학잉크가 아닌 콩기름 인쇄공법을 도입했다. 콩기름 인쇄는 대두유를 사용해 인쇄하는 공법으로 휘발성 유기물질이 쓰이지 않아 환경오염을 줄일 수 있으며 미생물에 의해 쉽게 분해된다.

모닝글로리는 폐지를 재활용한 제지로 일반 종이보다 가볍고 필기감이 좋은 ‘마법 다이어리’, 연필 흑심 주변을 은나노 필름으로 감싼 ‘은나노 항균 연필’을 개발했다.

한국후지제록스는 옥수수 추출물로 만든 바이오매스 플라스틱을 사용한 복합기를 일찌감치 선보였다. 바이오매스 플라스틱은 자연분해가 가능해 친환경 소재로 각광받고 있다. 바이오매스 플라스틱을 복합기 내부의 드럼 카트리지 커버에 사용해 생성부터 폐기까지 발생하는 이산화탄소 배출량을 기존 플라스틱 제품 대비 16%가량 줄였다.

이밖에 삼성전자는 옥수수 전분을 재료로 만든 ‘에코폰’(SCH-W510)을 내놓는가 하면 소니는 설탕을 활용한 바이오 배터리를 공개하기도 했다. 산업계는 종횡을 넘나드는 소재 발굴과 기술 역량 강화로 ‘친환경·비용절감’이라는 경제 생태계 변화에 대응력을 높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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