집값 버블론의 실체

입력 2006-05-19 08:41 수정 2006-05-19 09: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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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동산시장이 집값 버블론으로 시끌벅적하다.

지난 4월말 정부 세제담당 부처인 재정경제부가 "보유세 폭탄 아직 실현 안됐다"라고 발언한 뒤 김병준 청와대 정책실장, 추병직 건교부장관, 재경부 김석동차관보, 청와대 정문수 경제보좌관 등 정부 고위 인사들이 앞다투어 부동산시장을 겨냥한 다양한 발언을 퍼붓고 있다.

심지어 18일에는 우리나라 경제분야를 총괄하는 자리에 있는 한덕수 경제부총리까지 집값 버블론에 힘을 실어주는 목소리를 높혔다.

정부가 주장하는 집값 버블론의 근거를 살펴보면 두가지로 요약된다.

첫째는 서울 특히 청와대가 '버블 세븐'이라고 명시한 강남 3구, 목동, 분당, 용인, 평촌의 집값 상승률이 26%로 타지역의 5%를 훨씬 웃도는 것이고, 둘째는 소득 대비 집값의 비율이 18배로 일본 거품경제 붕괴 직전인 21배 수준에 도달했다는 것이다.

그렇다면 어디까지가 거품일까? 이에 대해 18일 한덕수 부총리는 "20~30%가 거품이며 10.29 대책이전 시세로 돌아가야할 것"이라고 답변했다.

정리해보면 정부는 현재의 집값 이상급등이 거품이라고 판단하고 이제부터 집값이 떨어질 것이라고 입을 모으고 있는 셈이다. 그리고 지난 2003년 10월 29일 발표된 10.29대책 이전 시세로 돌아가는 것이 거품이 꺼진 상태라는 의견이다.

하지만 생각해보면 이번 거품론이 대체 왜 나오게 됐는지 그 원인이 더 궁금해 진다.

집값 거품논란이 있었던 것은 어제 오늘 이야기가 아니다.

지난 2002년에도 각종 국책 연구소와 민간 경제연구소에서 부동산시장의 심각한 거품에 대해 이야기한 바 있고 일본식 버블 경제 이야기도 충분히 있어왔다. 그리고 결론으로 나왔던 얘기는 곧 집값이 떨어진다는 선언이었다.

그러나 결과는 어땠는가. 지난 2004년을 제외하면 집값, 특히 강남3구의 집값이 매년 30%이상 급등세를 보였다. 현실이 이쯤되자 2003년 이후에는 집값에 거품이 형성됐다는 말 자체가 사라져가고 있는 실정이다.

따라서 시장에서는 이번에 또 다시 집값 버블론이 나온것에 대해 새삼스럽다는 마음과 과연 그 진의가 뭔지 궁금해 하고 있다.

정부는 과거 경험상 '백약이 무효'인 강남 집값을 잡기 위한 새로운 수단으로 정치권에서 사용되는 언론플레이, 즉 '립서비스' 적전을 펼치는 건 아닐까하는 의구심도 든다.

버블이란 과연 무엇인가. 버블의 사전적 의미는 '어떤 자산의 시장가치가 미래에 예상되는 소득의 현재가치를 훨씬 뛰어넘어 팽창하는 현상'이다.

이 같은 의미에서 강남 집값에 거품이 있다는 말도 일리가 있어 보인다. 하지만 2004년 마이너스 수익률을 기록한 바 있던 강남 집값이 지난해 벽두부터 다시 솟아 오르게 된 이유는 뭔가.

바로 고급형 아파트 공급부족에 따른 기존 아파트의 희소성 때문이다.

여기서 공급부족인 아파트는 고급형아파트. 즉 40평형대이상 중대형평형을 의미한다. 전용면적 25.7평 짜리 국민주택이 아니다.

재건축이 오르는 건 재건축을 통해 새아파트 중대형 평형을 얻을 수 있기 때문이고, 기존 중대형 평형 아파트가 오르는 까닭은 택지가 고갈된 강남권의 현실에 재건축 마저 막혀 있는 만큼 희소가치가 있다는데 기인한다.

실제로 이같은 '강남집값 상승의 법칙'은 어제 오늘의 이야기가 아니다.

이번 버블론의 실체는 참여정부가 집권 초반기부터 정권의 명제로 내세웠던 집값 잡기가 어려워지자 이렇게 립 서비스를 이용해 이데올로기 공세를 퍼붓고 있다는 생각을 지울수가 없다.

정책 담당자로선 경제에 버블이 있으며 당연히 국민에게 알려야하며 미리 주의를 주는 것은 지당하다.

하지만 최근 청와대, 건교부, 재경부 고위관료들의 이야기는 마치 '곧 거품이 꺼질테니 너희들은 큰일 났다'라는 식의 비아냥으로 들리는건 왜일까?

내심 투기를 하는 사람도 있겠지만 평생 모은 재산으로 집을 한 채 산 '죄'밖에 없는 중산층 서민들은 그 비아냥에 가슴을 쓸어내리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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