송강호, 8500만 배우! 더 값진 것은? [배국남의 직격탄]

입력 2014-01-23 07: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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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설국열차’ 934만, ‘관상’ 913만 ‘변호인’ 1036만.

엄청나다. 경이적 흥행 성적이다. 2013년 개봉된 3편의 송강호 영화 관객이 3000만을 육박한다. 그리고 송강호가 조연, 주연으로 나선 영화 관객수가 8500만을 돌파했다.‘흥행스타’‘최고 티켓파워’‘흥행보증수표’…송강호를 향해 찬사의 수식어가 쏟아진다.

물론‘푸른 소금’처럼 흥행실패 영화도 있다. 하지만 ‘괴물’‘살인의 추억’‘쉬리’‘공동경비구역’‘변호인’등 송강호가 그동안 출연한 영화 대부분은 상업적 성공을 거뒀다. 이 때문에 송강호는 영화계에서 가장 확실한 흥행 보증수표로 통한다. 영화계뿐만 아니다. 관객도 그렇다.‘믿고 보는 배우’라는 말에 동의한다.

영화는 수십억원에서 수백억원이 투입되는 산업이다. 흥행이 매우 중요한 이유다. 하지만 영화를 산업적으로만 판단할 수 없다. 미디어 학자 피스크의 지적처럼 영화는 이윤을 추구하는 경제적 기능뿐만 아니라 의미와 정서를 순환시키는 문화적 가치가 크기 때문이다. 영화의 문화적 가치에 절대적인 영향을 미치는 것은 영화의 완성도다. 그 완성도를 좌우하는 것이 바로 배우의 연기력이다. 송강호는 영화 완성도를 높이고 의미와 정서를 순환시키는데 큰 영향을 미치는 연기력이 타의 추종을 불허할 정도로 탁월하다. 그가 값진 이유다.

1991년 ‘동승’을 시작으로 ‘심수일과 이순애’ ‘비언소’등 연극을 통해 대중과 만났던 송강호는 1995년 홍상수 감독의 ‘돼지가 우물에 빠진 날’단역으로 영화배우로 첫선을 보였다. 이후 이창동 감독의 ‘초록물고기’를 거쳐 송능한 감독의‘넘버3’로 소위 말하는 스타덤에 올랐다. ‘쉬리’‘공동경비구역’‘살인의 추억’‘밀양’‘박쥐’ 변호인’등 다양한 영화에 출연했다.

이들 영화를 통해 송강호는 영화평론가 D.믹슨이‘연기자 이론’에서 주장한 “배우는 우리가 상상할 수 있는 어떤 배역에서도 자신을 맞출 수 있어야하며 모든 행동을 믿을만하고 자연스럽게 표현할 수 있어야한다”는 내용을 가장 잘 구현해냈다. 일상성과 강렬함을 오가는 다양한 캐릭터에 진정성과 생명력을 불어넣어 스크린 속에서 살아 움직이게 한 것이다. 위대한 배우는 캐릭터의 내적 확신(진정성)과 지식을 필름의 장벽을 가로질러 관객 의식 속으로 직접 도달하게 하는 배우다. 이점에서 보면 송강호는 분명 ‘위대한 배우’다. 그래서 관객은 송강호를“연기력 하나만으로 관객을 울리고 웃기며 감정의 파장을 일으켜 감동을 주는 연기자”라고 인정한다. 동료도 마찬가지다. “송강호 선배는 연기를 잘해 무시무시한 분이라는 생각이 들었다.”(강동원) “송강호는 연기를 초월한 연기를 하는 배우”(봉준호 감독)“송강호는 배우를 뛰어넘는 아티스트”(최재원 제작자)….

채희상은 서강대 석사논문 ‘스타배우의 연기 시스템에 관한 연구’를 통해 한국 스타들에 대한 연기 유형화를 시도하면서 송강호는 편집과 조명, 카메라워크 등 영화기술 도움 없이도 자신의 이미지를 살리는 탈개성화 된 연기를 보이는 최고 연기자로 평가했다. 송강호가 장동건 전지현 배용준 등 수많은 스타와 차별화된 점이며 이 지점이 바로 송강호의 가치를 잘 드러내준다.

연예계는 연예기획사의 마케팅이나 운, 이미지, 외모 등으로도 연예인이 성공할 수 있는 곳이다. 실력(연기력)이 뛰어나다고 해서 스타가 되고 성공하는 것은 아니다. 워낙 변수가 많은데다 마케팅의 힘이 연예인 성공에 큰 영향을 미치기 때문이다. 이런 상황에서 송강호는 연기력 하나만으로 성공을 일궜다. 그것도 경이적 성과를 내며. 이것은 실력이 뛰어나면서도 캐스팅 기회나 마케팅 문제로 대중에게 인정받지 못하고 좌절해있는 수많은 연기자에게 그리고 연기자로서 꿈을 꾸며 땀을 흘리는 지망생들에게 희망과 도전의 용기를 부여한다. 돈으로 환산할 수 없는 소중한 가치다.

(사진=영화 변호인 스틸컷)

송강호가 값진 또 다른 이유는 연극과 영화를 진정으로 사랑하는 배우라는 점이다. 연기론의 대가 스타니슬라브스키는 이런 말을 한 적 있다. “어떤 배우들은 물고기가 물을 사랑하듯 무대와 예술을 사랑한다. 그들은 예술의 분위기 속에서 소생한다. 또 어떤 배우들은 예술이 아니라 배우의 경력과 성공을 사랑한다. 그들은 무대 뒤의 분위기 속에서 살아난다. 첫 번째 배우들은 아름답지만 두 번째 배우들은 혐오스럽다.”송강호는 영화를 사랑하고 스크린 속에서 소생하는 아름다운 배우이기에 값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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