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인이 보는 경제]창조경제와 콜럼버스의 항해

입력 2013-12-16 10: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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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준훈 시인·KDB산업은행 부장

1492년 8월 3일 에스파냐의 팔로스 항에서 작은 배 세 척이 새로운 세계를 향해 출발했다. 산타마리아호에 함장기가 펄럭였다. 콜럼버스는 마침내 닻줄을 풀고 항해를 명령했다. 목적지는 향료의 땅 인도와 황금의 나라 지팡구, 일본이었다.

콜럼버스는 10년 동안 이날을 위해 준비해왔다. 계획을 세우고 서쪽 대양과 그 뒤에 있다고 예상되는 대륙에 대한 모든 자료들을 읽었다. 유럽의 가장 강력한 군주들에게 아첨했으며 후원해 달라고 간구했다.

1484년, 33살이 된 콜럼버스는 그의 인도사업을 포르투갈 국왕 주앙 2세에게 제안했다. 젊은 왕은 콜럼버스의 열정에 감동했다. 그러면서 주저했다. 왕은 전문가위원회에 검토를 의뢰했다. 1485년 콜럼버스에게는 운이 나쁜 해였다. 우선 아내가 죽었다. 그리고 오랜 기다림 끝에 전문가위원회의 거절 통보가 당도했다. 절망한 콜럼버스는 아들과 함께 포르투갈을 떠났다. 그 후 7년간 그는 인도원정에 대한 서유럽 왕궁의 후원을 요청하는 데 소비했다. 원정을 위해서는 절대적으로 왕실의 위임이 필요했다. 스페인은 포르투갈보다 더 관심이 없었다. 왕비가 은혜롭게 접견하기까지 1년이 걸렸다. 그러나 진전이 없었다. 그 사이 포르투갈의 디아스가 희망봉을 발견했다. 스페인 황제인 페르난도 왕과 이사벨 왕비는 계속 동요했다. 실망한 콜럼버스는 프랑스에서 자신의 운명을 걸기 위해 떠날 준비를 했다. 그때 이사벨 왕비가 갑자기 콜럼버스의 원정을 후원하기로 결정했다.

막 41살이 된 콜럼버스는 숙련된 선원이었다. 이제 그는 3척의 배와 선장, 120명의 선원을 거느린 함장이 됐다. 지구의 둘레는 약 4만km, 당시 통용되던 지도에는 2만9000km였다. 만약 콜럼버스가 지구둘레를 정확하게 알았다면 어쩌면 그의 인도원정은 없었을 것이다. 콜럼버스는 선장더러 배의 항해 거리를 축소해서 적도록 했다. 선장은 709마일 항해 거리를 584마일이라고 적어 선원들을 속였다. 선원들이 육지에서 너무 멀리 나아가는 것을 두려워했다.

그들이 바다위에서 69일하고 23시간을 보낸 10월 12일 새벽, 처음으로 육지를 발견했다. 육지가 3km 앞에 나타난 것이다. 콜럼버스는 육지에 올라 이 땅을 ‘산 살바도르(구세주의 땅)’라고 불렀다.

새로운 발견과 창조에는 고통과 준비가 전제된다. 콜럼버스는 자신이 능숙한 선원이었으며, 항상 최신의 정보를 입수하고 최고의 학자에게 이를 확인하였다. 왕에게 머리 조아리고 아부를 잘 했고 선원들에게는 거짓말을 서슴지 않았다. 그렇게 10년 이상 준비를 하였던 것이다. 창조경제도 이렇게 이루어지는 것 아닐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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