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강한 삶] 미열에 허리 욱신∼ 알고보니 ‘척추결핵’

입력 2013-12-05 11: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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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열·전신피로 증상 감기 오인 잦아… 생후 1개월내 BCG주사로 예방

# 올해 43세 여성 김모씨. 그는 등이 바깥쪽으로 심하게 굽어 휠체어에서 생활하고 있다. 몇 개월 전부터 허리가 아프다 말기를 반복하더니 허리 통증이 어느 순간부터 좋아지지 않으면서 다리로 방사통이 생겼고, 다리 감각이 둔해지고 갑자기 마비가 됐다. 결핵을 앓은 적이 있던 그의 몸속에 잠복해 있던 결핵균이 면역력이 떨어진 틈을 타고 되살아나 척추에 침범해 결핵을 일으킨 것이다.

피카소의 두번째 아내였던 에바구엘은 결핵으로 사망했다. 피카소는 결핵이 전염될까 두려워 혼자 이사를 갔고, 별거 중에 다른 여자를 만났다.

과거 결핵은 걸리면 사망하는 질병이었다. 하지만 이제 결핵은 치료만 잘 받으면 완치가 가능한 질병이 됐다. 이같은 안이함 때문인지 모르지만 최근 결핵환자가 늘고 있다.

국내 결핵균 잠복 인구는 전체의 약 20%에 달하는 1500만명으로 추산된다. 결핵하면 폐결핵을 생각하기 쉽다. 하지만 뇌, 신장, 관절, 방광 등 다른 신체 부위로 전이되기도 하고 결핵균에 의해 척추가 감염되는 척추결핵이 발생하기도 한다.

◇단순 허리 통증이나 감기로 오인하기 쉬워 = 척추결핵은 결핵균이 일으키는 척추 만성염증 질환이다. 호흡기를 통해 들어온 결핵균이 폐 또는 주위 임파절에 잠복해 있다가 척추관절에 침입해 발병한다.

척추결핵은 식욕부진, 미열과 전신피로, 체중감소 증상을 수반한다. 환자들이 감기로 오인하는 이유다. 증상이 악화되면 허리통증이 심해지고, 근육 긴장이 나타난다. 적절한 진단과 치료없이 오랜시간 방치할 경우 다리 감각 저하, 근력 마비, 대소변 기능의 장애가 발생할 수도 있다.

◇하반신 마비까지 발생할 수 있어 = 결핵균은 약물치료로 박멸이 가능하다. 하지만 결핵에 대한 안이한 자세가 문제다. 결핵치료를 쉽게 여겨 안이하게 대처하다 병세를 키운다는 것이다.

결핵은 6개월 또는 그 이상 꾸준히 약을 먹기만 하면 완치가 가능하다. 하지만 다량의 약제를 장기 복용하는 점은 부담이다. 특히 소화장애, 복통 등의 부작용으로 환자가 임의로 복용을 중단할 경우 문제가 된다.

완치 전에 약 복용을 중단할 경우 결핵균의 내성만 강화된다. 결국 효과가 적고 부작용이 더 많은 2차 약을 장기간 투여하게 돼 완치 가능성은 줄고 사망하는 경우까지 생긴다.

한림대학교 강남성심병원 골관절센터 정국진 교수는 “척추 결핵은 증상이 서서히 진행돼 허리가 아픈 것 외에는 별다른 증세가 없다가 갑자기 심한 통증을 느껴 병원에 갈 때는 이미 상당히 진행돼 있는 경우가 대부분”이라며 “결핵균은 척추 디스크와 뼈를 녹여 파괴함으로써 척추를 관통하는 척추신경이 눌려 심한 경우에는 하반신 마비까지 발생할 수 있다”고 말했다.

◇면역력 강화·실내 환기로 예방 = 결핵은 제3군 법정 전염병이다. 결핵은 폐결핵 환자가 기침할 때 가래에 결핵균이 섞여나가 공기 중에 떠돌다 타인의 폐에 들어가면서 생긴다. 하지만 결핵균이 침입했다고 누구나 결핵에 걸리지는 않는다.

결핵균 감염 예방을 위해서는 평소 충분한 영양섭취와 정기적인 운동으로 면역력을 높이는 것이 중요하다. 또 결핵약을 복용한 지 2주가 되지 않은 환자와의 접촉을 피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결핵 예방주사인 BCG는 생후 한 달 만에 맞는 주사로, 작은 흉터를 남길 뿐 부작용은 적다. 결핵이 흔한 국내 사정상 반드시 접종해야 한다. 자외선의 살균효과 덕분에 바깥공기에는 결핵균이 들어있지 않으므로 실내공기를 자주 환기하는 것도 결핵을 예방하는 한 가지 방법이 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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