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맛집, 여기자가 간다] 진짜 메밀묵을 맛보고 싶다면 '순흥묵집'에 가보자!

입력 2013-12-03 18: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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맛집, 여기자가 간다

보통 맛을 표현하다 보면 과장된 표현을 하게된다.

"이런 진한 맛을 느낄 수 있다니!" "와우~ 정말 깊은 맛이 나요!" "재료의 향이 코를 찌르네요"

이런 표현을 차마 할 수 없는 집을 찾았다.

일단 첫 맛이 너무 심심하다. 진하고 강한 '사먹는 맛'에 길들여져 있는 7년 차 직장인의 입에는 너무 약한 맛이다.

사실 별 맛이 느껴지지 않았다. 맛집이라며?!

하지만 한 숟가락, 두 숟가락 먹을 때 마다 은은하게 퍼지는 메밀의 향을 느낄 수 있었고 한 그릇을 다 비웠을때 비로소 "아! 이게 메밀 맛이구나!"라는 감탄사를 내뱉었다.

그래서 이투데이 여기자들을 이끌고 순흥 전통 묵집을 찾았다.

겨울이면 생각나는 것이 추억의 소리가 있다.

"찹쌀떡~ 메밀묵~" 정겨운 이 소리에 다들 한 번쯤을 침을 삼켰을 것이다.

이 곳은 바로 그 추억의 메밀묵을 맛볼 수 있는 곳이다. 그것도 제대로 된 메밀묵을.

순흥 묵집의 가장 큰 특징은 손님들 앞에서 직접 묵을 쑨다는 것이다. 맛집을 표현하기해 더할 나위 없이 좋은 조건이다.

그러나 화려하게 치장된 TV 속 맛집의 모습에 피곤함을 느껴온 독자들에게 이 모습은 다소 작위적으로 느껴지기도 한다. 과연 '보여지는 모습 만큼이나 맛이 보장될 수 있을까?' 반감이 들기도 한다

의심의 눈초리를 거두고 음식을 시켰다.

이 집의 메뉴는 단 2가지다. 묵밥과 손두부.

주 메뉴는 묵밥이지만 손두부의 인기도 대단하다. 한정된 수량만을 판매하기 때문에 때를 놓치면 먹지 못하는 수가 생긴다.

'가는 날이 장날'이라고 기자들이 방문한 날 단체손님들이 몰려드는 바람에 손두부가 일찌감치 마감돼버렸다.

아쉬운 마음을 뒤로하고 묵밥을 시켰다.

메밀 묵밥은 멸치 육수를 기본으로 한다. 진하게 우려낸 멸치육수에 집간장으로 간을 한 것이 전부다.

이 때 간을 하는 집간장은 이 집의 주인장이 매년 직접 메주를 쑤어 담근다고 한다. 자극적인 맛은 없지만 깊은 맛이 있다.

때문에 서울에서 먹는 달달하고 새콤한 육수냉면 같은 묵밥 국물을 기대했다면 맛이 다소 심심하다는 느낌을 받을 수 있을 것이다.

진하게 우려낸 육수에 직접 만들었다는 메밀묵을 채썰어 넣는다. 그 위에 그 위에 잘게 다진 김치와 참기름, 깨소금을 얹었다.

같이 나오는 반찬은 역시 직접 담근다는 배추김치와 깍두기, 명태포다.

그 중에서도 입 맛을 당기는 것은 명태포다. 달달하고 매콤한 맛에 절로 손이 간다. 함께 나온 노란 좁쌀이 알알이 박혀 있는 조밥 한 숟갈에 명태포를 얹어 먹으면 별미다.

한 그룻 뚝딱, 금새 그릇들을 비웠다.

이제 평가의 시간이다.

▶문기자 ★★★☆

서울에서 먹었던 묵밥은 새콤달콤한 냉면 국물에 도토리묵을 넣은 것이었다. 맛은 있었지만 이게 묵밥인지 냉면국밥인지 헷갈렸던 기억이 있다.

순흥묵집의 묵밥을 맛보고 나서 묵밥의 맛에 대해 제대로 알게 됐다는 느낌을 받았다.

다소 약한 첫 맛 때문에 '밍밍하다'는 생각이 들기도 했지만 먹을 수록 우러나오는 감칠맛에 자꾸 숟가락을 들게 됐다.

무엇보다 좋았던 점은 먹고 난 뒤의 편안함이었다. 묵밥이 원래 속이 편한 음식이긴 하지만 유독 이 집의 묵밥은 먹고 난 뒤 개운하고 편한 느낌이었다.

간이 세지 않고 조미료가 들어가지 않았기 때문인 것 같다. 요즘 유행하는 '힐링'이라는 단어를 붙이고 싶은 음식이었다.

▶배기자 ★★★★

어렸을 적 엄마가 만들어주던 맛과 비슷했다. 추운 겨울 집에서 진하게 우려낸 멸치국물에 메밀묵을 채썰어 넣고 김장독에서 꺼낸 김장김치를 잘게 다져 올려주시던 그 맛이었다.

허름한 시골 맛집이 유명세를 탈 수 있었던 것도 바로 이런 추억의 맛을 그리워한 사람들 때문이 아니었을까 싶다.

손님이 많았던 탓에 서비스 측면에서는 아쉬움도 있었지만 제대로 된 한 끼를 먹었다는 생각이 든다.

▶박기자 ★★☆

가격 대비 다소 아쉬웠다. 자극적이지 않은 맛이 좋다는 평가도 있지만 나에게는 너무 심심한 맛이었다.

음식에는 포인트가 있어야 한다는 생각인데 이 음식은 시종 일관 '잔잔'했다.

밑반찬도 딱 집에서 먹을 수 있는 수준. 7000원이라는 가격을 생각했을 때 부족하다는 생각을 지울 수 없었다.

서비스도 부족했다. 단체 손님이 왔다고는 하지만 그건 주인이 해결해야 할 문제이지 손님이 그런 사정까지 고려해 줄 필요는 없다는 생각이다.

▶김기자 ★★★

묵밥을 먹었는데 가장 기억에 남는 음식은 '명태포'였다. 단 것을 좋아하는 어린이 입맛인 내게 묵밥은 이맛도 저맛도 아닌 밍밍한 국밥(?) 일 뿐.

취향의 문제겠지만 크게 인상적인 음식은 아니었다. 하지만 부모님을 모시고 오면 좋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일단 음식을 먹고 난 뒤 거북함이 전혀 없었기 때문.

소화가 잘 되는 메밀묵에 부드러운 국물이 어르신들에게 적합하다는 생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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