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하는 여성 시대의 명암] 정·재계 목소리 커졌지만… 갈 길 먼 女風당당

입력 2013-11-28 11: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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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각 나타내는 우먼파워, 지난달 50대 女 고용률 61.3% 사상 최고… “일자리 내실 빈약” 지적도

여성의 역할 강화와 사회 참여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 글로벌 시대 사회 각 분야에서 여성들의 사회적 지위와 영향력이 날로 높아짐에 따라 ‘여풍(女風)’이 불고 있다. 과거 가족 지킴이 역할이 중시됐던 여성들은 이제 각계각층에서 두각을 보이며 사회적 영역을 확장하고 있다.

2000년대 이후 여성들의 사회 참여율이 눈에 띄게 높아지면서 골드미스, 알파걸 등의 신조어가 등장했다. 골드미스(Gold Miss)는 30~40대 미혼 여성 중 학력이 높고 사회적, 경제적 여유를 가지고 있는 계층을 의미한다. 알파걸(Alpha Girl)은 엘리트집단 여성을 지칭하는 말로 운동, 리더십 등 다방면에서 남성보다 월등한 능력을 발휘하는 여성을 뜻한다.

성평등 수준이 진전되고 있지만 직장 내 승진 등 보이지 않는 유리천장은 여전히 극복해야 할 과제다. ‘글로벌 우먼파워’가 현대사회 아이콘으로 떠오른 만큼 아직 우리 사회의 병폐로 남아 있는 여성인권 문제와 여성들이 나아가야 할 방향을 짚어봤다.

◇공직사회 여성비율 증가 = 여성들의 정치 참여율은 꾸준히 증가 추세다. 19대 국회 및 지방 의회에서 당선된 여성 의원은 47명으로 총 300명 중 15.7%에 해당한다. 이 중 현재 남아 있는 여성 의원은 45명(15.0%). 17대 13.0%, 18대 13.7%였던 것과 비교하면 꾸준히 늘고 있는 셈. 하지만 여전히 선진국의 40% 수준에는 한참 못 미친다. 스웨덴과 노르웨이의 여성 의원 비율은 각각 44.7%, 39.6%다.

국가고시에서도 여성들이 두각을 나타낸 것은 꽤 오래된 일이다. 박근혜 대통령은 2017년까지 4급 이상 여성 공무원 비율을 15%로 늘리겠다고 공언했다. 때문에 여성이 공직사회에서 남성과 대등한 비율을 차지할 날이 머지않아 보인다.

서울시 여성 고위 공무원 비중도 늘었다. 2011년 말 17명에 그쳤던 4급 이상 여성 간부는 2년 새 27명으로 늘어 올해 총 238명 중 11.3%를 기록했다. 서울시도 지난해부터 5급 승진심사 때 동일조건일 경우 여성 공무원을 우선 고려하는 여성승진목표제를 시행 중이다.

이 외에도 서울시 투자·출연 기관 17곳의 임원과 이사회에서도 여성 임원 비율이 늘었다. 지난해 초 2명에 불과했던 여성 임원은 1년 6개월 동안 5명으로 증가했다. 지난해 말 44명이던 여성 이사 비율도 지난 6월 말 50명까지 확대됐다. 서울시는 내년 투자기관의 경영성과 평가 시 이사회의 여성 비율 증가 실적도 평가에 포함한다는 방침을 밝혔다.

박원순 서울시장은 “여성들이 사회 구성원으로서 존재감을 갖고 꿈과 희망을 펼칠 수 있는 여성의 삶을 바꾸는 첫 번째 시장이 되고자 체감형 정책들을 꾸준히 추진해 왔다”며 “그동안 한 자릿수에 그쳤던 시 투자, 출연기관의 여성 임원 비율을 지속적으로 확대해 유리천장을 깨고 실질적 성평등 정착이 이뤄질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50대 취업시장 여성이 주도 = 50대 취업자 상승을 이끈 주인공 역시 여성이다. 통계청에 따르면 지난달 50대 여성의 고용률은 61.3%로 1999년 집계 이후 최고치를 기록했다. 지난 2003년 51.8%에서 매년 꾸준히 증가하던 50대 여성의 고용률은 지난달 상승폭이 확대되면서 10년 만에 10%포인트가량 뛰었다. 노동시장 핵심 연령층이던 20~30대 청년층 일자리는 지난해 58.8%에서 지난달 57.7%로 낮아져 지지부진한 모습을 보였다.

산업별로는 보건업 및 사회복지 서비스업이 대부분을 차지했다. 지난해 6만~7만명에 불과했던 보건업 및 사회복지 서비스업은 올 들어 2배 이상인 15만명가량을 기록했다.

공공행정 및 국방·사회보장 행정 여성 인력도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3만~4만명가량 늘었다. 전통적으로 40~50대 여성의 일자리로 꼽혔던 숙박 및 음식업계 일자리 역시 꾸준하게 늘었지만 제조업 여성 일자리는 감소폭이 커졌다. 새 정부 들어 복지 정책에 힘이 실리면서 관련 일자리가 늘어난 것으로 분석된다.

종사자 지위별로도 다소 안정화됐다. 여성 상용근로자 증가율은 올해 전년 동기 대비 매달 20만명 안팎으로 늘고, 일용근로자와 고용원이 없는 영세 자영업자 수는 감소세를 보였다.

◇일자리 질적 수준 향상 ‘아직’ = 여성 일자리가 늘고 있지만 여전히 상당수 일자리가 저임금의 생계형 자영업 등 상대적으로 질 낮은 일자리에 치우쳐 있는 것은 문제점으로 지적된다. 이를 개선하기 위해 전문가들은 여성의 정치 참여 확대를 제도화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지적한다.

일각에서는 의정 활동에서 여성의 대표성 제고를 위한 여성분야 지원 조직 강화와 성평등 국회운영규정 신설 등의 국회법 개정이 시급하다고 목소리를 높이고 있다.

이인실 서강대 경제학과 교수는 “통계적으로는 여성의 진출이 늘어났지만 내실은 질 낮은 일자리가 대부분을 차지하고 있는 것이 현실”이라며 “사회가 여성 노동력을 활용하지 않으면 국가의 잠재성장에도 심각한 문제가 발생한다”고 말했다.

또 여성 스스로의 노력이 무엇보다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이 교수는 “경력단절 여성에 대한 지원 등 제도적 문제 못지않게 심각한 것은 문화적 문제다. 아직도 기업에서는 여성 상사와 일하는 것을 불편해하는 문화가 존재한다”며 “여성 스스로도 남성 못지않은 사회력을 키워 나가려고 노력해야 지금의 갈등구조를 극복할 수 있다. 여성이 아닌 사회 구성원으로서 주어진 역할에 책임감을 갖고 자신의 일에 끝까지 도전하라”고 조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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