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지표의 역설…‘펀더멘털’ 함정 빠질라

입력 2013-11-04 08: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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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상수지 흑자폭 커진만큼 환율압박 커져…저물가는 총수요 부진의 반사효과

최근 발표된 경제지표를 보면 한국경제는 튼튼한 펀더멘털을 기반으로 ‘순항’ 중이다. 경제성장률은 2분기 연속 1%대를 웃돌고 있다. 20개월째 경상수지 흑자를 이어가면서 수출은 월 500억 달러 초과라는 사상 최대 실적을 달성했다. 물가상승률은 14년 만에 가장 낮은 수준으로 떨어졌다. 국제통화기금(IMF)도 내년 우리나라의 경제성장률 전망치를 종전과 같은 3.7%로 유지, 회복세가 가속화될 것이라 내다봤다.

하지만 이같은 경제지표의 호조세 이면에 가려진 어두운 그림자도 적지 않다. 경상수지 흑자폭이 커진만큼 미국의 환율압박은 커지고 있으며 저물가 기조는 총 수요 부진의 반사효과가 큰 탓에 디플레이션 위험도 잠복해 있는 상황이다.

4일 기획재정부 등에 따르면 IMF 연례협의단은 지난 1일 발표한 연례협의 결과에서 “한국경제는 최근 시장혼란을 잘 극복했으며 우수한 펀더멘털과 뛰어난 정책입안 능력을 바탕으로 글로벌 경제회복에 따른 수혜를 누릴 수 있는 입지를 구축했다”며 “견고한 기초여건을 바탕으로 완만한 경제회복을 하고 있다고 평가했다. 올해 성장률 전망은 지난 4월 발표한대로 2.8%로 반등하고 내년에도 3.7%의 성장률을 달성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수출은 5.5% 성장해 경상수지가 처음으로 GDP의 5%에 다다를 것이라고 예상했다.

실제 수치상 한국 경제는 본격적인 회복 모드에 진입했다는 분석이 많다. 같은 날 산업통상자원부는 10월 수출액은 505억 달러로 월 수출액 사상 최대치를 경신했다고 발표했다. 앞서 9월 경상수지 흑자액은 65억7000만 달러를 기록, 2012년 2월(5억6000만 달러) 이후 20개월째 흑자행진을 이어갔다. 물가도 안정세를 보이고 있다. 10월 소비자물가 상승률은 0.7%로 두달 째 0%대를 이어가며 1999년 7월 이후 14년만에 최저 수준을 나타냈다.

하지만 IMF는 전반적인 우리 경제 체질은 견고하지만 구조개혁이 없다면 단기적으로 일부 가계 및 기업의 과도한 부채로 인해 내수 회복 모멘텀은 상대적으로 약세를 유지할 수 있다는 경고장을 던졌다. 이에 정책의 우선순위로 내수진작을 위한 경기부양책 추진과 가계소득의 증가를 꼽았다. 수출 제조업에만 의존하는 현 경제구조가 지속된다면 한국의 성장 전망을 하향 조정할 수도 있다는 우려에서다.

전문가들도 최근의 경상수지 흑자 폭의 과도한 확대는 원화가치를 둘러싼 국제통화 갈등으로 이어져 수출 회복에 오히려 장애로 작용할 수도 있다고 목소리를 높인다. 미국 재무부에 이어 IMF도 이번 연례협의 결과 원화 환율이 여전히 저평가됐다며 환율 압박을 강화했다. 이는 환율이 더 떨어져야(원화 절상) 한다는 의미로 한국 수출기업에겐 압박 요소로 작용할 수 밖에 없다.

경기가 어려운데 물가라도 안정돼 있는 게 다행이라는 시각도 있지만 저물가가 총수요 부진에 따른 영향을 일부 반영한다는 점을 감안하면 걱정이다. 최근 성장률이 올라도 물가가 떨어지는 이른바 디스인플레이션 현상이 고착화될 수 있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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