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형제들의 주식전쟁]효성, ‘지분 보유’ 보다는 ‘경영 능력’후계구도 조현준·현상 2파전

입력 2013-10-01 10:38 수정 2013-10-01 15: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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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 초 차남 조현문 前 부사장 경영 손 떼… 장내 주식 계속 매입하며 ‘엎치락 뒤치락’

“능력있는 자식에게 후계 자리를 물려주겠다“

효성의 조석래 회장은 습관처럼 후계자의 ‘능력’을 강조해 왔다. 지분보다는 경영능력을 더 중요한 판단 근거로 삼겠다는 의지의 표현이다.

하지만 최근 조 회장의 두 아들인 현준, 현상 형제가 앞다퉈 효성 지분을 매입하면서 후계구도에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때문에 업계에서는 지분이 후일 후계구도 형성에 영향을 미치는 것 아니냐는 전망도 제기되는 실정이다.

이같은 지분경쟁은 올해 초 조석래 회장의 차남 조현문 전 부사장이 경영 일선에서 손을 떼면서 지분경쟁이 벌어졌다.

하지만 이에 앞서 효성가 형제들의 지분 경쟁이 본격화된 것은 지난 2011년 중반이다. 2011년 6월까지만 해도 조현준 사장이 6.94%, 차남인 조현문 전 부사장이 7.18%, 조현상 부사장이 6.79%로 형제들 가운데 조현문 전 부사장이 가장 많았다.

그러나 본격 경쟁이 벌어지기 시작한 것은 조현문 전 부사장은 지난 2월 갑작스럽게 경영 일선에서 손을 떼면서 후계자 경쟁이 3파전에서 2파전으로 좁혀지면서다. 조현문 전 부사장이 그룹을 떠난 후에도 지분 경쟁은 가속화됐다. 장내에서 주식을 계속 매입하면서 조현상 부사장의 지분은 지난 3월 조현준 사장보다 1%포인트 이상 높아졌다. 그러자 곧이어 조현준 사장이 장내매수를 시작했고 지분율은 역전됐다.

지분 경쟁은 엎치락뒤치락하다 최근 첫째아들인 조현준 사장이 우위를 점하는 양상을 보이고 있다. 조현준 사장은 지배회사 효성 주식을 담보로 돈을 빌린 뒤 다시 이 회사 주식을 매집해 3남 조현상 부사장을 제치고 2대주주로 올라섰다.

지난 26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조 사장은 이달 23일 효성ITX 지분 434만9000주(발행주식 대비 37.63%) 가운데 6.66%에 해당하는 28만9470주를 담보로 삼성증권에서 대출을 받았다.

조 사장은 같은 날 역시 삼성증권에서 카프로 지분 91만6546주(2.29%) 가운데 95%에 달하는 86만6590주를 담보로 돈을 빌렸다.

이번 차입은 조 사장이 연초 7% 남짓에 불과했던 효성 지분을 8월 말 9.14%로 확대, 2대주주로 올라선 데 이어 이뤄진 것이다. 같은 기간 조 사장이 보유한 효성 지분 가운데 차입 담보로 잡힌 물량도 잇단 금융권 대출로 220만주 남짓에서 280만주 이상으로 늘었다.

조 부사장 또한 이 기간 차입을 확대하며 효성 지분을 7.90%에서 8.76%로 늘렸지만 조 사장에 0.38%포인트 차로 밀려 2대주주에서 3대주주로 내려앉았다.

문제는 두 형제의 지분 매입 자금이 대부분 차입금이라는 점이다. 조현준 사장은 주식 매입을 위해 효성, 카프로 주식을 담보로 올해 들어서만 400억원 가까이 빌렸고, 조현문 부사장도 지분 취득을 위한 주식담보 대출이 크게 늘었다.

효성 주가가 급락해 담보 가치가 떨어지면 추가 담보가 필요하거나 채권자가 반대매매에 나설 위험이 있다. 보유주식 중 담보로 잡혀 있는 주식의 비중은 조현준 사장은 90%대, 조현상 부사장은 70%를 넘어선다.

하지만 효성측은 “두 경영인은 주가가 저평가됐다고 판단할 때마다 주식을 매입해 왔다”며 후계자 경쟁설을 경계했다.

때문에 관련 업계에서는 지분율도 중요하지만 조현문 전 부사장이 내려 놓고 떠나 현재 공석인 중공업 PG장에 두 아들 중 한 명이 임명된다면 그 사람이 후계구도에 유리한 지점을 차지할 것으로 보고 있다.

효성의 주요 3개 제조업 부문 중 유일하게 공석으로 비어 있는 자리고 최근 겨우 흑자로 전환한 사업부를 맡아 안정된 흑자체제를 구축한다면 경영 능력을 입증하는 최고의 자리가 될 수 있기 때문이다.

하지만 중공업 PG장은 후계구도에서 앞서 나갈 수 있는 최적의 자리임엔 분명하지만 적자인 사업부를 맡아 가시적인 성과를 내지 못한다면 독이 든 성배가 될 수도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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