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기아차, 사상 최대규모 리콜…뭐가 문제?

입력 2013-09-25 16: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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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기아자동차가 쏘나타 등 15종의 차량 66만2천519대를 리콜(시정조치)하기로 하면서 '품질의 위기'를 맞는 것 아니냐는 우려가 나온다.

일본의 도요타가 2010년 가속페달 결함으로 전 세계적으로 대규모 리콜을 하면서 브랜드 이미지 추락과 위기를 겪은 전철을 현대·기아차도 답습하는 것 아니냐는 것이다.

이번 리콜은 국내에서 단일 결함으로 인한 리콜로는 사상 최대 규모다. 단일 차종에 대한 리콜로는 2003년 아반떼가 브레이크호스 결함으로 23만대를 리콜한 것이 가장 규모가 컸다.

물론 이번 리콜은 도요타와 달리 현대·기아차가 먼저 나선 자발적 리콜이고, 실제 교통사고로 이어진 사례가 보고된 바 없어 도요타의 리콜 사태와는 성격이 다르다.

◇ 뭐가 문제인가

리콜의 원인은 '브레이크 스위치 접촉 불량'이다. 이는 브레이크 기능의 이상과는 다른 것이다. 다시 말해 브레이크는 정상적으로 작동하지만 이와 연동된 다른 전자장치 부품에 문제가 있다는 얘기다.

브레이크를 밟으면 이를 전자적으로 감지해 브레이크등(燈)에 불이 켜지도록 전기신호를 보내주는 스위치가 정상적으로 작동하지 않을 수 있다는 것이다.

문제는 이 스위치가 브레이크등과만 연동돼 있는 게 아니라 시동 버튼, 정속주행장치(크루즈 컨트롤), 차체자세제어장치(각 바퀴의 제동력이나 엔진출력을 제어하여 차량이 흔들리지 않게 차체를 바로잡아 안전성을 확보하는 장치)와도 맞물려 있다는 점이다.

브레이크를 밟으면 이 스위치가 작동해 크루즈 컨트롤 기능이 해제되고, 차체자세제어장치가 작동돼야 하는데 그러지 않을 개연성도 있다는 것이 리콜의 사유다.

이 때문에 이번에 리콜 대상이 된 차량도 버튼형 시동 방식으로 제작된 차로 국한됐다. 버튼형 시동 차량은 자동차열쇠를 꽂아 시동을 거는 차량과 달리 브레이크를 밟은 상태에서만 시동이 걸리는데 스위치 결함으로 이따금 시동이 걸리지 않는 불량이 발생할 수 있다는 것이다.

물론 이런 장치들이 실제 문제를 일으켜 교통사고가 발생했다거나 이와 관련한 불만이 접수된 사례는 없다고 현대·기아차는 설명한다.

만에 하나라도 있을지 모를 가능성에 대비해 자발적으로 수리를 하겠다고 나선 것이다.

애초 4월 이 문제가 불거진 것도 현대·기아차의 자발적 신고에 따른 것이었다.

다만 리콜 대상이 4월 당시 승용차 6개 차종 16만2천509대에서 4배 가까운 66만여대로 확대된 것은, 해당 부품이 적용된 다른 차종으로 조사를 확대한 결과 다른 차에서도 문제가 있을 수 있다는 판단에 따른 것이라고 현대·기아차는 설명했다.

리콜 대상 차의 소유주에게는 현대·기아차에서 우편이나 전화, 문자메시지 등으로 통지해준다.

◇ 잇단 악재…품질 위기 오나

국내에서 단일 결함으로 인한 리콜로는 사상 최대이고 해외에서도 국가별로 리콜 규모가 확대될 수 있다는 점 등을 감안하면 이번 리콜을 대수롭지 않은 일로 여기긴 어렵다.

미국, 중국, 브라질 등 다른 나라에서의 리콜은 해당국 정부가 자체 조사·판단을 거쳐 규모 등을 결정한다.

현대·기아차는 리콜 조치와 관련해 1분기에 1천300여억원을 충당금으로 쌓아뒀다. 이번 리콜로 교환해야 하는 부품 단가가 싸기 때문에 큰 부담은 되지 않는다는 게 현대·기아차의 입장이지만 리콜 범위가 확대되면 추가로 부담이 늘어날 수 있다.

여기에 최근 현대차는 싼타페와 그랜저, 아반떼 등에서 물이 샌다는 누수 논란이 불거지며 품질에 대한 우려가 제기된 바 있다.

노조 파업에 따른 공급 차질이 큰 몫을 했다고는 하지만 8월에는 현대·기아차의 내수시장 점유율이 5년 만에 60%대로 떨어지기도 했다. 2009년 6월 80.4%로 정점을 찍기도 했던 내수시장 점유율이 8월엔 69.1%를 기록한 것이다.

올해 들어 1∼8월 누적 점유율도 66.3%로 2008년 이후 처음 70%선이 깨졌다. 노조 파업에 따른 공급 차질에 수입차의 내수시장 잠식이 포개진 결과다.

대규모 리콜은 정몽구 회장이 강조하는 경영 방침과도 상충된다. 정 회장은 올해 들어 '품질 혁신을 통해 질적 성장과 내실 경영을 다지자'는 메시지를 꾸준히 강조하고 있다.

현대차 관계자는 "이번 리콜은 혹시라도 있을 위험을 대비하는 차원에서 자발적으로 시행한 것"이라며 "글로벌 자동차제조업체로서 품질 관리를 더 엄격하게 해나가겠다는 차원"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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