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문기 미래부 장관 창조경제의 실체 들여다보기[김광일의 후폭풍]

입력 2013-08-28 11: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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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즘 미래창조과학부가 사면초가 입니다. 언론은 물론 청와대, 정치권 등 어디 하나 우호적인 시선을 보내는 데가 없는 듯 합니다.

미래부와 최 장관을 바라보는 언론의 시각은 갈수록 싸늘해지고 있습니다.

결국, 창조경제를 걱정하는 사람들의 눈은 자연스레 최문기 미래부 장관으로 향하고 있습니다. 최 장관이 처한 상황은 현재 매우 미묘합니다.

최 장관은 박근혜 정부 핵심인 창조경제 전담부처 수장으로 취임한 지 불과 4개월여 만에 최대 위기를 맞고 있습니다.

어쩌면 장관이 바뀔지도 모른다는 교체설까지 나돌고 있는 상황입니다. 이 때문에 미래부는 정권 초기 한창 힘쓸 시기임에도 불구하고, 파워는 커녕 유례없는 '관망모드'가 이어지는 분위기입니다. 업자도 공무원도 으싸으싸 '뭔가 같이 해보자'가 아니고, 일단 지켜보자는 투입니다.

불법보조금에 대한 수십,수백억원의 과징금을 물리고,영업정지 조치를 내리는 규제나 황금주파수 경매 정책을 받아들이는 이통 3사의 자세는 결코 미래부에 협조적인 톤이 아닙니다. 정권 초기임에도 불구하고 정부를 의식하거나, 또한 크게 기대를 하지 않는 분위기인 거죠.

최 장관은 취임 초부터 모양새가 그리 좋지 않았습니다. 박 대통령이 무척이나 자랑했던 알카텔 루슨트 벨연구소 사장출신인 김종훈 전 미래부장관 내정자가 1순위였죠. 최 장관의 경우 김 전 내정자가 이런저런 언론의 검증으로 낙마하자, 대타로 발탁된 차선책이었던 거죠.

김종훈 내정자를 겨냥해 해외파로 진용을 갖췄던 최순홍 전 청와대 미래전략수석 역시 최 장관과는 코드가 다른 인사였습니다.

이래저래 모양새 빠진 상태였지만 최 장관이 이렇듯 빨리 단명 장관 예상 리스트에 오른 것은 전혀 예상치 못한 수순이었습니다.

최문기 장관에 대한 업계나 공무원들의 반응은 딱 한마디 입니다.

"양(승택) 장관과 똑같습니다" 양승택 전 정통부장관은 2001년 김대중 정권 시절, 미래부산하 기관인 한국전자통신연구원(ETRI) 원장재직 중 전격 발탁된 케이스입니다.

최 장관도 ETRI 원장재직 중 장관에 발탁됐으니, 똑 같은 경우죠. 물론 똑같다는 것은 직책이 원장에서 장관으로 바뀐 것만 언급한 게 아닌 뉘앙스 입니다.

한마디로 을의 위치에서 갑짜기 장관이 돼 "어리버리 한 게 똑같다"는 반응이 주류를 이룹니다.

통신업계나 공무원사회에서 평가하는 '어리버리'에 담긴 함축적 의미는 업무장악력, 조직장악력,추진력 등등에서 '수준급'은 아니라는 의미를 담고 있습니다.

예산과 인사권을 쥐고있는 중앙부처에 머리를 조아리며 한평생 살아온 산하 출연연구기관 단체장이 하루아침에 갑의 위치에 있던 중앙부처 장관으로 발탁됐으니 공무원들은 그야말로 좌불안석일수 밖에 없습니다.

문제는 어제까지 큰소리치던 갑질 공무원 입장에서 을,병의 위치에 있던 단체장을 쉽사리 장관으로 받아들이지 못하는 체질적 거부감이 엄연히 존재한다는 사실입니다.

현실은 어쩔수 없지만, 본능적으로 상관이라는 사실을 100% 받아들이지 못하는 어정쩡한 스탠스가 정서적으로 존재하는 것입니다.

이는 곧바로 조직장악력으로 이어집니다. 물론 조직장악력이 뛰어난 경우, 공무원들은 곧바로 순응합니다.

통제를 받던 산하단체장이 예산과 인사권을 쥐고있던 시어머니 같던 중앙부처의 장관으로 취임하면 사실 어리버리할 수밖에 없습니다.

왜냐하면 갑을관계가 곧바로 적응하지 쉽지 않고, 수십,수백조 예산규모와 정책,그리고 녹록치 않은 공무원조직 장악 등등이 그리 호락호락하지 않기 때문입니다.

연구기관의 연구과제 수행과 중앙부처 정책수립 집행 매커니즘 또한 완전히 다르기 때문에 업무장악력 역시 곧바로 발휘하기 힘든 구조입니다.

장관이라고 명석한 공무원들의 정치적 감각과 복잡다단한 정책적 속셈을 쉽게 간파하기 어렵기 때문입니다.

명문대 교수출신, 산하단체장 출신 장관들이 숱하게 공무원들에게 휘둘리고 자리만 지키다 낙마한 경우는 정말 비일비재합니다.

공직사회에서 '어리버리한' 상관은 그저 대충대충 묻어 넘어가고 있다는 의미이기도 합니다.

문제는 창조경제를 창출해내기 위해서는 파격적인 정책과 함께 리스크를 안고 강렬하게 뭔가를 밀어부쳐야만 한다는 사실입니다.

최문기 장관이 진대제 전 정보통신부장관과 자주 비교되는 것은 이 때문입니다. 진 전장관에 대한 평가는 사실 엇갈리 게 사실입니다.

노무현정권 정통부장관을 지낸 진대제 전 삼성전자 사장이 장관취임과 동시에 강렬한 카리스마로 순식간에 조직을 휘어잡았던 조직장악력은 단연 비교되는 대목입니다.

또 기존과 차별화한 정책을 만들어 일사분란하게 밀어부치고 대국민 홍보에 전력투구하며 정책을 널리 알린 능력 또한 평가를 받고 있죠.

진대제가 장관으로 취임하자마자 정통부 감사팀을 삼성전자 감사팀에 파견해 교육시킨 사실은 유명한 일화입니다.

살벌하기로 유명한 삼성그룹 감사팀에서 교육을 받고왔다는 사실만으로도 정통부 공무원들은 초긴장 상태가 됐죠.

비리와 루머만으로도 인사조치를 할수 있다는 소문이 파다하게 퍼지면서 공무원들은 일순 '얼음'분위기였죠. 진 전장관 재직시 삼성그룹식 업무스타일을 반영, 당시 정통부 공무원들은 정말 힘들었다며 진저리를 칩니다.

진대제 전 장관은 강한 조직장악력과 선동적인 정책기획력을 통해 노무현 전 대통령으로부터 대통령 업무보고 1등 장관이란 평가를 받곤 했습니다.

최문기 장관취임후 미래부 공무원들이 바짝 긴장했더거나, "일이 정말 산더미처럼 늘었다", "무지 힘들다" 는 언론보도는 아직 없는 듯합니다.

전체적으로 "운좋게 취임했고, 적당히 수행한 후 지나갈 장관"쯤으로 평가하는 분위기 입니다.

공무원출신 장관이 오면 공무원들은 엄청나게 챙깁니다. '한식구'라는 강한 연대감 때문이죠. 그들은 '한식구와 지나가는 손님'은 본능적으로 판별하죠.

때문에 현 정권과 국민들이 기대하는 창조경제의 깃발은 많은 시간을 필요할 것으로 판단됩니다.

최 장관은 여전히 숱한 행사와 강연으로 한주 일정을 빼곡히 채우고 있습니다. 어디하나 창조경제 정책을 위한 신선한 브레인스토밍이나 새로운 정책을 내놓는 성과물은 눈을 씻고 찾아봐도 접하기 힘든 상황입니다.

그저 우체국에 무한상상실을 만들어 개소했다, 창조펀드를 만들어 지원한다, 창업지원센터에 대한 지원을 더 늘린다는 정도입니다.

공무원조직에 대한 평가중 최악은 "되는 것도 없고,안되는 것도 없다"입니다.현재 미래부 분위기는 뭔가 팍팍된다는 것보다는 "되는 것도,안되는 것도 없는" 최악의 상황으로 치닫는 분위기 입니다.

최문기 장관이 장관실 문을 걸어 잠그고, 국내외 정책을 파고들어, 섭렵하고, 외부 최고의 ICT산업 브레인과 국내외 전문가를 만나며 귀동냥해야 한다는 전문가들의 지적은 그래서 설득력이 있어 보입니다.

최 장관은 이를 토대로 박근혜정부가 원하는 창조경제의 토양과 새싹 스타트업 기업들이 부글부글 끓어오르는 생태계를 조성할수 있는 정책들을 토해내야 합니다.

그저 여기저기 얼굴비추고, 영혼없는 강연과 테이프커팅후 한마디 말씀으로는 창조경제가 결코 만들어지지 않기 때문입니다.

창조경제를 위해 최 장관은 해외시장에서 몇조원의 매출을 올리는 빅가이 벤처기업가들의 성공 매커니즘을 다시금 들여다보는 것도 도움이 될 듯합니다.

핵심은 그들이 몸담고 있는 시장과 산업에 대해 가장 많이 알고 있다는 사실입니다. 그리고 성공할 때까지 포기하지 않고 밀어부치는 완력입니다.

정책 우선순위와 조직장악, 그리고 물불가리지 않고 밀어부치는 완력, 지금 최문기 장관에게 필요한 3가지 덕목입니다.

지금 시장이 최 장관에게 강렬한 빨간색 메시지를 보내는 이유는 아마도 이런 안팎의 여론 때문일 것입니다. 이래저래 청와대의 고민이 깊어질 듯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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