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일 기록적인 폭우가 쏟어지면서 대규모 방류로 인해 한강 수위가 급격히 상승했음에도 한강과 연결된 곳에서 공사를 강행해 이같은 참사를 불러 일으켰기 때문이다.
사고는 한강 수위 상승으로 인해 물 유입 차단막이 파손되면서 발생 했지만 위험은 충분히 예상됐었다. 공사를 강행한 시공사와 이 공사를 발주처이면서 관리·감독에 책임이 있는 서울시가 도마위에 올랐다.
시공사 측은 "물막이 시설을 설치해놓았기 때문에 문제가 없을 줄 알았다"는 입장을 밝혔다.
이날 박원순 서울시장도 사고 현장에 늦게 도착한 것도 논란이 됐다. 실제 사고 발생 30분이 지난 당일 오후 5시 30분께 문승국 서울시 제2부시장이 현장에 도착했지만 박 시장은 만찬 일정 등이 끝난 오후 10시 40분께 모습을 나타냈다.
이날 사고현장에서 사건은 브리핑 한 소방당국에 따르면 사고가 난 작업장 구조는 노량진 배수지 밑으로 뚫려 있는 폭 12m, 깊이 48m의 원통형 전진기지와 전진기지에서 지하로 1.4㎞ 길이로 이어지는 높이 2.2m의 터널, 터널에서 다시 지상으로 향하는 도달기지 등 'ㄷ'모양으로 이뤄져 있다.
상수도관 끝 부분에 설치된 철문이 갑자기 유입된 한강물의 압력을 이기지 못하고 부서지면서 이같은 변을 당하게 됐다는 것이 소방당국의 의견이다.
현장에는 위험 상황 시 타고 올라올 수 있도록 수직 시설이 설치돼 있었지만 무용지물이었다.
이날 한강 상류에서 유입되는 수량이 증가하자 팔당댐은 오후 1시 30분께 방류량을 초당 5000~8000t에서 1만2000t으로 늘렸다. 그렇다면 주변에서 이뤄지고 있는 공사에 대해서도 안전 조치를 취했어야 하는 상황이었다.
하지만 공사를 강행한 시공사 ㈜천호건설과 하도급 업체 ㈜동아지질, 이 공사를 관리 감독해야 할 서울시 중 누구도 한강 수위를 확인하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지하 작업 현장에 비상인터폰이 설치돼 있어 근로자들을 철수시킬 수 있었지만 공사를 강행했다.
사고 당일 오전 서울시 상수도본부 측은 안전 철저 지시를 했으나 건화 측은 현장을 확인했다면서 유선상으로 비 피해 상황이 없으니 문제가 없다고 보고했던 것으로 전해졌다.
서울 동작소방서 관계자는 "공사 현장 인부나 담당자 모두 팔당댐 방류나 한강 수위 상승과 관련해 어떤 연락도 받지 못했던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