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웹툰의 모든 것]모니터 넘어 스크린·안방까지… 웹툰의 진화

입력 2013-06-14 11:33
  • 가장작게

  • 작게

  • 기본

  • 크게

  • 가장크게

영화·드라마 제작 열풍, 강풀·윤태호 작가 작품 영화화

▲수많은 네티즌들의 선택을 받은 웹툰은 최소한 ‘흥행쪽박’을 면할 수 있는 안정적인 소재이다. 하지만 2D 공간의 그림을 스크린으로 구현하는 작업은 쉽지 않다. 사진은 왼쪽부터 차례대로‘이끼’, ‘26년’, ‘이웃사람’의 한 장면.

스마트폰 가입자 4000만명 시대를 향해 가면서 웹툰은 가장 각광받는 문화 콘텐츠 중 하나가 됐다. 소설이나 만화 못지않게 다양한 웹툰들이 스크린과 브라운관으로 옮겨지며 ‘원 소스 멀티 유즈(One Source Multi Use·하나의 콘텐츠를 다양한 방식으로 판매해 부가가치를 극대화하는 방식)’ 선두주자로 떠올랐다. 이제 네티즌들은 웹툰을 보면서 자연스럽게 영상으로 구현된 장면을 상상하곤 한다.

가장 많은 작품이 영화화·드라마화된 작가는 강풀이다. 탁월한 스토리텔링이 강점인 강풀의 인기 웹툰 ‘이웃사람’, ‘26년’, ‘순정만화’, ‘바보’, ‘아파트’ 등은 스크린으로 옮겨졌다. 노년의 아름다운 사랑 이야기를 그린 ‘그대를 사랑합니다’는 영화와 드라마는 물론 연극으로도 만들어져 많은 이들에게 감동을 선사했다.

강풀의 작품 중 가장 많은 관객이 든 것은 지난해 11월 개봉한 진구와 한혜진 주연의 ‘26년’이다. 광주민주화운동이란 민감한 소재로 연재 당시 큰 반향을 불러일으켰던 이 작품은 296만 관객(영화진흥위원회 공식 통계 기준)의 선택을 받았으며 212억원의 누적 매출액을 올렸다.

가슴 간질거리는 사랑 이야기부터 공포, 사회 문제까지 강풀의 작품은 다채로운 스펙트럼을 자랑하지만 소위 말하는 ‘대박’ 영화가 없다는 점이 특징이다. ‘아파트’와 ‘순정만화’, ‘바보’는 100만 관객을 넘지 못했고, ‘그대를 사랑합니다’는 164만명, ‘이웃사람’은 243만명에 그쳤다. 웹툰이 불러온 뜨거운 반응과 영화화에 대한 기대에 비하면 아쉬운 성적이다.

윤태호 작가의 동명 웹툰을 원작으로 한 강우석 감독의 ‘이끼’는 340만 관객의 선택을 받으며 선전했다. 당시 경쟁작은 크리스토퍼 놀란 감독의 ‘인셉션’이었다. 정재영, 박해일, 유준상, 유선, 허준호, 유해진 등 연기파 배우들이 대거 등장한 ‘이끼’는 순제작비 60여억원이 투입된 작품이다. 강우석 감독은 지난 4월 ‘전설의 주먹’을 야심차게 내놨지만 174만 관객에 만족해야 했다.

웹툰 원작 영화가 원작을 뛰어넘는 성공을 거두기란 어려운 일이다. 원작 팬들의 기대와 원작을 보지 않은 관객의 기대를 동시에 충족시키는 일이 쉽지 않기 때문이다. 긴 이야기를 두 시간으로 압축하는 어려움과 2D 공간에서 펼쳐지던 이야기를 3D 공간으로 옮겨왔을 때 생기는 괴리감도 극복해야 할 부분이다.

이런 가운데 Hun의 ‘은밀하게 위대하게’가 웹툰 원작 영화의 새 역사를 쓰고 있다. ‘은밀하게 위대하게’는 지난 5일 개봉 첫날 49만8284명을 동원하며 지난해 ‘도둑들’이 세운 한국영화 개봉 첫날 역대 최다 관객 기록을 깼다. 이어 ‘괴물’을 제치고 역대 개봉작 중 최단기간(36시간)에 100만 관객을 돌파했을 뿐만 아니라 개봉 이틀째인 6일 하루에만 91만9046명이 들어 한국영화 일일 최다관객수를 기록했다.

김수현이 주연을 맡은 ‘은밀하게 위대하게’는 개봉 전부터 많은 화제를 모았다. 누적 조회 수 4000만 건을 넘어선 이 작품은 2만:1의 경쟁률을 뚫고 남파된 북한의 엘리트 간첩 원류환(김수현)이 동네 바보로 위장하고 달동네에 살게 되면서 벌어지는 이야기를 담았다.

오동진 영화평론가는 웹툰 원작 영화가 활발하게 제작되는 이유에 대해 “영화의 주요 관객층인 젊은 세대가 웹툰을 많이 보기 때문에 웹툰은 관객을 모을 수 있는 가장 안정적 소스 중 하나”라고 설명했다. 또한 “영화가 컷의 예술인 것처럼 웹툰도 컷 분할이 이미 이뤄져 있다”며 “콘티화돼 있어서 스크린으로 옮기기 용이하다”고 덧붙였다.

한편 드라마화된 웹툰은 원수연의 ‘메리는 외박중’, 유현숙의 ‘이웃집 꽃미남’(원제 ‘나는 매일 그를 훔쳐본다’) 등이 있다. 수많은 웹툰이 끊임없이 영화화되고 있는 것에 비하면 아직 시작 단계다. 하지만 높은 기대 속에 드라마화를 추진하고 있는 기안84의 ‘패션왕’, 만화 ‘궁’으로 큰 성공을 거둔 김소희 작가의 웹툰 ‘살롱H’ 등 다양한 작품이 안방극장에 펼쳐질 예정이다.

그러나 막상 웹툰 작가들이 받는 판권료는 생각만큼 많지 않다. 억원대의 판권료를 받는 경우도 있지만 극소수이고 보통 2000만~3000만원 선에 그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그나마 최근에는 판권 매매를 대행하는 업체가 생기면서 판권료가 6000만~7000만원 선까지 오르기도 했다.

  • 좋아요0
  • 화나요0
  • 슬퍼요0
  • 추가취재 원해요0

주요 뉴스

  • ‘성심당 대전역점’이 없어진다고?…빵 사던 환승객들 ‘절망’ [해시태그]
  • 하이브 “민희진, 두나무·네이버 고위직 접촉…언제든 해임 가능”
  • 다꾸? 이젠 백꾸·신꾸까지…유행 넘어선 '꾸밈의 미학' [솔드아웃]
  • "깜빡했어요" 안 통한다…20일부터 병원·약국 갈 땐 '이것' 꼭 챙겨야 [이슈크래커]
  • 송다은, 갑작스러운 BTS 지민 폭주 게시글…또 열애설 터졌다
  • '1분기 실적 희비' 손보사에 '득' 된 IFRS17 생보사엔 '독' 됐다
  • “탄핵 안 되니 개헌?”...군불만 때는 巨野
  • AI 챗봇과 연애한다...“가끔 인공지능이란 사실도 잊어”
  • 오늘의 상승종목

  • 05.17 장종료

실시간 암호화폐 시세

  • 종목
  • 현재가(원)
  • 변동률
    • 비트코인
    • 92,695,000
    • +2.26%
    • 이더리움
    • 4,300,000
    • +5.11%
    • 비트코인 캐시
    • 671,000
    • +8.75%
    • 리플
    • 724
    • +1.12%
    • 솔라나
    • 239,900
    • +7.29%
    • 에이다
    • 667
    • +4.55%
    • 이오스
    • 1,140
    • +2.43%
    • 트론
    • 173
    • -0.57%
    • 스텔라루멘
    • 150
    • +1.35%
    • 비트코인에스브이
    • 92,200
    • +7.08%
    • 체인링크
    • 22,420
    • +2.66%
    • 샌드박스
    • 621
    • +3.16%
* 24시간 변동률 기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