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정으로 얼룩진 新아메리칸드림, 'SAT'-3] 미국으로 무대 옮긴 '입시경쟁' 폐해

입력 2013-05-03 17: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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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시애틀 한인 커뮤니티)

'나라 망신' 미국 대학입학 자격시험 ‘SAT’ 문제 유출 사태는 한국의 과도한 입시경쟁이 낳은 또다른 폐해로 지적되고 있다.

교육부에 따르면 지난해 기준 해외에 유학하고 있는 한국 학생 수는 23만9213명에 달한다. 미국에서 공부하는 학생 비율은 30%를 넘겼다.

미국 대학 입학을 고려하는 사람이 많아지면서 한국의 대학수학능력시험 격인 SAT 응시자도 늘었다. SAT는 미국 대학에서 얼마나 성공적으로 공부할 수 있는지를 예측하기 위한 시험으로, 각기 다른 시스템으로 공부하는 학생들을 같은 기준으로 평가하기 위해 표준화됐다.

SAT를 보지 않아도 입학할 수 있는 미국 대학은 많지만 주립대학 이상 등 대부분의 ‘명문대’는 입학사정관이 SAT 성적을 참고한다. 국내 대학 중에서도 국제학부 등이 SAT 점수를 서류 평가 자료로 활용하는 경우가 있다.

SAT는 에세이, 비판적 독해, 대수학 등 논리력을 평가하는 시험과 전공별 지식을 평가하는 과목 시험으로 나뉜다. 에세이에 대한 변별력이 특히 높은 것으로 알려져 있다.

국가에 따라 다르지만 보통 연 7회 실시되는 SAT는 문제은행 방식으로 출제되기 때문에 기출문제 확보가 쉬운 편이다. 때문에 대부분의 국내 학원들은 기출문제를 많이 분석하고 있다는 것을 공공연한 마케팅 포인트로 삼아 학생들을 유혹하고 있다.

기출문제를 확보하기 위해 강사들이 SAT에 응시하는 것은 물론이고 동남아시아 등에서 시험을 본 후 시차를 이용해 한국으로 답을 전달하는 경우도 드물지 않다. 아르바이트생을 고용해 문제를 빼돌리는 경우도 있다고 한다. 또 계산기와 지우개 스마트폰 등을 이용한 문제 이용, 대리시험 등까지 이뤄지고 있다는 의혹도 많다.

이같은 제보에 시험을 주관하는 칼리지보드는 지속적으로 부정행위자와 불법 행위자들의 제재 방안을 검토해 왔고, 심지어 한국과 미국 외 다른 동남아 지역 문제들을 각기 다르게 출제하는 내용도 논의했던 것으로 알려졌다.

수험생들은 학원에서 ‘찍어 준’ 문제가 실제 시험과 상당부분 일치하는 경우가 많았다고 전한다. 높은 적중률 기록을 믿고 고액 수강료에도 불구하고 학원을 다니게 된다는 것.

실제로 교육부가 매년 실시하는 특별 점검에서는 매년 SAT 전문학원의 위법 사례가 적발되고 있다. 지난해 집중단속에서는 8주간의 SAT 대비 과정에 수강료 1640만원을 받은 학원이 있었고, 2011년에는 한달 수강료 720만원인 SAT 학원이 적발됐다.

입시 전문가들은 미국 대학 입시를 꿈꾸는 학생들이 늘면서 학원가들의 경쟁도 치열해지고 있다고 지적한다. 대입 시험 경쟁의 무대가 한국에서 미국으로 옮겨진 것이다. 익명을 요구한 강남 SAT 학원 강사는 “한국 명문대를 가기 위한 노력 정도면 미국 명문대 입학이 오히려 쉬울 수 있다”며 “그러나 요즘에는 (자식을) 미국으로 보내려는 부모가 워낙 늘어 이쪽 시장도 어려워지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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