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테크 전성시대]안전자산 대표주자…고점 찍으며 ‘바닥론’ ‘거품론’ 팽팽

입력 2013-05-01 11: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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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제 금값 시세 전망…금투자 매력도 측정

“향후 금값은 어떻게 될 것인가. 저가 매수 시점은?”

최근 시중은행 프라이빗뱅커(PB) 센터에는 이 같은 문의가 끊이지 않고 있다. 전 세계적으로 불안정한 금융 환경 때문에 전통적 금융상품 외에 금(金) 같은 실물투자에 관심을 갖는 투자자들이 출렁이는 금값의 투자 가이드에 집중하고 있다.

올해 금 투자자의 심정은 착잡하다. 금값이 급락하면서 바닥을 쳤다는 낙관론과 거품이 빠지고 있다는 비관론이 맞서고 있다. 국내는 물론 중국 등 아시아권에서는 금값 폭락에도 불구하고 싼값에 금을 매입하려는 ‘사자’ 행렬이 줄을 잇고 있는 실정이다. 논란의 근원은 국제 금융시장의 안정, 다른 하나는 줄어든 인플레이션 위험이다.

◇매수냐 매도냐…양분되는 금(金)의 매력= 국제 금 가격은 지난달 15일을 기점으로 지난해 말 대비 18% 이상 하락하는 등 단기 급락세를 보이고 있다. 짧은 기간에 갑자기 금 가격이 폭락하면서 금 투자 결정을 쉽게 내리지 못하는 투자자들이 술렁이고 있다. 이를 방증하듯 최근 증권사와 은행의 PB들에게 골드바를 저가 매수해도 되겠느냐는 문의가 평소보다 2~3배 가량 급증했다. 특이한 점은 이미 보유한 골드바를 팔겠다는 자산가는 없다는 것이다. 매수자들의 문의가 주를 이루고 있어 일부 자산가들의 뭉칫돈이 지금을 저가 매수의 기회로 삼는 모양새다.

때문에 골드바의 매력은 여전히 절세로 인기를 끌고 있다. 골드바는 매매차익이 비과세되기 때문에 올 들어 금융소득종합과세 기준이 강화되면서 큰 인기를 끌고 있다.

무엇보다 관심을 끄는 것은 최근 금값 폭락과 소폭의 반등을 두고 투자자들 사이에서 매수와 매도로 진영이 구분된다는 것이다. 이른바 금 매수파와 금 매도파다.

우선 금 매수파는 주요 중앙은행들이 통화완화책을 펼치며 돈을 계속 풀고 있는 만큼 최고의 인플레이션 헤지 자산인 금을 매수해도 무리가 없다는 입장이다. 반면 미국 경제가 살아나면서 연방준비제도(연준)가 출구전략을 본격적으로 고민, 금값이 하락세를 이어갈 것이라는 게 금 매도파의 주장이다.

이처럼 지금이 금을 매입할 좋은 시기인지에 대해서는 전문가 사이에서도 의견이 엇갈린다. 최근 하락세가 진정됐다고 아직 장담할 수 없기 때문이다. 한 시중은행 PB는 “금값은 경기부양 정책으로 인한 인플레이션으로 장기적으로 오를 것으로 본다”면서 “단기적으로 약간 더 밀릴 수 있지만 지금이 매수 타이밍”이라고 말했다.

하지만 최근 금값은 1돈당 20만원까지 떨어져 연초(25만원) 대비 수익률이 20%나 줄어들어 이마저도 믿지 못하겠다는 자산가들도 많다. 금융권 한 관계자는 “골드뱅킹을 운용하는 PB들이 전략적으로 비과세 이슈를 마케팅에 활용, 금 판매에 열을 올렸지만 고객 수익률 대신 해당 금융회사의 수익을 먼저 고려해 접근한다면 신뢰도는 떨어질 수 있다”고 지적했다.

◇“금값 더 안 떨어져”…바닥론 힘 받나= 최근 크게 출렁거렸던 금값이 앞으로 더 떨어지진 않을 것이란 전망이 나왔다. 지난주 유럽 최대은행 HSBC는 올해 말 금값 전망을 현재 가격보다 높은 온스당 1700달러에서 1542달러로 하향 조정했다. 29일 금 현물은 1470달러 정도로 거래되고 있다. 지난 15일 30년 내 가장 큰 하락세를 겪은 뒤 9% 반등한 셈이다.

HSBC는 금값을 지탱해줄 요소로 3가지를 꼽았다. 금 하락세를 야기했던 금 기반 상장지수펀드(ETF) 환매가 둔화됐다는 것. 또 하나는 인도와 중국의 금 소매 수요가 금값 하락을 촉매 삼아 급증한 것. 끝으로 신흥국 중앙은행들의 금 매입도 여전하다는 이유다.

올해 초부터 금 기반 ETF가 보유한 금은 1070만 온스 줄어든 7390만 온스로 감소했다. 4월 초 이후 청산된 금만 500만 온스다. 다시 고조된 위험 기피성향과 불확실성, 인플레이션이 ETF 매수 행렬을 다시 촉발시키며 금값을 지지할 수 있다는 것이다. 무엇보다 세계 양대 금 소비국인 인도와 중국의 금 수요가 금 가격을 유지하는 근간이 되고 있다는 점도 HSBC에 힘을 실어준다.

봄베이 금괴연합에 따르면 세계 최대 금 소비국인 인도의 올해 2분기 금 수입량은 전년 동기 대비 20% 늘어날 것으로 예상된다. 루피화 표시 금 가격이 더 하락한 때문이다. 중국에서도 금값 급락 이후 금괴를 파는 상점들의 금 매출이 급증했다. 지난달 13일 주말에 홍콩과 마카오의 금 판매가 전주 대비 150% 급증했다.

전문가들은 인도와 중국에서 현물 매매가 15% 늘어나면 금소비가 연 250톤 증가할 수 있다고 진단한다. 이는 올해 발생한 금 ETF 환매에 따른 청산규모에 약간 못 미치는 수준이다.

여기에 중앙은행들의 금 매입은 올해 450톤으로 추산된다. 지난해 534톤을 매입하며 전체 금 수요의 12%를 담당했던 중앙은행들의 순매수세가 유지될 것이란 전망이다. 지난주 국제통화기금(IMF) 자료에 따르면 러시아, 터키, 아제르바이잔, 카자흐스탄이 3월 금 보유량을 늘렸다.

한편 일각에서는 금값 등락에 민감해하지 않고 10년 이상 장기 보유하는 수요는 여전해 금값 추가 하락은 없다는 시각도 있다. 한 증권사 PB는 “고액자산가들은 금 투자를 증여나 상속까지 염두에 두고 장기적으로 금을 보유하는 경우가 많아, 북한 리스크에 대한 불안감이나 징세 강화 기조 영향으로 올 들어 금 투자에 대한 관심과는 별개로 해석해야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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