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금융이 이팔성 회장의 퇴진에 따라 해외 금융회사 인수합병(M&A) 등 사업 차질이 불가피하게 됐다. 특히 후임 회장 선임까지 최소 50일 이상 소요돼 사실상 상반기 사업이 올스톱 됐다.
16일 우리금융에 따르면 우리금융은 정기 이사회가 열리는 오는 23일 회장후보추천위원회(회추위) 구성할 예정이다. 통상 주주총회 통보에 걸리는 시간을 고려하면 빨라야 내달 중순 께 차기회장 내정자 윤곽이 잡힐 것으로 보인다. 회장 선임은 6월 10일 주주총회를 열어 의결하기로 잠정 합의된 상황이다.
이 회장의 돌연 사퇴로 그 동안 우리금융이 추진하던 해외 금융회사 M&A 등 주요 사업에 제동이 걸렸다. 우선 이 회장이 강한 의지를 보였던 LA한미은행 인수 재추진이 상당기간 중단될 전망이다.
우리금융은 LA한미은행 인수를 추진하기 위해 지난 5일 미국 금융당국으로 부터 우리아메리카은행의 경영평가등급 조정을 위한 실사까지 마친 상태다.
우리금융은 지난 2010년 우리아메리카은행을 통해 한국 교민이 주고객인 LA한미은행을 2억4000만달러에 인수하는 계약을 체결다. 그러나 미국 금융당국이 우리아메리카은행이 M&A 승인 조건(2등급)에 못 미쳤다는 이유로 승인을 미뤄왔다. 우리아메리카은행의 자산건전성 부문이 상당 부문 개선돼 이번 실사에서 경영평가등급 상승이 유력시 되고 있다.
여기에 M&A을 통한 볼륨 확대가 불가피한 우리아비바생명 지분 인수도 난관에 부딪혔다. 우리아비바는 한국시장 철수를 준비중인 영국 아비바그룹이 47.3%의 지분을 갖고 있다. 이 회장은 몇 차례 아비바의 이미지를 털어버리고 우리생명으로 새롭게 생보시장에 서야 한다는 입장을 밝혔다.
한편 정부가 우리금융 지분 57%를 가지고 있는 특성상 차기 회장직 선임 시 정부와 정치권의 입김이 작용할 수 밖에 없는 구조 역시 경영공백 우려에 한 몫하고 있다.
금융권 고위 관계자는 “현재 차기회장직 놓고 내부와 외부 인사들이 치열한 물밑 경쟁을 벌이고 있는 상황에서 이에 못지않게 부장급 이상 임원들도 사업추진보다 사태 추이에 촉각을 곤두 세우고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