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테크]지지부진한 코스피, 해외 증시로 눈 돌린다

입력 2013-03-19 11: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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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 증시 박스권 형성 디커플링 현상… 중국ㆍ미국ㆍ유럽 등 선호국가 맞춤형 투자

# 밤 10시가 넘어서자 여의도에 위치한 신한금융투자 나이트 데스크의 전화 벨들이 울리기 시작한다. 미국 뉴욕증시의 개장 시간에 맞춰 주식을 매매하려는 투자자들의 전화가 걸려오기 때문이다. 상담원들은 투자자들과 통화하며 매도, 매수 주문에 따라 자판을 치는 손길이 빨라졌다.

‘지구촌’이라는 단어가 이제 투자자들에게도 전혀 낯설지 않은 말이 됐다. 미국·유럽의 주식시장에 실시간으로 참여하는 투자자들이 늘고 있기 때문이다. 직접 투자가 부담스러운 투자자들은 증권사들에 전화 한통이면 된다. 증권사들 역시 새로운 먹거리를 찾기 위해 해외로 눈을 돌리며 투자자들을 끌어모이기 위해 안간힘을 쓰고 있다.

◇세계는 넓고 종목은 많다

최근 시장의 최대 화두는 해외 증시와의 디커플링이었다. 미국·유럽·일본·중국 등 해외 주요 증시가 경기회복 기대감에 랠리를 지속한 반면 국내 증시는 박스권에 갇혀 지루한 장세를 연출했기 때문이다.

단적으로 토요타자동차·폭스바겐·GM 등 글로벌 자동차 업체들이 경기회복 기대감에 연말부터 랠리를 지속하는 동안 국내 1위 업체 현대차는 지지부진한 모습을 보였다.

이러한 상황에서 발빠른 투자자들의 관심은 이미 해외주식으로 향하고 있다. 한국예탁결제원에 따르면 올해 1월 해외주식 거래 규모는 전년 동월 대비 88% 급증한 5억2000만 달러를 기록한 것으로 나타났다.

연기금 역시 해외주식 직접투자 규모를 크게 늘리고 있다. 국민연금은 지난해 10월까지 해외주식에 전년도의 2배가 넘는 4조5100억원을 투자했으며 올해는 그 규모를 더욱 확대할 것으로 알려졌다.

글로벌 주식시장 전체 시가총액은 지난 4일 기준 55조 달러다. 이중 한국은 1조1000억 달러로 전체의 2%에 불과하다.

김상율 삼성증권 연구원은 “투자자가 미국·유럽·아시아 등으로 포트폴리오를 다변화한다면 국내 증시에만 투자했을 때보다 투자 위험을 감소시킬 수 있다”면서 “특정 국가의 증시가 개별적 이유로 하락할 때 글로벌 포트폴리오를 보유한 투자자는 상대적으로 타격을 덜 받기 때문이다”고 설명했다.

특히 최근에는 국내 저금리 기조와 부동산 침체가 지속되면서 달러·엔 등 외국 돈을 투자 대상으로 삼는 투자자들도 늘어나고 있다.

사실 1990년대 중반에 이미 해외주식 직접투자가 허용됐지만 그동안은 기업이나 투자 고수들의 전유물이었다. 실시간 거래가 불가능했고 중개 수수료도 비쌌기 때문이다.

하지만 최근 증권사 별로 중개 국가를 늘리고 기존 전화주문 방식 외에 미국, 홍콩 등은 홈트레이딩시스템(HTS)으로도 매매가 가능하도록 시스템을 갖추면서 점차 대중화의 기미가 엿보이고 있다.

이처럼 해외 주식을 거래하는 투자자들이 늘면서 투자국도 점차 다변화되고 있다. 미국, 중국, 홍콩 등 기존의 익숙한 투자국에서 유럽, 남미, 아프리카까지 영역이 확대되고 있다. 현재 국내 증권사를 통해 주식거래가 가능한 국가는 최대 30여개국에 달한다.

국내 투자자들의 전통적인 해외주식 투자처는 미국, 중국, 홍콩, 일본 등이다. 대부분의 증권사들은 이들 국가의 주식 매매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홈트레이딩시스템(HTS)을 이용한 온라인 거래를 지원하는 곳도 많다. 최근에는 신한금융투자와 키움증권, 삼성증권 등이 미국, 홍콩 주식의 모바일 트레이딩 시스템(MTS) 서비스를 시작했다.

◇글로벌 개미를 잡아라

최근 극심한 불황을 겪고 있는 증권사들은 이처럼 글로벌 투자에 목마른 글로벌 개미들을 잡기 위해 다양한 상품들을 준비하고 있다. 투자성향, 선호국가 등에 따라 입맛에 맞게 투자할 수 있는 것이다.

동양증권은 낙폭 과대로 투자 매력이 커진 중국 본토 증시와 저평가로 밸류에이션 매력이 높은 한국 증시에 집중 투자하는 ‘MY W 차이코리아 ETF 랩’을 대표상품으로 추천했다.

‘MY W 차이코리아 ETF랩’은 중국본토 ETF에 70%를 투자하고 나머지 30%는 기존에 선보인 ‘MY W ETF 리서치 솔루션’ 운용 모델을 활용해 국내 주식·채권 ETF에 투자하는 상품이다.

중국본토 ETF 투자는 중국 본토 증시가 반등할 경우 ETF 1주만 보유하더라도 기초지수 전체에 직접적으로 분산투자하는 효과를 누릴 수 있다. 또 주식처럼 거래소에서 실시간으로 사고 팔 수 있어 중국 본토펀드 투자보다 환금성이 뛰어나다는 장점이 있다.

KDB대우증권의 경우 미국, 유럽, 아프리카를 비롯해 25개국에 투자할 수 있으며 온라인 0.3%, 오프라인 0.5%의 수수료가 있다. 현재는 개별종목에 대한 정보는 따로 제공하고 있진 않지만 미국시장의 개별종목에 대한 정보 제공을 준비 중이다.

다른 증권사의 경우 일정 금액 이하 거래의 경우 최소 수수료(정률)를 받는 경우가 많으나 대우증권은 최소 수수료 개념이 없다는 것이 특징이다.

한화투자증권은 ‘한화 미국 중소형주 펀드’를 운용 중이다. 이 펀드는 글로벌 경제 회복을 견인하고 있는 미국 주식시장, 특히 전세계 기술 혁신을 선도하는 미국 우수 중소기업에 투자하는 펀드다.

일반적으로 중소형주는 대형기업 주식에 비해 성장 잠재력이 커 종목 선택을 잘하면 보다 높은 수익을 얻을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미국 중소형주는 상대적으로 미국시장에 보다 집중되어 있어 유로존 리스크 등 글로벌 경제동향의 영향을 적게 받을 수 있다. 현재 다른 선진국 대비 미국의 경제 회복세가 뚜렷한 상황에서 대형주보다는 중소형주가 미국 경제 회복의 수혜를 보다 직접적으로 누릴 수 있을 것으로 전망된다.

특히 거래에 대한 관심에 비해 해외시장에 대한 정보는 턱없이 모자랐던 것이 사실이다.

이에 오래전부터 해외 주식시장을 분석해 온 삼성증권은 최근 관심이 늘고 있는 해외주식 직접투자 고객의 수요에 맞춰 해외주식 분석 리포트를 발간하기로 했다.

일반적으로 해외주식 콘텐츠 제공업체를 통해 시황 위주의 정보를 제공하는 것과는 달리 전담 연구원이 직접 주요 종목 및 시장에 대한 분석 리포트를 작성하는 것이 특징이다.

삼성증권 투자전략센터 오현석 이사는 “삼성증권을 통한 개인투자자들의 해외주식 매수 금액이 전년 동기 대비 올해 들어 40% 가까이 증가하는 등 투자자들의 관심은 날로 커지고 있지만, 투자정보는 크게 부족하다”며 “공신력 있는 리서치 정보를 토대로 해외 유망 기업에 한발 앞서 투자할 수 있도록 서비스를 강화할 계획이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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