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2년을 달군 대중문화]지갑은 가볍고… 마음은 무거워도… 웃음만은 "살아있네"

입력 2012-12-28 11: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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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해 강타한 유행어와 트렌드, 아이콘은?

올 한해 대중의 눈길을 끈 유행어, 트렌드, 아이콘은 무엇일까. 이들은 우리 시대와 사회, 그리고 대중의 욕망이 응축돼 있어 2012년 한국을 읽는 하나의 실마리이기도 하다.

우선 유행어를 살펴보자. 물론 유행어의 진원지는 방송, 영화, 인터넷 등 대중매체다. 연예 프로그램의 개그나 연기자들의 극중 대사, 그리고 네티즌들의 조어인 경우가 대부분이다.

올해는 김준현의 “고~뤠”가 히트를 쳤다. 그것은 TV 인기 프로그램 ‘개그콘서트’발 유행어로 대한민국을 진동시켰다. 이밖에 “아니아니, 아니되오~” “궁금해요? 궁금하면 500원”“사람이 아니므니다”“안녕하십니~까불이”등 시청자에게 전염성이 강한 유행어가 개그콘서트에서 나왔다.‘코미디 빅리그’에서는 “자리주삼!”“좋으다, 싫으다”, 그리고 ‘무한도전’에서는 “행쇼(행복하십쇼)!”등의 유행어가 탄생했다. 또한 드라마 역시 인기 유행어 산실 역할을 했다.‘넝쿨째 굴러온 당신’은 시댁을 지칭하는 ‘시월드’를 유행어로 탄생시켰으며 ‘신사의 품격’에선 장동건이 종결어미로 구사하는“~걸로”를 유행시켰다. 또한 애절한 사랑을 담은 ‘해를 품은 달’은 “미혹됐으나 떨치지 못하였다”등 김수현 대사가 유행어로 떠돌아 다녔다. tvN드라마 ‘응답하라 1997’은 제목 자체가 유행어가 됐다.

영화에서도 유행어는 사방천지로 날아다녔다. 관객 동원에 성공한 ‘건축학 개론’에서 조정석이 한 말“어떡하지 너?”“납득이 안가, 납득이”와 ‘범죄와의 전쟁; 나쁜 놈들 전성시대’에서 하정우의 “살아있네”라는 대사가 관객들의 입에 오르내리며 유행됐다. 이밖에 티아라 화영 퇴출사건으로 등장한 ‘의지’라는 단어와, 멘탈이 붕괴된다는 줄임말인 ‘멘붕’등이 대중의 입에서 거침없이 나왔다. 싸이의‘강남스타일’역시 올해 최고 유행어로 등장했다. 강남스타일은‘홍대스타일’‘신부스타일’‘군인스타일’‘학생스타일’등 패러디 버전으로 유행의 강도를 더해갔다.

올 들어 대중의 입에 오르내린 유행어는 말장난이나 언어유희에 가까운 것들이 많았다는 점이 특색이다. 세태를 풍자하거나 사회, 정치, 경제문제를 다룬 과거와 다른 점이다. 이는 대중이 옳고 그름의 시비(是非)보다는 좋아하고 싫어하는 호불호(好不好)를 따지는 경향이 강해졌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또 대중문화를 주로 찾는 젊은 세대들이 재미있는 말을 유행어로 받아들이는 추세가 많았기 때문으로 해석된다.

2012년 대중문화를 강타한 트렌드와 코드도 있다. 드라마 영화 음악을 관통한 트렌드로 ‘90년대 복고’‘첫사랑’‘B급취향’을 꼽을 수 있다.

1997년을 무대로 고등학생들의 우정과 사랑을 그린 tvN 드라마 ‘응답하라 1997’이 그것이다. 대학생 시절인 90년대를 첫사랑의 소재로 한 영화 ‘건축학개론’ 등이 폭발적인 인기를 얻었을 뿐만 아니라 김동률의 ‘기억의 습작’, HOT 등 90년대를 수놓았던 음악과 가수들이 다시 눈길을 끌었다. 또한 O15B 등 90년대를 풍미했던 그룹이나 가수들이 무대에 서면서 복고 열기를 고조시켰다. 대중문화를 강타한 90년대 복고 열풍은 대중문화 폭발기에 10~20대 청소년기와 대학생 시절을 보냈던 사람들이 중년층에 편입되면서 문화상품의 주요 소비층으로 떠올라 자연스럽게 초래된 현상이다. 하지만 현실의 고달픔을 잠시나마 90년대 과거에 기대 잊어보려는 욕구도 한몫했다.

‘90년대 복고’와 더불어 2012년 대중문화를 강타한 코드가 바로 ‘첫사랑’이다. “잊어 달라 하였느냐, 잊어주길 바라느냐. 미안하구나. 너를 잊으라 하였으나 나는 잊지 못하였다.” 김수현의 명대사 한마디가 모든 것을 말해주듯 첫사랑에 운명과 생명을 거는 절절한 사랑을 그린 ‘해를 품은달’, 70년대 아련한 첫사랑을 소환시킨 ‘사랑비’가 대중의 마음을 사로잡았다. 90년대 대학생 시절의 첫사랑과 그 이후를 담백하게 그린 영화‘건축학개론’, 애절한 첫사랑을 그린 ‘늑대소년’, 그리고 버스커버스커의 ‘첫사랑’등 첫사랑을 소재로 한 작품이 그시절로 돌아가고픈 이들의 마음을 흠뻑적셨다.

첫사랑 코드가 올 들어 유행한 것은 첫사랑의 의미와 2012년 사랑의 풍속도와 밀접한 관련이 있다. 첫사랑은 이해타산에 얽매이지 않고 모든 것을 거는 순백의 표상이다. 2012년 대한민국의 오늘, 외모, 재산, 학벌, 직업, 연봉 등 스펙이 남녀 간의 만남에서 우선시 되는 현실에 발을 딛고 있다. 하지만 여전히 대중의 욕망의 한편에는 첫사랑같은 순수한 것에 대한 열망이 자리하고 있다. 이 감성대를 자극한 것이 바로 첫사랑 코드였다.

‘ B급 취향’ 역시 2012년 대중문화의 눈에 띄는 현상이다. 싸이의 ‘강남 스타일’이 뮤직비디오로 촉발된 B급 취향은 용감한 형제들, 형돈이와 대준이 같은 개그맨 겸 가수로 활동하는 ‘개가수’의 음악, 이박사의 ‘아수라 발발타’, 그리고 tvN ‘SNL코리아’, 영화 ‘바람과 함께 사라지다’등으로 확산되며 눈길을 끌었다. ‘천박하고 저속하며 싼티 나는’B급 문화는 세련되고 도시적인 주류 대중문화에 식상함을 느꼈던 대중에게 새로운 문화 코드로 다가가며 열광을 끌어냈다. 또한 대중문화에 신선감을 수혈해주는 역할도 했다.

2012년 대중문화를 강타한 유행어와 트렌드 덕분에 새로운 아이콘도 등장했다. ‘건축학개론’에서 순수한 첫사랑의 대상이 됐던 수지는 첫사랑의 아이콘으로 떠올랐다. 엽기와 B급 취향으로 똘똘뭉친 싸이는 B급 정서의 아이콘으로 우뚝 섰다. 또한 ‘넝쿨째 굴러온 당신’에서 시댁과 아내와의 관계를 이상적으로 조정하며 아내의 발전을 최대한 지원하며 가사를 분담하는 방귀남역을 맡는 유준상. 그는 국민남편 아이콘으로 자리 잡으며 여성들의 전폭적인 지지를 받으며 각종 CF모델로 각광을 받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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