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전은 17일 오전 10시 임시 주주총회를 열고 조 신임 사장의 선임을 의결했다. 지난달 9일 공모를 시작한 지 39일 만이다. 조 신임 사장은 문호 스마트그리드협회 부회장과 최종 후보로 올라 경쟁을 벌였다.
조 신임 사장은 행시 14회로 산업자원부(현 지식경제부)에서 공무원 생활을 시작했다. 1984년 상공부 미주통상과 과장을 거쳐 대통령비서실 경제비서실 부이사관을 지냈다. 이후 2004년엔 산자부 차관, 2007년부터는 산하 공기업인 한국무역보험공사 사장과 코트라(KOTRA) 사장을 역임했다.
조 신임 사장은 관료 출신이지만 민간기업 CEO 못지않은 혁신성을 갖췄다는 평가를 받는다.
특히 코트라 사장 시절 당시 무용론까지 제기됐던 코트라를 수출 선봉장으로 혁신시킨 일등공신으로 손꼽힌다. 성과주의 경영 방침으로 효율성을 강조했고 해외 무역관장에 최초로 현지인을 임명하는 등 얽매이지 않는 파격인사로 코트라의 변신을 주도했다는 평가다. 이에 조 신임 사장은 코트라 사장 시절 공공기관 사장평가에서 2년 연속 ‘A’를 받기도 했다.
관가에서의 기대도 크다. 지경부 고위 관계자는 “(조 신임 사장은) 통이 크고 자잘한 것에 얽매이지 않는다. 여기에 생각도 젊다”면서 “과거 산자부 차관보 시절 후배들을 위해 용퇴하는 모습을 보여 지경부 후배들에게도 신망이 높다”고 평했다.
이 같은 점은 향후 한전 사장으로서 주무 부처인 지경부와의 호흡에서도 긍정적인 영향을 미칠 것으로 전망된다. 전기요금 인상을 놓고 지경부와 갈등을 빚었던 전임 김중겸 사장에 비해 조 신임 사장은 정부와 유연한 관계 속에서 한전의 이익을 취할 것으로 예상된다.
무엇보다 최근 불안정적인 동계 전력수급 문제를 해결하는 것이 조 신임 사장의 최우선 과제다. 신임 사장이 선임된 만큼 하루 빨리 전력수급에 능동적으로 대응하고 이와 맞물려 조직 쇄신도 함께 진행해야 한다는 주문이다. 이를 위해선 취임 이후 조직을 시급히 장악하고 밀렸던 정기인사도 조속히 진행해야 한다.
한전 사장으로서 장기적인 숙제도 있다. 한전 관계자는 “장기적으로 국내 전력사업이 한계에 부딪힌 상황에서 해외 수주 등 해외수입원을 발굴하고 경쟁력 확보 및 유지를 위해 전력산업 구조를 개편해야 하는 숙제가 있다”면서 “(신임 사장을 필두로) 정부와 어떻게 보조를 맞출 것인지가 무엇보다 중요하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