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수원, 쇄신하겠다더니… 기본적인 원전관리는 ‘구멍’

입력 2012-10-31 09: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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월성 1호기 고장원인 운전원 ‘조작 실수’… 10월 이후에만 5번째 고장 발생

비리·부패 등으로 홍역을 치른 한국수력원자력이 이번엔 잇단 원전 가동중단으로 궁지에 몰렸다. 대대적인 쇄신책 발표에도 원전 고장이 잇따르면서 가장 기본적인 설비관리에 구멍이 뚫린 게 아니냐는 비판이 거세지고 있다.

31일 한수원에 따르면 지난 29일 발전기가 멈춘 월성원전 1호기의 사고 원인은 운전원의 차단기 조작 실수로 밝혀졌다. 발전소 운전원이 장비를 착각, 다른 차단기를 작동했고 이것이 발전기에 문제를 일으켰다. 직원 한 사람의 조작미숙이 68만kW의 전력공급을 멈추게 하는 사고로 발전한 것이다.

앞서 지난 28일에는 울진 2호기가 터빈제어계통 이상으로 발전을 중단하기도 했다. 올해 원전이 고장으로 발전을 멈춘 횟수는 총 9번. 10월 이후에만 벌써 5번째다. 전력수요가 많은 겨울철이 다가올수록 원전 고장이 잦아진다는 데 문제의 심각성은 더하다.

급기야 홍석우 지식경제부 장관까지 “힘이 빠진다”면서 신뢰 회복을 우려했다.

홍 장관은 31일 새벽 출입기자들에게 보낸 이메일에서 “올 겨울은 유래 없는 전력난이 예상되고 있어 이런저런 대책을 쥐어짜고 있는데 원전이 자꾸 멈춰서니 걱정도 되고 힘도 조금은 빠진다”며 “(한수원이)이런저런 일로 잃어버린 신뢰를 회복시키는 일이 쉽지는 않다”고 하소연했다.

올 초부터 비리·부패사건에 자주 연루됐던 한수원은 쇄신의 일환으로 지난달 대대적인 조직개편을 실시했다. 특히 원전관리 강화를 위해 과거 발전본부 밑에 있던 설비기술처를 따로 떼어내 설비본부란 이름으로 독립 운영체제로 전환하기도 했다. 올해들어 잦은 원전 고장을 인지, 원전 설비관리에 더욱 신경을 쓰겠다는 의미에서다.

하지만 이번 월성 1호기의 발전 중단 원인이 결국 운전원의 조작 실수로 밝혀지는 등 한수원의 원전관리가 여전히 문제투성이라는 지적에서 벗어나질 못하고 있다. 특히 전력수급에 가장 중요한 겨울철을 앞두고 원전의 잦은 고장은 한수원의 관리시스템에 구멍이 뚫렸음을 공표하고 있는 것과 다름없다.

지식경제부에 따르면 올 겨울철 전력공급능력은 8150만kW, 최대수요는 7913만kW다. 그러나 공급예비력은 237만kW(3%)에 불과할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이 같은 상황에서 원전 1~2기가 고장으로 불시에 발전을 중단할 경우 전력수급에 큰 혼란이 불가피하다.

전력업계 관계자는 “정부의 절전캠페인, 수요관리 만으로는 전력수급을 책임져주지는 못한다”면서 “국내 에너지믹스의 기본베이스인 원전이 불안한 모습을 보이면 전력대란은 언제든 현실화될 수 있다”고 우려했다.

이에 한수원 관계자는 “최근 최첨단 기술들로 원전이 디지털화됐지만 한수원 직원들은 과거 아날로그 원전에 더 익숙해 적응이 더뎠던 게 사실”이라면서 “아날로그 직원들이 빠른 기술변화에 신속히 적응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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