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객석]승형욱 영창뮤직 경영기획팀 대리 "경영도 아르마니 스타일?"

입력 2012-10-30 11: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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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탈리아의 고급 패션 브랜드이자 유명 디자이너인 조르지오 아르마니는 1970년대 중반 인체의곡선을 강조하고 부드러운 실루엣을 적용한 아르마니 디자인으로 유명세를 타기 시작한다.

1980년, 패션업계 최고의 PPL(Product Placement) 중 하나로 꼽히는 영화 ‘아메리칸 지골로’에 아르마니 수트를 입은 리처드 기어의 영향으로 전세계적으로 아르마니는 선풍적인 인기를 얻는다.

그것은 우아했고 현대적이었다. 베트남전쟁이 잊혀져 가고 냉전시대의 긴장이 풀리고 있었으며 세계 경제단일화 추세의 발전이 진행되던 당시에는 아르마니 수트가 가진 새로움과 자유로움이 잘 맞아 떨어졌다. 특이한 것은 1992년 국내에도 런칭하여 현재까지도 많은 고정팬을 보유하고 있는 아르마니 스타일을 어느 누구도 확실히 정의할 수는 없다는 것이다. 1980년대의 간결하던 숄더 부분은 때론 매우 과장되게 표현되기도 하였으며, 최근 영화 ‘다크나이트’ 시리즈에서 보여준 크리스찬베일의 아르마니 수트는 기존의 가벼운 여유로움과는 다른 견고한 기품이 넘쳐흘렀다.

그렇다면 패션디자인의 대명사처럼 굳어진 아르마니 스타일이란 과연 존재하는 것일까? 그것은 마케팅이 만들어낸 용어이자 시대가 원하는 방향을 이끌어가는 진보와 창조의 이미지라 할 수 있다. 필자의 개인적 선호도가 떨어지는 아르마니에 대한 품질의 평가나 과도한 명품 마케팅을 논할 필요는 없다. 그만의 새로움을 시도하여 각인시키고 기대감을 갖게 하면 충분하다.

세계에서 가장 창조적인 회사 중 하나로 평가 받는 애플사도 자신만의 스타일과 마케팅 철학을 갖추고 iMac, iPod, iPhone 으로 이어지는 그들만의 스타일을 만들어 냈다. 딱딱함을 버리고, 혁신적이면서 모던하지만 품위를 잃지 않는 ‘아르마니 같은’ 유연한 제품들은 모든 사람들에게 애플사의 새로운 작품을 기대하게 만들어 버린다. 단순한 디자인적 정체성이 아닌 더 멋진 라이프스타일을 제안한 것이다.

국내 자동차와 전자업체는 발 빠른 전략기획과 우수한 품질 경쟁력으로 전세계적으로 높은 실적을 기록하고 있다. 하지만 시장을 창조하거나 패러다임을 선도하지는 못하고 있으며, 그들만의 스타일이라고 부를 수 있는 작품이 아직 부족한 것 같다. 격식과 긴장을 풀고, 자유로운 발상과 시대가 원하는 혁신을 먼저 제공하면, 고객이 알아서 해당 기업의 스타일과 가치를 만들어 주지 않을까? 고집쟁이, 혹은 변덕쟁이 스타일로 시장에 대처하고 경쟁제품보다 일부분 떨어지는 약점이 존재하여도 말이다. 어차피 브랜드는 허상이다. 하지만 그 허상을 위해 고객들은 소비하고 또 신뢰 한다. 글로벌하면서 독특한 코리안 스타일을 기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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