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럽 위기 어디까지 가나] ① 유로존 붕괴 현실화하나

입력 2012-07-26 14: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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루비니 “그리스 2013년 유로존 탈퇴”…합의 이혼·양대 리그 분리론 주장도 나와

유로존(유로화 사용 17국)이 조만간 붕괴될 것이라는 비관론이 갈수록 커지고 있다.

‘닥터 둠’ 누리엘 루비니 뉴욕대 교수는 지난 23일(현지시간) “유로존의 종말이 시작됐다”면서 “그리스는 2013년까지 유로존을 탈퇴하고 스페인과 이탈리아는 유럽중앙은행(ECB)의 불충분한 도움을 받은 뒤 구제금융 수순을 밟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헤지펀드 대부’ 존 폴슨 폴슨앤컴퍼니 회장은 “유로존이 붕괴할 확률이 50% 정도”라며 “앞으로 3개월에서 2년 이내에 이같은 일이 일어날 수 있다”고 전망했다.

이처럼 비관론이 커지는 것은 지난 2010년 4월 그리스의 구제금융 신청으로 시작된 유럽 재정위기가 좀처럼 해결 기미를 보이지 않고 오히려 악화하고 있기 때문.

그리스와 아일랜드·포르투갈·키프로스가 구제금융을 받거나 신청했다. 스페인은 지방정부 재정 부실로 은행권에 이어 정부까지 구제금융을 받는 신세가 될 위기에 놓였다. 이탈리아도 국내총생산(GDP) 대비 국가부채 비율이 120%에 이를 정도로 빚이 많기 때문에 유로존 내 여섯 번째 구제금융 국가가 될 가능성이 높다는 평가다.

이전까지 구제금융을 받았던 국가들의 경제규모는 비교적 작았지만 이탈리아와 스페인은 유로존 3, 4위 경제대국들이다. 스페인의 GDP는 그리스와 아일랜드·포르투갈을 합한 것보다 많다. 또 스페인의 국가부채는 약 7000억유로로 유럽 구제금융 기관인 유럽재정안정기금(EFSF)·유로안정화기구(ESM)의 자금 규모 7500억유로와 맞먹는다. 이탈리아 국가부채는 약 2조유로에 달한다. 두 나라가 구제금융을 받게 되면 유로존 자체가 흔들릴 것이라는 우려가 커지는 것도 이 때문이다.

그리스는 구제금융 규모가 지난해 GDP 2178억유로를 넘는 2400억유로임에도 불구하고 좀처럼 위기에서 헤어나오지 못하고 있다. 유럽연합(EU) 관리들은 그리스 채무 2000억유로의 일부에 대해 채무재조정이 불가피한 것으로 보고 있다. 그러나 그리스가 이미 지난해 1070억유로에 달하는 채무를 탕감받은 상태에서 채권자들이 추가 채무조정에 나서기는 어려운 상황이다.

긴축으로 인한 유럽 각국의 경기침체도 문제다. 영국의 지난 2분기 GDP는 전분기 대비 0.7% 위축돼 3분기 연속 마이너스(-) 성장을 기록했다. 영국이 3분기 연속 경기가 위축된 것은 2차 세계대전 이후 처음이다. 스페인의 2분기 GDP도 전분기 대비 0.4% 줄어들었다.

급기야 일각에서는 유로존이 합의 이혼하거나 양대 리그로 분리해야 한다는 주장까지 나왔다. 루비니 교수는 “결혼이 정상적으로 작동하지 않으면 이혼하는 것과 마찬가지로 유로존도 빨리 결별하고 그리스 등 위기국은 통화 가치 하락 등을 통한 수출 확대에 주력하는 것이 낫다”고 주장했다.

로저 부틀 캐피털이코노믹스 이사는 “경제적 관점에서만 본다면 유로존의 가장 최상의 형태는 독일·오스트리아·네덜란드·룩셈부르크·핀란드·벨기에 등 우량 국가만 남겨 놓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또 “프랑스가 중심이 돼 남유럽 국가들을 이끌 수 있다”고 덧붙였다.

그러나 유로존의 분리는 어마어마한 비용과 사회적 파장을 초래해 이 마저도 쉽지 않은 상황이다. 라스 펠트 독일 정부 경제자문위원은 25일 “유로존이 붕괴하면 독일이 치러야 할 단기 비용만 3조3000억유로에 이르게 된다”면서 “중소기업이 줄도산하고 실업률이 치솟는 등 2008년 리먼브라더스 붕괴 때와 비슷한 경기침체가 일어날 것”이라고 경고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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