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리라 뭐길래]"시장교란 행위" "고객에게 혜택" 시장은 논쟁중

입력 2012-07-25 09:33 수정 2012-07-25 10: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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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리전쟁, 어떻게 봐야 하나

▲산업은행은 시중은행 금리보다 최대 25배나 높은 수시입출금 예금 상품을 출시해 단기적인 실적 개선을 위한 행보라는 지적을 받고 있다. 앞서 산업은행은 연 3.5%를 적용시킨 온라인 보통예금과 연 4%대 정기예금을 선보이면서 은행권 고금리 경영에 불씨를 당겼다.
#. 16년 전 서울은행에서 지점장 생활을 했던 H씨. 서울은행이 하나은행과 합병한 후 은행에서 나와 어느 한 금융기관의 검사역 생활을 하며 지내고 있다. 지금도 금융권에서 종사하고 있지만 예전과 달라진 것은 금융소비자 눈으로 은행들을 바라보고 있다는 점이다. 최근들어 산업은행의 예금금리 인상과 기업은행 대출금리 인하 소식을 들으며 어려운 결정을 내렸다는 생각이 들다가도 ‘저렇게 해도 되나’하는 생각이 든다.

은행들간 ‘금리 눈치 싸움’이 치열해지고 있다. ‘친구따라 강남간다’는 식의 금리 조정은 옛말. 글로벌 금융위기로 시장상황이 침체된 가운데 치밀한 경영방침으로 불황을 이겨나가야 하는 시기이기 때문이다. 자칫 금리를 잘못 건드렸다간 은행 손실에 막대한 영향을 줄 수 있다.

이 같은 시기에 산업은행과 기업은행이 은행권 금리경쟁 시장에 불을 붙였다. 강만수 산은지주 회장겸 산업은행장은 수시입출식 예금에 일반 시중은행 금리보다 무려 25배가 높은 금리를 적용시켰고 기업은행은 중소기업 대출금리를 한자릿대까지 내렸다.

이에 다수의 분위기를 역행하는 소수의 움직임이 시장 교란인지 아니면 금융 소비자들을 위한 선택이었는지에 대해선 아직 논란이 가시지 않고 있다.

▲기업은행이 중소기업 대출금리 인하 방침을 밝힌 후 순이익 감소 예상을 공시하자 주가가 하락하기도 했다.
◇ 고객혜택이 은행경영에 악영향 미칠수도

혜택에는 언제나 희생이 따른다. 은행들의 금리 역시 예외는 아니다. 예금금리를 올리면 그 만큼 돈을 많이 줘야하고, 대출금리를 내리면 그 만큼 돈을 덜 받아야 한다. 단기적으로는 고객 만족도를 높일 수 있지만 장기적으로 수익감소와 같은‘금리 리스크’에 직면할 수도 있다.

최정욱 대신증권 애널리스트는 “타 금융회사의 경영방침에는 역행하지만 경쟁 사회에서 타 금융회사의 경영방침과 다르다고 해서 문제될 것은 없다”면서도 “이는 해당은행에게 전략의 일환이겠지만 이러한 상황이 오래 지속될 경우 업계 전반적으로는 수익성을 악화시킬수 있는 요인”이라고 분석했다.

반면 공공성과 동시에 수익성을 추구해야 할 은행이 역마진을 감수하고 무계획적으로 금리정책을 펴지는 않을 것이란 견해도 있다. 금리정책은 은행경영과 밀접한 연관이 있기 때문에 면밀히 계산해 추진해나갈 수 밖에 없다는 것이다.

윤성훈 보험연구원 동향분석실장도 선제적으로 금리를 치고 나온 것도 여건이 받춰줬기에 가능한 경영스타일이라고 분석했다.

윤 실장은 “다른 은행들은 외국인 지분, 주주들의 눈치도 봐야하는데 산업은행은 아직 상장을 하지 않았기 때문에 금리 부분에서 상대적으로 자유로웠던 것 같다”며 “예금금리를 올리고 대출금리를 내려서 갑작스럽게 해당 은행으로 돈이 쏠린다면 시장교란이라고 할 수 있겠지만 아직까지 문제가 되지 않는 것으로 판단된다”고 설명했다.

◇ 금리 민감도 높은 금융권 ‘신중론’ 필요

최근 양도성예금증서(CD)금리 담합 논란으로 금리에 대한 금융소비자들의 민감도가 높아진 만큼 금리 결정에 신중을 기할 필요가 있다는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서정호 한국금융연구원 선임연구위원은 “금융회사의 금리결정은 각 사들마다의 전략이기 때문에 시장의 교란인지 판단하는 것은 어렵다”면서 “다만 금리 정책이 장기적으로 경쟁력을 저하시킬 수 있고 금융소비자들에게도 영향을 주기 때문에 단기적인 실적에 급급하지 말고 신중해야 한다”고 말했다.

한 시중은행 임원은 “보통예금의 보관 수수료가 이자를 넘어서는 경우가 있어 은행들이 종종 폭리를 취할 때도 있는데 산업은행 결정은 일반적이지 않다고 보여진다”며 “파격적인 금리정책을 유지하고자 한다면 당장 1, 2년 성과가 아닌 10년 후의 모습도 그려볼 줄 알아야 할 것”이라고 조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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