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권자산 작년말 2804조, 10년전 2.5배 증가…부실따른 경제체질 약화 우려

입력 2012-07-08 05:35 수정 2012-07-08 09: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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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나라 금융권 규모가 작년 국내총생산(GDP)의 2배 수준을 이미 넘어선 것으로 나타났다. 하지만 급격한 덩치키우기에 금융권 부실 우려도 함께 제기되고 있다.

금융시장 규모는 10년 전보다 2.5배로 늘어나면서 부실 규모를 키워 또다른 금융위기를 야기할 수 있다는 전망이다.

8일 금융감독원과 금융권에 따르면 은행, 보험, 카드, 증권, 자산운용, 저축은행, 캐피털, 리스, 신기술금융 등의 전체 금융권 자산(자산총계) 규모는 작년 12월 말 현재 2804조원으로 이는 작년 GDP(1237조원)의 2.3배 수준이다.

특히 국내 은행의 자산은 2011년 12월 말 현재 1783조원으로 10년 전인 2001년 말(811조원)보다 약 120% 증가했다. 이어 생명보험(443조원), 증권(234조원), 손해보험(123조원), 신용카드(82조원), 저축은행(59조원), 캐피털(43조원), 리스(29조원), 신기술금융(5조원), 자산운용(4조원) 순이다.

◆국민은행 자산 1위, 메카뱅크 탄생 화두

은행 중에서는 국민은행(258조원)이 자산규모가 가장 많았고 우리은행(234조원), 신한은행(216조원), 기업은행(180조원), 하나은행(151조원), 산업은행(128조원) 등이 뒤를 이었다.

특히 은행들은 금융지주 설립을 전후호 인수ㆍ합병(M&A)을 통해 몸집을 부풀렸다. 실제로 국민은행은 2001년 주택은행과 합병했고 우리은행은 평화은행을 인수했다.하나은행은 2002년 서울은행과 신한은행은 2006년 조흥은행과 각각 합병했으며 올해 초에는 하나금융지주가 외환은행 인수했다.

최근 민영화 논란이 일고 있는 우리금융을 기존 금융지주 중 한 곳이 인수할 경우 `메가뱅크'가 만들어진다는 점은 은행권 자산불리기의 화두다.

대신 연이은 부실사태를 맞은 저축은행의 자산 규모는 2001년 말 23조원에서 2008년 말 69조원, 2009년 말 84조원, 2010년 말 87조원으로 커졌다가 2011년 말 59조원으로 31.6% 작아졌다.

업체별로는 솔로몬 4조9757억원, 토마토 3조2272억원, 제일 2조7078억원, 현대스위스 2조6945조원 등이었다.

◆증권사 자산늘었지만 수익성 줄어

증권은 우리투자증권(21조원)이 단연 1위다.

증권사는 2007년 자본시장통합법 제정과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를 계기로 꾸준히 덩치를 키워 2001년 말만 해도 52조원에 불과했던 규모는 2007년 말 127조원, 2008년 말 141조원, 2009년 164조원, 2010년 말 200조원에 이어 2011년 말 234조원으로 급성장을 거듭했다.

하지만 덩치에 비해 위탁수수료에 의존하는 구조를 나타내며 수익구조는 되려 악화됐다. 2009년 3월 말 0.61%에 달했던 총자산순이익률(ROA)는 2011년 12월 말 0.17%로 떨어졌다.

증권사별로 자산규모 증가세도 차이를 보여 우리투자증권은 자산이 작년 말 20조9273억원으로 업계 1위였고 대우증권이 20조4116억원, 한국투자증권(16조7542억원), 미래에셋증권(15조1644억원) 순이었다.

◆보험업 '빅3'유지 속 신한생명 약진

보험은 생명보험업계의 삼성생명, 대한생명, 교보생명 '빅3' 체제가 꾸준히 유지됐다.

삼성생명의 작년 말 기준 자산은 155조원으로 업계 총자산의 35.05%를 차지하며 1위를 나타냈으며 대한생명은 67조원, 교보생명은 61조원으로 그 뒤를 이었다.

신한생명은 작년 말 자산이 14조원으로 늘며 10년간 7배가량 성장해 돋보였고 동양생명은 13조9000억원으로 5위를 차지했다.

손해보험 분야에서는 작년 37조원의 자산을 보유한 삼성화재가 1위를 달렸으며 손보업계 전체 자산의 27.0%에 달했다.

현대해상은 10년간 자산 증가율이 333.0%에 달했지만 작년 말 자산이 16조원으로 여전히 삼성의 3분의 1수준이다. 동부화재는 10년간 업계 최대 성장률(408.4%)을 기록해 자산 16조원으로 LIG손해보험(14조원) 제치고 3위를 차지했다.

◆카드사, 수익률 하락-연체율 상승에 가계부채 우려

카드사들은 2002년 카드 대란 이후 다시 규모가 확대되는 추세다.

전업 카드사의 자산 규모는 2001년 말 48조원에서 2008년 말 43조원, 2009년 말 44조원으로 정체를 보이다가 2010년 말 54조원으로 늘어난 데 이어 작년 말 82조원을 나타냈다.

작년 말 기준으로 신한카드가 22조3189억원으로 1위 자리를 지켰고, 삼성카드(16조1230억원), 현대카드(10조8519억원) 순으로 컸다. 자산 규모에서는 신생법인 하나SK카드(9조8106억원)가 롯데카드(7조5416억원)를 2조원 넘었다.

특히 은행 대출보다 규제가 덜한 카드 대출 잔액은 작년 말 28조2000억원으로 2010년 말보다 3000억원 증가하면서 가계부채의 새로운 문제로 떠오르고 있다.

작년 말 12조4000억원에 이른 현금서비스도 위험 수위에 달했다. 작년 1∼10월 연체율은 평균 1.8%로 같은 기간 전체 가계대출 연체율의 두 배를 이미 넘어섰다.

한편 전문가들은 이같은 금융권의 자산확대에 대해 우려하고 있다. 자금의 공급과 수요가 많아져 금융권 규모가 늘었지만 급격한 증가 탓에 경제체질을 약화시키는 위협요인이 함께 증가했다는 지적이다.

실제로 작년 12월 말 은행의 원화대출금은 1072조원으로 자산의 60.1%에 달한다. 은행들이 기업대출보다 가계대출에 주력하는 점을 감안할 경우 자산 증가는 가계부채 부실을 일으키는 뇌관이 될 수 있다.

가계대출의 또 다른 부실요인으로 꼽히는 신용카드 현금서비스ㆍ카드론 금액은 작년 12월 말 19조8610억원으로 자산의 24.3%에 달했다.

때문에 전문가들은 금융권이 이제 규모의 이익에 집착하기 보다는 자기자본비율 조정을 통해 내실을 다질 때라고 조언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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