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구 5000만명’ 한국경제 명암]선진국 진입 준비 완료…"소득 3만달러 시대 보인다"

입력 2012-07-03 09: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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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부 "안정적 성장궤도 안착"…위기 발생땐 자체 해결 가능

우리나라 인구(외국인 근로자 및 이주자 포함)가 지난달 23일을 기해 5000만명을 넘어섰다. 지난 83년 인구 4000만명 시대를 연 이후 29년 만에 5000만명을 돌파한 것이다.

인구 5000만명 돌파 의미는 남다르다. LG경제연구원은 “우리나라가 1인당 국민소득(GDP) 2만달러, 인구 5000만명의 이른바 ‘20-50클럽’에 진입한 7번째 국가가 됐다”고 발표했다. 일본(1987년), 미국(1988년), 프랑스·이탈리아(1990년), 독일(1991년), 영국(1996년)에 이어 16년 만에 ‘20-50’ 기준을 충족시키는 일곱 번째 국가가 된 것이다.

특히 한국은 후발개도국 중 20-50에 처음으로 진입했다. 일본부터 영국에 이르기까지 기존의 6개국은 20세기가 시작되기 전부터 산업화를 이뤘던 나라들이다. 다양한 사업영역이나 지역에서 새로운 시장을 만들고 글로벌 스탠다드를 선점하는 등 ‘선발주자’의 이점을 충분히 누리며 20-50 시대에 진입했다. 반면 한국은 치열해진 경쟁환경, 높은 진입 장벽 등 ‘후발주자’로서의 수많은 불리함을 극복하고 비슷한 성과를 이뤄냈다. 한국의 역동성과 잠재력이 원동력이라는 분석이다.

더군다나 당분간은 20-50 시대에 새로 진입하는 나라가 나타나기 어려울 것이라는 전망이다. 1인당 국내총생산(GDP)이 2만달러를 넘는 국가들 중 20-50 기준에 가장 근접한 스페인만 보더라도 1990년대 말까지 4000만명을 밑돌던 인구가 중남미와 동유럽으로 부터 이주자 급증으로 4600만명까지 빠르게 늘어났다. 그러나 경기 침체로 그 증가세가 크게 둔화되면서 2030년까지 5000만명 달성이 어려울 전망이다.

호주(2380만명), 캐나다(3513만명) 등도 인구 증가율이 낮아 인구 5000만명 도달은 불가능한 상황이다. 그 외에 중국(6191달러), 인도(1568달러), 브라질(1만1900달러), 러시아(1만4774달러), 멕시코(1만531달러) 등은 인구 규모는 크지만 이 인구들의 소득을 모두 끌어올려 1인당 국민소득 2만달러를 돌파하기는 상당기간 어려울 전망이다.

그렇다면 20-50클럽 가입의 경제적 의미는 무엇일까?

LG경제연구원은 1인당 국민소득이 높더라도 규모가 작으면 잘 살긴 하지만 국제적으로 영향력 있는 국가로 인정받기 어렵기 때문이라고 설명한다. 국외의 정치적, 경제적 위기상황 발생시 소외되거나 배제되기 쉽고, 또 자체적으로 극복해 나갈 수 있는 내수 기반이 취약하다는 문제점을 있다.

더군다나 이 두 가지를 동시에 충족하는 것은 생각보다 어렵다. 전세계에서 1인당 국내총생산(GDP) 2만달러가 넘는 국가가 53개국에 이르고 인구 5000만명 이상을 달성한 국가도 26개국 (Global Insight 2012년 전망치 기준)이나 되지만 이 두 가지를 동시에 충족시킨 나라가 지금까지 6개국에 불과했던 것도 바로 이 때문이다.

20-50클럽은 일단 진입하고 나면 후진 기어 없이 지속적으로 더 전진하는 속성을 갖고 있다. 신제윤 기획재정부 1차관은 “인구 5000만명과 1인당 GDP 2만달러를 달성한 국가는 예외 없이 3만달러 시대를 열었다”며 “우리나라 인구 5000만명 돌파를 인공위성 발사에 비유하면 안정적 성장이라는 정지궤도에 안착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실제로 일본(1992년)을 시작으로 이탈리아(2004년)까지 진입국들은 모두 1인당 소득 3만달러를 돌파했다.

그렇다고 인구 5000만명 시대를 자축하며 샴페인을 터뜨리기에는 고령화라는 새로운 도전에 직면해 있다. 현대경제연구원은 생산가능 인구(15-64세) 비중이 2012년 73.1%로 최고치를 기록한 후 2013년부터 감소하기 시작하면서 잠재성장률이 크게 떨어짐에 따라 ‘인구 보너스’ 효과는 사라질 것으로 전망했다.

인구보너스 효과는 생산가능인구 비중이 상승하고 총부양비가 하락하면서 경제성장이 촉진된다는 것을 의미한다. 반면 총인구 대비 생산가능인구 비중이 급락하면 성장잠재력이 훼손된다.

통계청은 또 인구분포에서 중간층의 연령(중위연령)이 2010년 37.9세에서 2040년에는 52.6세까지 높아지게 되나 생산가능인구는 같은 기간에 3598만명에서 2887만명으로 격감할 것으로 전망했다. 다시 말해 인구 증가가 정점에 달하는 2040년대에는 노인 3명에 유소년 1명꼴이 돼 우리나라는 ‘노인국가’가 될 전망이다.

또 취업자 중 가장 큰 비중을 차지하는 생산주력세대가 현재 40대에서 2028년에는 60대 이상으로 고령화되면서 경제활력이 약화될 것이라고 현대경제연구원은 우려했다.

성주호 경희대 교수는 “인구구조의 고령화는 노동생산성의 저하, 기업 경쟁력 약화라는 문제점을 일으킨 후 더 나아가 고용불안, 청년실업 등의 문제를 양산함으로써 신구 세대 간의 이해 갈등구조를 한층 더 심화시킨다”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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