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10부동산대책’ 50일…시장에선]강남3구 수혜? 찬바람 더욱 쌩쌩

입력 2012-06-28 13: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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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TI규제 완화·취득세 면제 등 없어…가격 하락보다 거래 실종이 더 심각

“시장 활성화요? 대책이면 뭐가 나아져야 하는데 더 나빠지지 않기만 바랄 뿐입니다”

5.10 부동산 대책이 나온지 50여일이 지났지만 대표적 수혜지로 꼽힌 버블세븐 지역의 주택거래가 위축되는 것은 물론 가격도 하락한 것으로 나타났다.

시장 전문가들은 그 원인으로 총부채상환비율(DTI) 규제 완화, 취득세·등록세 면제 등 알맹이가 빠졌다는 실망감과 최근 유럽발 경제위기까지 겹치며 매수세가 위축됐기 때문으로 진단한다.

실제 지난 21일 서울 서초구, 송파구의 부동산중개업소들을 돌아 본 결과 거래는 물론이고 중개업소를 오가는 사람을 찾는 것 역시 쉽지 않았다. 때문에 당연히 아파트 가격은 5·10대책 후에도 지속적으로 하락하는 모양새를 보이며 벌써 부터 후속대책을 요구하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반포동 N 중개업소 사장은 “5·10 대책의 경우 시장에서 요구하던 알맹이가 다 빠졌는데, 상황이 나아질 리 있겠느냐”며 “시장 비수기까지 겹쳐 앞으로가 더 걱정이다”며 한숨을 쉬었다.

▲5.10 부동산 대책이 나온지 50여일이 지났지만 시장반응은 여전히 냉담하다. 버블세븐 지역 역시 거래량이 부진을 면치 못하고 있다. (위로부터)버블세븐 지역 중 하나인 목동 중개업소 전경, 대치동 부동산 매물 현황, 개포동 주공아파트 중개업소 전경.
◇ 수혜지 조차 한숨 = 5·10대책이 발표되자 강남3구를 포함한 버블세븐 지역을 최대 수혜지로 꼽혔다. 그러나 막상 뚜껑을 열어보니, 이 지역 침체의 골이 더 깊어지고 있다.

한 단지내 상가는 10여개에 달하는 중개업소가 건물마다 줄줄이 위치해 있었지만 더운 날씨 탓인지 매매 상담을 하는 곳은 단 한 곳도 없었다. 때문에 중개업자들은 인터넷을 하거나 직원끼리 담소를 나누고 아예 문을 닫고 자리를 비운 곳이 보였다.

B 중개업소 관계자는 “중개업에 20여년 종사했지만 최근처럼 어려운 적은 처음인 것 같다”며 “예전에는 종종 문의전화라도 왔는데 요즘은 그마저도 뚝 끊겼다”고 말했다.

부동산포탈 닥터아파트에 따르면 지난 15일부터 21일까지 아파트 값을 조사한 결과, 수도권 매매가 변동률은 -0.06%, 전세가는 -0.02%를 기록했다. 지방 5대광역시는 매매가 변동률이 -0.01%, 전세가는 –0.04%로 나타났다.

특히 강남구는 재건축단지인 개포동 주공1단지가 가격 하락을 주도했다. 유로존 위기설로 인해 국내 경기가 영향을 받고 있어 투자 심리가 위축돼 있고 사업 추진에 속도가 나지 않으면서 저렴한 매물이 이어지고 있다.

다양한 대책에도 불구하고 시가총액이 떨어진 것은 수요자들이 실제 구매에 나서지 않았기 때문으로 전문가들은 분석하고 있다.

부동산 114 임병철 과장은 “주택시장이 어렵다 보니 상대적으로 덩치가 작은 오피스텔 등 수익형 부동산이 잘 나가고 있다”며 “4.11 대선 이후에는 기대감 때문에 나아졌지만 유로존 상황의 부각으로 추가적 하락세를 부추기고 있다”고 진단했다.

◇ 수요 촉진책 마련돼야 = 정부는 5·10 대책으로 서울 강남3구를 투기지역에서 해제하고 일부 취득세 부담도 낮췄다. 강남을 시작으로 수도권 전체 부동산 거래를 살려보겠다는 취지였다. 하지만 지난달 서울 아파트 매매는 3481건으로 2010년 9월 이후 최저 수준으로 떨어졌다. 결국 정부의 예측이 빗나간 것이다.

전국에서 가장 비싼 아파트 중 하나인 서울 반포동 래미안 퍼스티지의 경우 지난해 초만 해도 85㎡형이 15억 원대였지만 지난 4월 12억원대로 폭락하더니 5.10 대책 발표 뒤엔 11억원 중반대의 급매물까지 나오는 실정이다.

문제는 가격하락에도 뿐만 아니라 거래가 실종된 것이 더 심각하다고 전문가들과 관련 업계 종사자들은 입을 모은다.

한 중개업소 관계자는 “최근에는 10~20% 싸게 내놓는다고 해도 거래가 힘들다”며 “때문에 살던 집을 팔고 새집으로 들어가려는 입주자들은 기존 집이 팔리지 않아 발을 동동굴리는 경우가 많다”고 분위기를 전했다.

때문에 시장에서는 주택시장을 살리기 위해 한층 발전된 형태의 취득세 완화와 같은 수요 촉진책이 필요하다는 목소리가 높다.

닥터아파트 이영호 팀장은 “초기 매입비용을 줄여줘 사람들이 집값이 조금 떨어져도 손해를 보지는 않을 것이라고 생각해야 거래가 늘어날 수 있다”며 “최근의 시장상황에서는 어지간한 정책은 약발을 받기 힘들 것”으로 예상했다.

결국 시장에서는 거시경제가 안정되지 않을 경우 어떤 주택거래 활성화 대책이 나와도 속수무책일 것이라는 전망이 지배적이다

이 팀장은 “근본적으로 시장의 반등은 국내 상황보다는 유럽발 문제가 해결되야 그나마 가능하지 않겠느냐”고 예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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