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문화 사회 현주소]피부색 하나 때문에…아직도 편견에 운다

입력 2012-06-28 09: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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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들은 따돌림 당하고 노동자는 시달리고…인식개선 차별 시달리고 통합지원기구도 마련해야

“한국에서 다문화 사회가 정착되려면 민·관이 그동안 추진했던 이주민들을 위한 복지정책 수준을 뛰어넘어 이제는 경제와 노동, 인구 등을 아우르는 사회정책으로 바뀌어야 합니다.”

다문화 사회를 연구하는 아시안프렌즈의 김준식 이사장은 “정부 부처별로 다문화에 대한 정책을 제시해 예산을 낭비하기보다는 전문위원과 담당 공무원이 배치된 상임위원회나 하나의 기관이 만들어져 체계적이고 꾸준한 관리가 이뤄져야 한다”고 강조한다.

세계화시대를 맞이한 지금 다문화라는 것은 나라마다 존재하고 있다. 하지만 유독 우리나라에선 예전부터 편견과 그릇된 인식이 팽배했다.

동두천에서 태어난 혼혈 아이들의 아버지는 주한미군이다. 지금은 현역에서 은퇴한 전 미식축구선수 하인즈 워드도 이와 같은 처지였다. 이들은 국민의 따가운 시선을 받으며 혼혈아로 낙인 찍혔다.

하지만 그는 한국인 어머니의 헌신적인 사랑으로 스포츠계 슈퍼스타로 성장하면서 다문화가정에서 태어난 사람들에 대한 인식을 바꿔놓았다. 그리고 그는 어머니의 고국의 땅 한국을 찾았고 우리 국민은 하인즈 워드를 우리나라 핏줄을 물려받은 사람으로 자랑스럽게 여겼다.

다문화에 대한 따가운 시선은 여전하다. 최근 한 방송에서는 다문화가정의 자녀가 학교친구들에게 괴롭힘을 당해 미주 쪽으로 이민을 가는 사례를 소개했다. 피부색깔이 다르다는 이유에서, 엄마나 아빠가 한국사람이 아니라는 이유에서 시작된 다문화가정 학생에 대한 편견과 무관심, 따돌림이 한 아이의 인생을 바꿔놓았다는 안타까운 사연이었다.

한국말이 서툰 다문화 2세는 이중적 편견에 시달린다. 혈통주의와 단일민족 중심적 사고가 강한 우리나라에서 다문화가정 자녀가 오롯이 감당해야 할 것들이 있다.

특히 미국계 혼혈이나 백인들에 대해서는 우호적이나 유색인은 반감이 적지 않은 것이 현실이다.

최근 저출산, 고령화로 인해 동남아시아에서 온 외국인 근로자는 중소제조업 현장에서 핵심 산업인력으로 자리잡고 있다. 3D 업종으로 분류된 제조업체에 취업하는 것을 꺼리는 한국인들의 인식 탓에 외국인 근로자가 없으면 공장 가동이 어려운 업체가 한두 곳이 아닐 정도다. 그럼에도 이들은 임금체불과 차별에 시달린다.

결혼 이주여성들도 끊임없는 차별에 시달리고 있다. 2000년 결혼이주여성이 한국 사회에 처음 등장한 이래 다문화가정 역사는 10여년에 이른다.

하지만 다문화가정 지원법이 마련된 것은 2008년이었다. 뒤늦게 마련된 정책과 지원법에서 알 수 있듯 부처별로 각자 사업을 진행해 경험의 축적과 전수가 잘 이뤄지지 않는 점을 이유로 매년 중복되는 예산이 문제로 지적되고 있다. 결국 예산집행이 미뤄지면서 피해는 이주여성들에게 고스란히 돌아가고 있다.

다문화가족 관련 예산은 2011년 865억원에서 2012년 925억원으로 60억원 늘었다. 올해도 예산이 늘었지만 효율적으로 사용되지 않고 각 부처에서 중복되는 사업 남발로 낭비되고 있었다.

또 다문화가정 지원이 특정계층에게만 반복돼 수혜 사각지대를 위한 맞춤 정책이 시급하다는 지적도 나오고 있다.

이에 다문화를 연구해 온 단체들은 효율적인 정책 집행을 위해 다문화가정 지원을 위해 통합기구를 하루빨리 마련해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또 이들 단체는 다문화에 대한 올바른 인식이 우리 사회에 뿌리 내릴 수 있도록 다문화가정 학생뿐만 아니라 봉사단체, 공무원, 경찰, 일반시민 등을 대상으로 한 다문화 교육을 실시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용어설명>

다문화 사회·다문화가정= 한 국가나 한 사회 속에 다른 인종과 민족 등 여러 집단의 문화가 함께 존재하는 사회를 말한다. 다문화가정은 우리와 다른 민족, 문화적 배경을 가진 사람들로 구성된 가정, 즉 국제결혼 가정, 외국인 근로자 가정을 통칭한 말이다.

중도입국자녀 : 이주노동자나 한국인 배우자와 결혼한 결혼이주민 부 또는 모를 따라 한국에 들어온 외국 태생 다문화가정 자녀를 말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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