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錢의 대결]노후 보루 '퇴직연금' 어디에 맡길까

입력 2012-05-09 16: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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은행은 안정성·보험은 보장성·증권은 수익성

대형 금융투자회사에서 서울·수도권 내 근로자 700여명을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다. 대부분의 사람들은 퇴직연금의 중요성은 인식하고 있으나 자녀 교육비에 주택자금, 생활비까지 마련하느라 정작 자신의 은퇴 후 삶은 제대로 돌보지 못하고 있다.

상황이 심각하다. 100세 시대 초 시계가 돌아간 지금, 현실의 어려움만을 탓하며 계획없는 노후를 맞이할 수는 없는 일이다. 전문가들은 가능한 빨리, 은퇴 전문가의 도움을 받아 생애주기별 자금운용 계획을 세우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하다고 조언한다. 은행은 안정성, 보험은 보장성, 증권은 수익성을 앞세우고 있는 만큼 업권별 특성을 파악해 자신의 나이 및 자산현황에 맞춰 은퇴 후 자금 계획을 세워야 한다는 설명이다.

◇은행-안정성, 보험-보장성, 증권-수익성

퇴직연금제도 도입 직후엔 은행, 보험사, 증권사 중 보험사가 퇴직연금 시장 경쟁에서 가장 앞섰다. 그러나 2008년 10월부터 은행이 보험사를 앞지르면서 퇴직연금 시장이 재편됐다. 더욱이 고수익을 무기로 증권사들이 가입자들을 대거 끌어모으면서 보험은 이제 2위 자리마저 내어주게 생겼다.

실제 지난해 말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은행의 퇴직연금 적립금은 24조2544억원으로 48.6%를 차지하고 있다. 생보사가 12조7824억원(25.6%), 증권사가 8조9749억원(18%), 손보사 3조8919억원(7.8%) 등이 그 뒤를 잇고 있다

그렇다면 업권별 퇴직연금의 특징은 무엇이 있을까. 우선 은행의 가장 큰 장점은 안정성과 접근성이다. 광범위한 지점망을 갖고 있는 은행은 고객이 쉽게 찾아갈 수 있고 인지도 또한 높다.

적립금 운용별로는 실적배당 상품보다 원리금보장 상품이 훨씬 더 많다. 전체 적립금의 93.6%(22조7908억원)를 원리금보장 상품으로 관리한다. 또한 원리금보장 상품 중에서도 예·적금의 비율이(92.3%, 22조3839억원)이 절대적으로 높다. 그만큼 안성성이 강조된 상품이 많다는 얘기다.

보험의 경우 기존 퇴직보험을 운용해온 노하우가 최대 강점이다. 장기간 운용해야 한다는 보험상품 특성이 퇴직연금 성격가 가장 유사하다.

또한 보험사를 퇴직연금 사업자로 선택하면 퇴직연금을 사망 시까지 연금으로 받을 수 있다. 타 업권 역시 약정에 따라 퇴직연금을 10~30년간 연금으로 지급하기도 하지만 종신연금이 가능한 것은 보험뿐이다.

퇴직연금 시장의 총아로 떠오르고 있는 증권은 고수익이 무기다. 확정기여형(DC형)에 대한 소비자의 관심이 높아지고 있면서 적립금이 기하급수적으로 늘고 있다. 주식, 채권 등 실적배당 투자로 수익을 극대화하려는 투자자들이 몰리고 있는 것이다.

증권사 원리금보장 주가연계증권(ELS) 비중이 35.9%(3조2188억원)이 타 업권(0.02% 수준) 보다 훨씬 높다. 또한 실적배당 상품의 과반을 차지하는 채권형펀드에서는 증권사 비율이 9.6%(8581억원)로 은행(4.6%)과 생명보험사(1.7%)를 크게 앞지르고 있다.

금감원 관계자는 “올해 말이면 퇴직연금 적립금 규모가 70조원으로 늘어날 것으로 보인다”며 “기업의 퇴직연금 도입이 마무리돼 가는 만큼, 종전처럼 사업자 선정을 위해 고금리로 경쟁할 유인이 감소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업권별 1위사들, 1대1 맞춤 설계로 고객 유인

퇴직연금시장이 금융시장의 최대 격상지로 부상하면서 금융사들마다 시장점유율 확대를 위한 발 빠른 행보가 이어지고 있다. 베이비부머들의 은퇴가 본격화되면서 퇴직연금 가입이 보다 활발해 질 것에 대비, 전열을 가다듬고 있는 모습이다.

우선 은행권 1위인 KB국민은행의 경우 퇴직연금자산에 대해 '장기적이고 안정적인 고객자산관리'을 전략을 세우고개방형 상품구조를 통한 다양한 상품 라인업 및 '인 앤 아웃(IN&OUT)' 관리방식을 통한 수익률 관리 등 자산관리에 대한 서비스 질 향상에 중점을 두고 있다.

KB국민은행 관계자는 “지속적인 가입자 방문 재무·세무 컨설팅및 국제회계기준(IFRS) 퇴직급여 회계서비스 등 가입자 및 가입기업에 대한 다양한 컨설팅 서비스를 제공해 사후관리 만족도를 높이고 있다”고 강조했다.

보험권 선두주자인 삼성생명은 단순한 상품판매에서 벗어나 기업 또는 근로자 개인에게 맞춤형 퇴직연금 제도를 설계해 시장을 선점해 왔다. 국내외에서 수십년간 제도설계 및 연금 계리를 담당한 핵심인력들로 구성된 전문 컨설팅팀이 각 고객사의 특성(규모, 업종,임금수준 등)과 니즈 등을 감안해 최적의 제도를 제시하고 있다.

상품 및 자산운용의 경우 보험업의 특성에 맞는 장기상품과 70여개 이상의 별도 신탁상품을 제공하고 있으며 자산운용전문가들이 운용하는 최적화된 상품 포트폴리오를 제공하고 있다. 또한 은퇴연구소에서는 선진제도 조사, 제도개선사항 제안 등 다양한 연구활동을 진행하고 있다.

삼성생명 관계자는 “퇴직연금시스템 인프라에 대한 지속적인 투자를 진행하고 있다”며 “제도설계, 자산배분, 자산운용, 가입자교육, 업무처리 등 고객들의 다양한 요구를 보다 손쉽고 빠르게 처리하고 있으며 향후 가입자들에게 좀더 전문적인 투자 관리를 유도할 수 있는 역량을 강화 하는데 전력을 다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마지막으로 증권업의 경우 1위를 자리를 두고 이견이 많다. 단순 적립금 규모로 치자면 HMC투자증권이 단연 1위다. 그러나 계열사인 현대·기아차 비중을 제외하면 미래에셋증권이 선두를 달리고 있다. 가입자 수도 월등히 많다.

미래에셋증권의 강점은 전문성을 내세운 자산관리다. 한국보험계리사, 미국계리사, 회계사, 노무사, 세무사, 전문컨설턴트 등의 퇴직연금 전문인력 배치돼 있으며 전국 각 영업점에 퇴직연금전문인력 및 퇴직연금 고객을 위한 전담 고객상담센터도 운영하고 있다.

특히 지난 2010년 8월에 오픈한 ‘퇴직연금 MP(모델포트폴리오)랩어카운트’는 퇴직연금사업자 최초 랩어카운트 서비스로 가입자들의 큰 호응을 얻고 있다. 이 상품은 장기투자에 필수조건인 합리적인 자산배분을 통해 고객 개개인별 투자성향, 나이, 퇴직예상 시점 등에 맞는 고객지향적 모델포트폴리오를 제공한다. 또한 예금은 물론 주식혼합형펀드, 채권형펀드, ELS 등 다양한 투자상품을 바탕으로 한 포트폴리오를 구성함과 동시에 국내외 글로벌 시장에 적극적인 분산투자를 실시해 우수한 위험대비 조정수익률을 실현하고 있다.

미래에셋증권 관계자는 “증권업계 최초 퇴직연금 전담부서를 신설해 단기실적보다는 장기적인 관점에서 퇴직연금제도의 본질적인 서비스와 고객편의를 위한 원칙 중심의 퇴직연금사업을 전개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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