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예인과 탈세]천정부지 몸값 '필요경비' 범위싸고 국세청과 대립각

입력 2012-03-27 09: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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업무비 뺀 순수익에 과세…자진신고 악용 일부 탈세

▲왼쪽부터 강호동, 김아중, 인순이
가수 서태지씨가 최근 탈세 의혹에 시달리고 있다. 지난 2010년 평창동 고급 주택 신축과정에서 불법 건축을 벌여 거액 세금을 탈세했다는 한 매체의 주장에 서태지씨는 이를 부인한 상태다.

서태지씨 외에도 연예계의 탈세 의혹은 끊이지 않았다. 십수년간 방송계를 호령했던 MC 강호동씨는 국세청으로부터 2007년부터 2009년까지 매년 2~3억씩 약 7억원을 추징당한 것으로 알려졌으며 지금은 잠정은퇴한 상태다. 영화 ‘미녀는 괴로워’로 일약 스타덤에 오른 배우 김아중씨도 2007~2009년분 소득액 중 일부를 누락한 혐의가 포착돼 세무당국의 조사를 받고 6억원의 추징통보를 받았다고 전해졌다. 폭발적인 가창력으로 제 2의 전성기를 누리고 있는 가수 인순이씨도 2008년 누락 소득분에 대해 9억원의 추징당한 것으로 알려져 팬들에게 상처를 줬다.

별다른 구설수 없이 승승장구하던 연예인들의 소득과 탈세 보도를 접하게 되면 대중들은 배신감과 박탈감을 느낀다. 대중에게 미치는 영향이 큰 이들의 탈세는 성실납세 분위기를 해칠 수도 있다는 우려다.

그렇다면 이미지를 생명으로 여기는 연예인들이 ‘탈세범’이라는 비난에 시달리면서도 탈세를 계속 저지르는 것은 무엇 때문일까. 이를 알아보기 위해서는 먼저 이들이 어떻게 소득세를 내는지 짚어봐야 한다.

개인이 번 돈에 매기는 세금인 소득세는 기업에서 급여를 받아 생활하는 사람이 내는 ‘근로소득세’와 서비스업에 종사하는 개인 또는 개인사업자가 직접 자신의 소득을 신고해 납부하는 종합소득세로 나뉜다. 둘다 연간소득에서 업무 관련 비용을 뺀 순수입에 대해 세율이 적용된다. 일반적으로 연예인들은 소득을 자신신고하는 종합소득세를 낸다.

◇비용처리 범위 모호…가이드라인 要= 그런데 연예인의 경우 이 필요경비의 범위가 모호하다. 현행소득세법은 세금이 부과되는 해의 총수입 가운데 사용된 경비를 제외한 금액을 소득으로 인정한다. 하지만 연예인 직업의 특성상 매니저, 스타일리스 등과 함께 일하는 인력비, 광고계, 방송계와의 접촉비 등의 비용과 관련해 연예인들은 필요경비 해당한다고 판단하나 세정당국인 국세청은 아니라고 여기는 경우가 종종 발생한다.

물론 소득을 자진신고한다는 점을 악용해 탈세를 저지르는 연예인들도 있다. 최근 대형기획사들과 수입이 많은 연예인들이 세무사 등 전문가들을 통해 소득신고를 하면서 연예인들의 세금납부 절차가 차츰 투명하게 자리를 잡아가고 있지만 공식적으로 드러나지 않는 외부행사비, CF출연료 등은 여전히 포착되기 힘든 면이 있다. 하지만 고의적인 의도 없이 누락하거나 세무대리인에 의해 실수가 발생하기도 한다.

이에 따라 유일호 의원은 “연예인들은 경비로 공제할 금액이 얼마인지 기준이 불분명하고 세무행정이 복잡하다”며 “연예인들의 직업 특성을 감안한 소득세 신고 및 부과 가이드라인을 만들어야 한다”라고 제안했다.

한국납세자연맹도 과세당국의 오류와, 복잡한 세법으로 연예인을 포함한 납세자들이 악의없는 세금탈루가 이뤄지는 경우가 있어 무조적으로 탈세로 볼아붙이는 점은 개선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마녀사냥식 여론의 피해자 VS 외화벌이 하는 스타는 영웅= 문제는 혐의가 불분명한 상태에서 해당 사실이 공개되면 연예인들은 마녀사냥식의 비난을 받는다는 점이다. 국세기본법상 과세정보를 타인에게 제공 또는 누설하거나 목적 외의 용도로 사용하는 것은 금지돼 있다.

그러나 세금 추징당한 사실이 공개되면서 연예인들을 무조건적으로 파렴치범으로 몰아붙이는 분위기가 조성됐고 이는 문제가 있다는 지적이다. 한국납세자연맹은 지난해 9월 강호동, 인순이 등 납세자 개인정보를 무단열람·유출했다며 국세청과 해당 공무원을 고발하기도 했다.

한류열풍이 점차 거세지고 영화·드라마·예능·가요계 등에서 연예인들의 몸값이 천정부지로 뛰어오르면서 앞으로 연예인들의 탈세 논란은 더욱 뜨거워질 전망이다.

이에 고영선 한국개발연구원(KDI) 연구부장은 “우리나라는 세금은 피할 수 있으면 피한다는 인식이 존재하는 납세 후진국으로 연예인들도 예외가 아니다”라며 “특히 한류 등 외화벌이를 한다는 이유로 연예인들의 불법적 탈세에 관대한 인식도 개선해야 한다”라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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