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성이 생계를 책임지는 여성 가구주가 빠르게 늘고 있다. 남성에 비해 소득이 크게 낮은 여성 가구주의 증가는 빈곤율을 상승시키는 주요 원인으로 분석됐다.
26일 통계청 가계금융조사 결과에 따르면 지난해 남성이 가구주인 가구는 가처분 소득이 368만 원이었다. 이에 반해 여성이 가구주인 가구는 절반에도 못 미치는 173만 원인 것으로 나타났다.
이같은 조사결과는 기본적으로 남녀 임금 격차가 심하기 때문인 것으로 분석됐다. 지난 2010년 남성의 월 평균 급여는 236만 원이었지만, 여성은 147만 원이었다. 저임금 노동자 비율도 역시 남성보다 여성이 더 많았다. 남성 저임금자는 전체 근로자의 17.3%지만 여성의 경우 42.7%에 이른다. 우리나라는 OECD국가 가운데 저임금 노동분야에서 남녀 격차가 가장 큰 나라다.
여성 가구주도 빠르게 늘고 있다. 젊은 여성은 독신주의를 주장하고 장년층에서는 이혼이 늘어났기 때문이다. 나아가 노년층에서는 사별 등의 이유로 여성이 가구주인 가구가 해마다 크게 늘고 있다.
지난해 말 우리나라 전체 가구 중 여성 가구주 비율은 25.9%다. 세 집 건너 한 집에서 여성이 생계를 책임지고 있는 셈이다. 또 1인 가구의 경우 여성 가구주는 220만 가구로 이미 남성 가구주를 앞질렀다.
여성의 경제력이 크게 열세인 상황에서 여성 가구주가 급증하는 것은 빈곤가구의 증가로 연결된다. 실제로 우리나라의 빈곤율은 해마다 상승하고 있다. 이는 1,2인 가구 위주의 여성 가구주가 증가하는 것과 정비례하고 있다.
이에 따라 남녀간 소득 격차가 해소와 함께, 한 부모 가정의 육아부담을 덜어주는 등 여성 가구주에 대한 맞춤형 복지대책의 필요성도 커지고 있는 것으로 분석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