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은행원 그들은 누구인가](28)프라이빗뱅커

입력 2012-02-07 10: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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VVIP 전문 금융주치의…‘원하는 것이라면 뭐든지’

투자 조언을 기본, 진학상담에 자녀 맞선까지

성과 내도 인센티브 제로…증권사로 이직도

‘요람에서 무덤까지’ 고객들의 니즈를 충족시키고자 발로 뛰는 은행원들이 있다. 본인들 스스로 “전통적인 은행원은 아니다”라고 말하는 PB(Private Banker)들이다.

과거엔 자산가들의 금융소득을 위한 맞춤형 서비스를 제공했다면 현재는 고객층도 다양화됐고, 니즈 또한 세분화됐다. 금융상품과 부동산의 수익 위주 서비스만 제공하는 것은 구식이 된지 오래다. 자녀들의 맞선, 진학상담, 골프, 여행 투어 뿐만 아니라 간혹 고객의 집안 잔치에 가서 노래 한 가락도 구성지게 불러야 한다.

이 처럼 국내 은행들의 PB들의 업무가 광범위해진 배경에는 한국의 은행권 PB 유형이 미국의 자산관리사형과 유럽의 집사형이 합쳐진 역할을 합쳐 놓은 스타일이기 때문이다. PB시장 경쟁이 치열해지면서 차별화된 서비스를 제공해야 한다는 분위기가 확산된데 따른 현상이다. 그렇다 보니 국내 은행권 PB들의 하루 24시간은 짧기만 하다.

PB업무 11년차에 들어선 A은행의 B팀장은 “고객들의 모든 생애 이벤트에는 돈이 연관되기 때문에 맞춤 서비스를 제공할 수 밖에 없다”며 “자녀 결혼은 물론 자녀가 첫 직장에 들어가는데 어디가 도장을 잘 파는지에 대해서도 문의가 오는 것을 관리하는데, 워낙 경쟁이 심화되니깐 이 같은 서비스도 제공하고 있다”고 말했다.

같은 맥락으로 부동산 관리는 PB들의 중요 업무 중 하나다. 특히 건물을 사고 파는 것뿐만 아니라 유지 및 관리까지, 업무 범위는 다양하다 못해 과하다는 느낌도 주고 있다.

PB업무 8년차에 접어든 C은행의 D팀장은 “고객이 5층짜리 상가를 보유하고 있는데 이를 철거하고 15층 으로 건물을 바꾸고 싶다는 의뢰를 해오면 세무상담, 감정평가, 법무사 상담, 설계사, 건설회사, 빌딩사업관리회사 등을 만나서 필요한 부분들을 체크해야 한다”며 “뿐만 아니라 임대 마케팅, 임대차 월세 및 시설 관리 등 돈이 필요하면 대출도 해주고 있다”고 설명했다. 관련 분야의 전체 프로세스를 인지하고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는 것이다.

그렇다고 기본적으로 금융 자산 관리를 소홀히 할 수는 없는 노릇. 실시간으로 시장 상황을 봐가면서 상품의 환매 시기 또는 거래 타이밍을 항시 주시하고 있다. PB들은 공통적으로 아침에 일어나자마자 하는 일이 TV를 켜고 밤새 미국 장 분위기를 파악한 후에 인터넷및 언론 매체를 통해 간밤의 이슈 등을 확인한다.

이렇듯 많은 일들을 하고 있지만 현실은 냉혹하기만 하다. 증권사PB들은 성과를 내면 인센티브를 받지만 은행권 PB들은 그렇지 못한 상황이다. 그래서 인지, 지난해 신한은행과 하나은행 일부 PB들이 증권사로 옮겼지만 이들을 비난하는 목소리는 들리지 않았다.

D팀장은 “은행에는 여러 점포들이 있는데, 만약 은행권 PB들이 인센티브를 받는다면 역시 수익을 창출해 내는 지점장들도 인센티브를 줘야한다는 논리가 적용되기 때문에 은행 PB들에게 인센티브를 주는 것이 어려운 구조다”라고 말했다.

‘억’소리나는 돈을 관리하는 PB들은 가장 뿌듯한 순간으로 고객이 자신을 의지하고 믿어줄 때라고 하나같이 꼽는다.

D팀장은 “한 회사의 CEO로부터 회사 내 중역들보다 많은 일을 처리해줘서 고맙다는 얘기를 들은 적이 있었다”며 “부자들의 특성상 초반에는 의심도 많고 마음을 안 열다가도 어느정도 신뢰를 쌓으면 거래은행을 바꾸지 않고 믿어준다는 점에서 보람을 느낀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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