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재완 기획재정부 장관은 1990년대 후반부터 금융위기가 최근에 집중적으로 발생하기 시작한 이유에 대해 “특정 국가의 통화를 기축통화로 사용하는 현 국제금융체제 때문”이라고 밝혔다.
박 장관은 19일 삼성동 코엑스에서 열린 아시아 컨퍼런스에 발표한 개회사에서 현 국제금융체제의 개선을 촉구하며 이같이 말했다.
그는 미국은 달러를 공급하기 위해 대규모의 경상수지 적자를 감내하는 반면 달러의 가치를 보호하기 위해 경상수지 적자를 줄여야 하는 상반된 목표에 직면하는 ‘트리핀의 딜레마’(Triffin의 dilemma)에 빠져 기축통화인 달러의 신뢰를 떨어뜨렸다고 설명했다.
박 장관은 이어 “올 8월 미국 신용등급 강등에 따른 위기는 이러한 원인에서 발생한 것으로 볼 수 있다”고 잘라 말했다.
그는 또 미국 이외의 나라들은 자국통화로 해외에서 차입할 수 없어 궁극적으로 외환유동성 부족으로 금융위기를 겪게 되는 ‘원죄’(Original Sin) 때문에 1997년에 발생한 동아시아 경제위기와 같은 외환위기를 겪는다고 지적했다.
이에 따라 박 장관은 개별 국가에게만 책임을 맡기는 것이 아니라 글로벌 수준의 협력을 주문했다.
또한 지역 경제협력을 통한 보완도 매우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특히 그는 앞으로 세계경제의 중심은 아시아가 될 것이므로 남남협력의 중요성은 점점 커질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를 위해 박 장관은 동아시아 지역의 금융안전망인 치앙마이 이니셔티브 다자화(CMIM)의 기능을 완비해 금융위기 재발을 방지하고, 국제자본유출입에 대해 공동 대응할 수 있는 체제를 마련해야 한다고 힘주어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