종합상사, 글로벌 식량 전쟁에 비상

입력 2011-08-18 11:26 수정 2011-08-18 11:4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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식량자원 영토 확장에 열 올려

▲현대종합상사가 지난해부터 운영하고 있는 러시아 연해주 농장. 현대종합상사는 지난해 이곳에서 경작규모를 3500ha로 늘리고 콩 5400톤, 옥수수 2400백톤을 수확했다.
종합상사들이 식량자원 확보에 팔을 걷어부쳤다. 쌀, 옥수수, 밀 등의 곡물 가격 상승과 일부 국가들의 식량난을 이유로 한 수출 금지 조치 등 식량을 둘러싼 글로벌 전쟁이 가열되면서 국내 종합상사들도 식량자원 영토 확장에 적극적으로 나서고 있다.

18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삼성물산은 최근 사내 식량자원 태스크포스를 설립하는 등 먹을거리 찾기 행보에 열을 올리고 있다.

삼성물산은 지난 4월 농수산물유통공사(aT), 한진, STX와‘국가곡물조달 시스템’구축을 위한 합작투자 법인을 설립하며 식량자원 확보에 시동을 걸었다.

미국 시카고에 설립된 ‘aT Grain Company’에서 삼성물산은 15%의 지분을 소유하며 주로 곡물 판매를 담당하게 된다. 삼성물산은 여기에 그치지 않고 aT와 공동으로 브라질에 곡물 저장, 가공시설 지분을 확보하는 컨소시엄에도 참여할 계획이다. 쌀, 옥수수, 밀 등 주요 곡물 트레이딩을 사업 확장도 검토 중이다.

이같은 사업 추진은 식량자원의 중요성이 부각되면서 곡물 비즈니스를 신성장동력으로 삼는다는 의미로 풀이된다. 동시에 식량자원 자주권 확보에도 기여할 전망이다.

삼성물산은 이미 지난 2008년 곡물 사업에 뛰어들었다.

인도네시아 수마트라섬에 위치한 삼성물산의 팜 농장은 크기가 무려 2만4000ha에 달한다. 서울시 면적의 40%다. 삼성물산은 이곳에서 연간 10만톤의 팜유를 생산해 동남아 등지에 판매하고 있다.

전 세계 바이오디젤 관련 회사에 공급한다는 계획도 수립 중이다. 삼성물산은 전세계적으로 경제성이 높은 식용유지로 꼽히는 팜오일을 자체적으로 생산, 판매해 글로벌 사업 영역과 영향력을 확대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현대종합상사는 지난해 곡물사업에 본격적으로 합류했다.

2009년 현대중공업이 러시아 연해주에서 인수한 1만ha(약 3000만평) 규모의 현지 영농법인을 관리하며 글로벌 식량자원 사업에 발을 들였다.

2010년 경작규모 3500ha에서 콩과 옥수수를 각각 5400백톤, 2400백톤을 수확한 현대종합상사는 올 4월 설립된 현대자원개발을 통해 경작규모를 총 4000ha까지 확대할 방침이다. 올해 콩과 옥수수 생산량도 약 1만톤을 수확할 예정이며 이를 국내에 도입할 계획도 추진 중이다.

현대자원개발은 "현재 1만5000ha인 농장규모를 2012년까지 약 3만ha(약 9000만평)로 확대할 것"이라며 "남미 등 신규 농업 부지 확보로 해외농장 지역을 지속적으로 넓혀 쌀과 낙농 분야에도 진출할 방침이다"라고 말했다.

대우인터내셔널도 식량확보 사업에 적극적이다.

대우인터는 최근 캄보디아에 농장부지를 확보, 쌀, 콩을 비롯한 곡물사업 확장을 추진 중이다. 약 2만6000ha 규모의 농장에서 생산된 쌀은 중동, 아프리카, 동남아 등 해외지역으로 수출될 전망이다. 이번 캄보디아 사업을 시작으로 대우인터는 향후 동남아와 아프리카 등에 대규모 식량자원 및 농업기지를 구축한다.

대우인터는 이미 국내에도 곡물을 공급하고 있으며 중국, 미국, 태국 등에서 들여오는 곡물량은 20만톤을 넘어선다.

또 지난 4월에는 인도네시아 오일 팜 플랜테이션 및 농업 전문업체의 지분 85%를 인수하며 오일 팜 농장 사업을 시작했다.

LG상사는 팜 오일 사업을 중점적으로 확대한다.

지난 2009년 말 1만6000헥타르에 규모의 인도네시아 팜 농장을 인수한 LG상사는 현재 농장 내에 팜오일 가공공장을 건설 중이다.

내년 말 공장이 완공되면 연간 4만톤의 팜오일을 생산하게 되며 향후 설비증설로 8만톤까지 생산량을 늘린다는 계획이다.

LG상사는 팜오일이 바이오디젤의 원료로 쓰여 장래가 유망한 만큼 이를 향후 바이오 에너지 사업의 교두보로 활용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종합상사들의 이같은 해외 곡물자원 영역 확장은 우리나라의 식량자주권 확보와 직결된다.

현재 우리나라 식량과 곡물자급률은 보잘 것 없는 수준이다. 정부가 뒤늦게 식량자급률 목표치를 높이는 등 대책마련에 부심하고 있지만 선진국과 비교해 매우 열악한 자급률은 보이고 있다.

삼성경제연구소에 따르면 한국의 식량자급률과 곡물자급률은 지난 2001년 각각 56.8%와 31.1%를 기록한 이래 하락 추세가 지속됐다. 2009년 식량자급률은 51.4%, 곡물자급률은 26.7%까지 추락했다.

특히 지난 2005~2007년 3개년 동안 한국의 평균 곡물자급률은 27%. OECD 회원국 평균치인 91.5%를 크게 하회한다.

업계 관계자는 “식량자원의 중요성이 날로 커지는 만큼 종합상사들의 식량자원 확보력의 중요성이 커지고 있다”며 “상사들이 갖춘 폭넓은 글로벌 네트워크와 정보력, 마케팅력으로 식량과 곡물자원 확보를 지속강화할 수 있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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