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신용등급 강등에 산업계 ‘초긴장’

입력 2011-08-08 11: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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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기변동에 민감한 휴대전화ㆍ자동차ㆍ정유 등 산업계 비상

미국의 신용등급 강등으로 우리나라 산업계에도 비상이 걸렸다. 사상 초유의 사태가 심각한 경기회복세 둔화로 이어질 경우 우리나라의 대미 수출을 비롯한 산업계 전반에 큰 영향이 미칠 전망이다.

한국무역협회 국제무역연구원은 7일 '미국 신용등급 하락이 우리 수출에 미치는 영향'을 통해 미국의 신용등급 하락으로 향후 미 기업들의 자금조달 비용이 상승하고 금융시장의 불확실성이 높아져 경기회복 둔화세가 커질 수 있다고 지적했다.

특히 상대적으로 경기변동에 민감한 휴대전화와 자동차 및 자동차 부품 등의 품목을 중심으로 대미 수출 증가세가 떨어질 가능성이 있다고 연구원은 분석했다.

이에 산업계는 글로벌 경영 환경의 불안정성이 증폭되면서 비상체제에 돌입했다.

삼성전자는 현재 가격이 바닥세인 반도체 분야는 20나노급 등 미세공정으로의 전환을 가속화하고 액정표시장치(LCD)는 이윤이 많이 남는 프리미엄 제품 판매를 확대해 활로를 모색할 방침이다. 또 스마트폰 시장 점유율을 극대화하는 한편 보급형 라인을 확충하고 TV 시장에서 발광다이오드(LED) TV, 3D TV 등 프리미엄 제품의 판매 비중을 높여 나간다는 계획이다.

LG전자도 휴대전화 부문에서 옵티머스3D 등 프리미엄 스마트폰 판매를 확대하고 4분기 롱에볼루션(LTE) 휴대전화 시장에 대비한다는 전략이다.

환율에 따라 수익이 크게 좌우되는 자동차 업계도 난국을 돌파하기 위해 골몰 중이다.

현대기아차는 지속적으로 질적 성장에 초점을 맞춰 고연비차를 개발하고 모듈화와 플랫폼 통합을 가속화해 원가 경쟁력에 집중할 방침이다. 자동차 판매에서는 인센티브 확대보다 구입 후 보장 프로그램을 적극 개발해 수익성을 높인다는 계획이다.

국내 건설 경기 침체로 매출의 상당 부분을 해외에 의존하는 건설업계도 공사 발주량이 감소할 가능성에 노심초사다.

상당수 기업이 올해 경영계획을 해외 활로를 찾는 쪽에 초점을 맞춘 만큼 이번 미국의 신용등급 강등은 불안을 가중시킬 수 밖에 없다. 여기다 미국의 신용등급이 추가 하락 가능성까지 내포하고 있어 국내 건설사들은 주요 수익원인 중동의 플랜트 공사 발주가 줄어들 것에 대비해 대책 마련에 착수하고 있다.

환율과 유가 등에 직격탄을 맞는 정유업계도 부심하고 있다.

이에 SK이노베이션은 신시장 개척으로 수출 지역을 다변화하고 배터리 등 신재생 에너지 사업과해외 석유개발 사업에 적극 참여할 예정이다. 에쓰오일도 고도화 시설 및 석유화학 생산 시설의 운영 효율을 높여 고부가가치제품 생산을 극대화한다는 전략이다.

철강업계는 일단 관망한다는 입장이다. 아직 비상체제에 돌입하지 않았지만 미국·유럽발 경제 위기와 금융시장 동향을 살피며 변수가 몰고 올 파장과 후폭풍에 예의주시하고 있다. 철강업계는 해외로부터 원료를 수입하는데다 제품 수출 비중도 커 원자재 가격과 환율 변동등에 영향을 받을 수밖에 없다.

최근 물동량 감소, 선박 과잉 공급, 유가 상승 등 삼중고에 시달려온 해운업계도 당혹스러워 하고 있다. 해운업계는 올해 하반기 미국 경제의 점진적 회복에 따라 손실 폭을 만회할 수 있을 것으로 예상해서다.

앞서 세계 3대 신용평가사 S&P는 설립 70년만에 처음으로 미국의 신용등급을 AAA에서 AA+로 강등했으며 향후 전망도 부정적으로 유지했다.

무역협회는 “경기회복 둔화세가 커지면 소비수요 위축에 따라 우리의 수출 증가세도 주춤할 것”이라고 설명하면서도 “국제금융시장의 반응과 실물경제로의 파급 여부를 더 살펴보아야 한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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