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정위기를 겪고 있는 유럽 국가들에 중국이 구원투수 역할을 톡톡히 하면서 차이나파워가 거세지고 있다.
유럽재정안정기구(EFSF)의 클라우스 레글링 최고경영자(CEO)는 “중국이 포르투갈 구제금융 재원을 마련하기 위한 EFSF의 채권 발행에 비상한 관심을 보였다”면서 “중국이 채권 매입에 나설 것으로 예상된다”고 밝혔다고 25일(현지시간) 파이낸셜타임스(FT)가 보도했다.
레글링 CEO는 “이번 채권 발행에 대한 중국 등 해외 투자자들의 높은 관심은 유로화의 미래에 대한 자신감을 새롭게 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이어 그는 “중국 등 아시아 국가들은 달러 자산에 지나치게 치중하는 것을 원하지 않고 있다”면서 “유로화 자산에 투자하는 것을 외환자산 다각화의 좋은 방법으로 인식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EFSF는 규모가 4400억유로(약 680조원)에 달하며 유로존(유로화 사용 17개국) 회원국들의 출자금과 지급보증을 바탕으로 국제금융시장에서 채권을 발행해 그리스와 포르투갈, 아일랜드 등 구제금융 국가에 상대적으로 낮은 금리에 차관을 제공한다.
크리스토프 프랑켈 EFSF 최고재무책임자(CFO)는 “중국이 지난 1월 아일랜드 구제금융 재원 마련을 위한 EFSF의 채권 발행에도 참여했다”고 밝혔으나 중국이 정확히 얼마를 투자했는지에 대해서는 언급을 피했다.
EFSF는 이달 말 포르투갈 구제금융 재원 마련을 위해 50억 유로 규모의 5년 만기 채권을 발행할 계획이다.
EU 재무장관들은 지난주 포르투갈에 총 780억유로 규모의 구제금융을 지원하기로 결정했다.
포르투갈 정부는 다음달 중순 100억달러 규모의 국채 상환을 앞두고 EU에 긴급자금 지원을 요청한 상태다.
중국이 적극적인 지원에 나서면서 유럽에서의 중국 영향력은 더욱 커질 전망이다.
헤르만 판 롬파위 유럽연합(EU) 상임의장은 지난 17일 중국 베이징을 방문한 자리에서 “우리는 재정위기에 대처하기 위해 엄격한 조치를 취할 것”이라며 “유럽은 중국에 매력적인 투자처가 될 것”이라고 중국의 투자 확대를 요청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