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學] '정보경제학'의 창시자, 조지프 스티글리츠

입력 2011-04-19 11:00

⑦ 조지프 스티글리츠 컬럼비아대 교수

(편집자주 : 금융위기와 유럽발 재정위기를 거쳐 중동의 ‘재스민혁명’까지, 글로벌 경제는 격동의 시기를 겪고 있다. 지금과 같은 불확실성의 시대에 깊은 고찰과 비전으로 정책결정에 막강한 영향력을 행사하는 석학들의 시각은 어느 때보다 중요하다. 이 시대를 이끌고 있는 석학들의 비전을 분석하고 상아탑을 넘어 실물 경제의 정책을 주도하는 인물들의 경제이론과 그들의 삶을 조명한다.

<글 싣는 순서>

① 라구람 라잔 시카고대 교수

② 로버트 실러 예일대 교수

③ 케네스 로고프 하버드대 교수

④ 누리엘 루비니 뉴욕대 교수

⑤ 폴 크루그먼 프린스턴대 교수

⑥ 제프리 삭스 컬럼비아대 교수

⑦ 조지프 스티글리츠 컬럼비아대 교수

⑧ 로버트 먼델 컬럼비아대 교수

⑨ 존 내쉬 프린스턴대 박사

⑩ 앨빈 토플러 뉴욕대 학사

⑪ 폴 새무얼슨 하버드대 박사(2009년 사망)

⑫ 오마에 겐이치 UCLA 교수

⑬ 다케나카 헤이조 게이오대 교수

⑭ 사카키바라 에이스케 아오야마학원대 교수

⑮ 노구치 유키오 와세다대 교수

▲조지프 스티글리츠 교수 약력 : △1943년 2월 미국 인디애나주 출생 △1963년 앰허스트대학 졸업 △1967년 MIT 경제학 박사 학위 취득 △26세 나이에 예일대학교 정교수 취임 △MIT·옥스포드·프린스턴·스탠포드 대학 등에서 교편 △1993년 클린턴 행정부 경제자문위원회 위원장 △1997년 세계은행 수석 이코노미스트, 부총재 △2001년 노벨 경제학상 수상 △현재 컬럼비아대 교수

# 29세 여성 직장인 A씨는 새 차를 사기엔 가격 부담이 커서 중고차를 사기 위해 B 중고차 업체를 찾았다. 무사고에 다양한 옵션까지 갖춘 차를 되도록 싼 값에 사고 싶지만 차에 대해선 아는 바가 없어서 걱정이다.

# A씨를 맞은 B사의 영업사원 C씨. 불경기라 손님도 드문 찰나에 자동차에 문외한인 A씨가 찾아와 내심 흑심이 생긴다. 바가지를 씌워 인센티브 좀 챙겨야겠다는 생각이 앞선다.

# B사에서 저렴하게 구입한 중고차를 점검하기 위해 자동차 수리점을 찾은 A씨는 청천벽력 같은 이야기를 들었다. 새로 산 중고차가 전에 물에 잠긴 흔적이 있고, 사고도 난 적이 있으며, 수입산이라던 옵션도 국내산 기본 사양이었다는 것. 화가 난 A씨는 이를 따지기 위해 C씨의 영업소로 향했다.

중고차 시장에서는 판매자가 구매자보다 중고차에 대해 더 많은 정보를 갖고 있기 때문에 사려는 차의 가치보다 더 많은 돈을 내고 차를 살 수도 있다는 위험이 따른다.

이는 결국 판매자가 이윤을 늘리려고 성능이 부실한 차를 비싼 값에 팔게 돼 시장의 자원배분 기능이 실패할 수도 있다는 이야기다.

이 같은 정보 소유의 불균형이 경제활동에 미치는 영향에 대해 문제를 제기한 경제학자가 있다.

조지프 스티글리츠 미국 컬럼비아대학교 교수다.

스티글리츠 교수는 이 같은 정보의 불균형을 해소하는 방안을 연구해 이른바 ‘정보경제학’이라는 새로운 영역을 개척한 공로로 조지 애컬로프·마이클 스펜스 교수와 공동으로 2001년 노벨 경제학상을 수상했다.

1970년 애컬로프 교수가 발표한 ‘레몬이론(Market fot Lemons)’은 정보경제학의 토대를 확고히 다졌고, 스티글리츠 교수는 스펜서 교수와 함께 레몬이론을 한 단계 더 발전시켰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애컬로프 교수는 레몬이론에서 정보의 불균형으로 인해 시장에서 ‘역선택(adverse selection)’을 일으킬 가능성이 높다는 것을 증명했다.

애컬로프 교수의 논문에서 레몬은 ‘빛좋은 개살구’를 의미한다. 예컨대 중고차 시장에서 차를 팔려는 사람은 자신의 차량에 대한 정보를 잘 알지만 사려는 사람은 잘 모른다. 이를 정보의 비대칭성이라 한다.

불량한 차를 가진 사람은 중고차 시장에서 자신의 차를 팔 가능성이 높다. 자신의 차량에 대한 정보를 구매자들이 갖고 있지 않기 때문에 부실 성능의 차를 실제 가치보다 높게 팔 수 있기 때문이다.

반대로 좋은 차를 가진 사람은 제 값을 받기 어렵기 때문에 중고차 시장에 차를 내놓지 않게 된다. 또 중고차를 사려는 사람은 빛좋은 개살구의 차를 사지 않을까 걱정한다.

그래서 중고차 시장에는 겉만 번지르르 하고 성능은 형편없는 빛좋은 개살구만 난무, 구매자들은 이를 외면하게 된다. 이 모든 것이 정보의 비대칭성에서 비롯된다는 것이다. 애컬로프 교수는 이를 ‘역선택’이라고 정의했다.

스펜스 교수는 ‘시장신호(Market Signaling)’에서 좋은 정보를 많이 가진 사람이 자신의 이익을 늘리기 위해 정보를 소유하지 못한 사람에게 정보를 제공함으로써 정보의 불균형을 해소하려는 노력을 정의했다.

예를 들어 어느 회사에 입사를 희망하는 구직자는 자신의 능력에 대해 잘 알고 있지만 기업은 구직자에 대한 정보가 부족해 학력 등의 ‘신호’를 통해 입사희망자를 평가한다는 것이다. 따라서 스펜서 교수는 교육이 ‘신호’기능을 한다는 점을 강조했다.

스펜서 교수의 이 같은 이론은 기업들이 배당금 액수(신호)를 통해 증시 참여자들에게 기업의 경영상태를 가늠할 수 있도록 해주는 등 다방면에서 응용되고 있다.

스티글리츠 교수는 스펜서 교수와는 정반대 방식으로 시장에서 정보의 불균형을 해소하는 방안을 제시했다. 정보가 적은 사람이 정보를 많이 갖고 있는 사람으로부터 필요한 정보를 얻어낸다는 것. 스티글리츠 교수는 이 과정에서 ‘스크리닝(심사)’이 중요한 역할을 한다고 지적했다.

스크리닝은 정보를 갖지 못한 측이 거래 상대방의 정보를 캐내고 심사해서 정보 비대칭 상황을 완화하는 과정이다.

예를 들어 자동차에 대한 정보를 갖지 못한 차량 구입자가 판매자에게 “이 차 값을 깎아줄래요 아니면 1년간 보증해 줄래요?”라고 질문하면 품질에 자신있는 판매자는 보증을 선택하겠지만 자신없는 사람은 보증을 기피한다. 이런 과정을 통해 구입자는 해당 차량의 정보에 접근해나가는 식이다.

스티글리츠는 “현실적으로는 시장이 존재하더라도 정보의 비대칭성이 일반적이기 때문에 결코 효율적이지 않다”는 입장이다.

이들 세 사람이 정립한 ‘정보가 불완전한 시장에서의 경제 균형에 대한 분석’은 스티글리츠와 애컬로프 교수가 나란히 경제자문위원으로 활동하던 빌 클린턴 행정부 시절 미국의 경제정책에도 적지않은 영향을 미쳤고, 오늘날 노동·금융·보험시장 등에서 방대하고 광범위하게 적용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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