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리냐, 환율이냐?…한은의 오락가락 행보

입력 2011-03-24 10:38 수정 2011-03-24 10:44
  • 가장작게

  • 작게

  • 기본

  • 크게

  • 가장크게

물가해법 놓고 딜레마 빠져

한국은행의 통화정책방향을 두고 시장에서 혼란스러워 하고 있다. 상승폭을 키우고 있는 물가를 잡기 위해선 금리를 추가 인상하거나 인위적으로 환율을 끌어내려야 하지만 시장에 명확한 시그널(신호)을 주지 못한 채 ‘오락가락’하는 모습만 보이고 있기 때문이다.

24일 금융권에 따르면 전문가들은 최근 물가 상승 억제를 위해 정부가 금리인상 보단 환율 하락을 유도해야 한다며 적극적으로 목소리를 내고 있다. 더욱이 중동발 악재에 이어 일본 대지진 사태까지 겹쳐 3월 소비자 물가가 급등할 것으로 예고되면서 물가억제정책으로서 금리보다는 ‘환율카드’가 효과적이라는 주장이 세를 얻어가고 있다.

하지만 한은은 여전히 금리와 환율정책 사이에서 오락가락하는 모습만 보이고 있어 시장의 판단을 헷갈리게 하고 있다는 지적이다. 이는 물가 억제를 위해 기준금리를 올려야 하지만 이달에 인상을 단행했던 만큼 올해 상반기 중 추가 인상이 어려운 상황에서 환율 정책을 고강도로 쓰지 않고 있기 때문이다.

한 시중은행 딜러는 “최근 한은이 원·달러 환율 1130원대 이상 올라가는 것에 대해서는 고강도 개입하지만 그렇다고 1110원대 하향 돌파를 용인하는 것 같지는 않다”며 “환율 예상이 더욱 어려워졌다”고 말했다.

이어 “최근 물가 상승의 주요 원인인 유가상승을 두고 그동안 김중수 한은 총재는 ‘공급요인’으로만 해석했지만 어제(23일) 열린 경제동향 간담회에선 ‘신흥시장 수요도 상당부분 기여하니 공급요인으로만 해석하면 안된다’고 말을 바꿨다”며 “공급이면 환율 정책인데 이번에는 수요라고 하니 금리를 올린다는 것인지 환율정책을 가져간다는 것인지 알기 힘들다”고 지적했다.

한은의 이같은 모습에 대해 시장에선 물가 해법을 놓고 딜레마에 빠졌기 때문이라고 분석했다. 통화당국 입장에선 물가안정을 위해 금리 추가 인상이 불가피하지만 가계부채 부실 문제가 만만치 않고 시장에 미치는 효과도 적다는 한계를 안고 있다. 반면 금리를 놔 둔채 환율을 떨어뜨리면 당장 물가를 낮추는 데 효과가 있겠지만 수출에 악영향을 미쳐 경제 전반에 부작용을 초래할 수 있다.

금융권 한 관계자는 “고물가 행진이 멈추지 않는 가운데 일본 대지진 등 대외변수로 인해 국내 경기의 상승세가 크게 둔화될 조짐이 보이고 있다”며 “금리와 환율을 놓고 고민이 깊겠지만 시장의 혼란을 막기 위해서라도 자기방어적 발언이 아닌 분명한 신호를 시장에 보내야 한다”고 말했다.

  • 좋아요0
  • 화나요0
  • 슬퍼요0
  • 추가취재 원해요0

주요 뉴스

  • 충전 불편한 전기차…그래도 10명 중 7명 "재구매한다" [데이터클립]
  • [종합] 나스닥, 엔비디아 질주에 사상 첫 1만7000선 돌파…다우 0.55%↓
  • "'최강야구'도 이걸로 봐요"…숏폼의 인기, 영원할까? [이슈크래커]
  • 나스닥 고공행진에도 웃지 못한 비트코인…밈코인은 게임스탑 질주에 '나 홀로 상승' [Bit코인]
  • '대남전단 식별' 재난문자 발송…한밤중 대피 문의 속출
  • ‘사람약’ 히트 브랜드 반려동물약으로…‘댕루사·댕사돌’ 눈길
  • '기후동행카드' 150만장 팔렸는데..."가격 산정 근거 마련하라"
  • 신식 선수핑 기지?…공개된 푸바오 방사장 '충격'
  • 오늘의 상승종목

  • 05.29 11:47 실시간

실시간 암호화폐 시세

  • 종목
  • 현재가(원)
  • 변동률
    • 비트코인
    • 94,969,000
    • -0.12%
    • 이더리움
    • 5,325,000
    • -0.47%
    • 비트코인 캐시
    • 654,000
    • -1.43%
    • 리플
    • 729
    • -0.82%
    • 솔라나
    • 234,000
    • +0.21%
    • 에이다
    • 636
    • -0.93%
    • 이오스
    • 1,122
    • -1.84%
    • 트론
    • 155
    • +0%
    • 스텔라루멘
    • 150
    • -0.66%
    • 비트코인에스브이
    • 86,950
    • -0.11%
    • 체인링크
    • 25,340
    • -0.43%
    • 샌드박스
    • 622
    • -1.27%
* 24시간 변동률 기준